[IB 포트폴리오] [케이스톤] 역전에프앤씨, 자기자본 전액 배당 '텅 빈 곳간'
입력 : 2023.04.05 15:26:51
제목 : [IB 포트폴리오] [케이스톤] 역전에프앤씨, 자기자본 전액 배당 '텅 빈 곳간'
M&A 1년 만에 600억 회수[톱데일리]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케이스톤파트너스(이하 케이스톤)가 '역전할머니맥주' 투자금 회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케이스톤은 역전할머니 운영법인 역전에프앤씨가 보유한 자본 전액을 현금 배당으로 회수하겠다고 나섰다. 케이스톤이 역전에프앤씨를 인수한 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역전에프앤씨는 지난해 말 기준 보유 이익잉여금 전액인 약 460억원을 지난달 중순경 현금 배당한다고 밝혔다. 케이스톤은 지난해 특수목적법인(SPC) 케 이디일호투자를 거쳐 역전에프앤씨 지분 100%를 취득했다. 역전에프앤씨 배당금 전액이 케이디일호투자에 귀속되는 구조다. 역전에프앤씨의 자본총계 역시 460억원 정도로, 케이디일호투자가 가져가는 배당금 규모와 일치한다.
역전에프앤씨가 케이디일호투자에 배당금을 지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약 142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진행했다. 1년 사이 케이디일호가 역전에프앤씨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은 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피인수 회사가 보유한 자본을 배당으로 전부 뽑아내는 그야말로 파격적인 투자금 회수 전략이다.
창사 이래로 역전에프앤씨는 유상증자 등 자본 거래를 진행하지 않았다. 역전에프앤씨의 이익잉여금과 자본총계 규모가 서로 거의 일치하는 이유다. 역전에프앤씨의 자본금도 5000만원에 불과해 자본잠식에 대한 우려도 크지 않다. 상법에 따르면 이익 배당액의 10분의 1 이상을 법정이익준비금으로 적립해야 하지만, 자본금의 2분의 1이 될 때까지만 쌓아두면 족하다. 자본금과 이익준비금을 더해 7500만원을 제외하곤 회사 자산을 전액 배당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역전에프앤씨가 비유동자산 규모가 크지 않은 프랜차이즈 회사인 데다가, 유동자산 대부분이 현금화가 용이한 당좌좌산으로 채워졌다는 점도 케이스톤의 배당 욕구를 자극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역전에프앤씨가 보유한 유동자산은 473억원 정도이며 이중 471억원이 당좌자산이다. 당좌좌산은 요구불예금인 단기금융상품(240억원), 현금성자산(150억원), 매출채권(83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가 투자금을 배당의 방식으로 회수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피인수 회사를 재매각 할 때까지 수년이 걸리는 만큼 인수금융 이자 비용을 배당으로 수령하곤 한다. 다만 회사 자본을 사실상 전액 들어내는 배당은 설령 투자 수익 극대화를 노리는 사모펀드 회사일지라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상거래 활동에 뒤따르는 매입채무와 임직원 월급 등 고정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선 충분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케이스톤의 파격 배당은 향후 벌 돈으로 역전에프앤씨가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프랜차이즈는 사업이 일단 궤도에 오르면 가맹점주들에게 식자재를 공급하고, 로열티를 수령하는 등 방식으로 꾸준한 현금흐름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역전에프앤씨 매출은 약 930억원도로, 전년 660억원 대비 40%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91억원에서 278억원으로 약 46% 늘었다. 가맹 점포 수 확대와 제품가격 인상 및 식자재 공급가격 상승이 역전에프앤씨의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알려진다. 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약 226억원으로, 사업에서 한 달 평균 19억 가량의 현금을 벌 어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말 역전에프앤씨가 1년 내 갚아야 할 빚인 유동부채는 101억원이었다. 유동부채 대부분은 매입채무(45억원)과 당기법인세부채(42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케이스톤은 창업주 소종근 대표가 보유한 구주 100%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역전에프앤씨 경영권을 확보했다. 역전에프앤씨 인수 재원은 지난해 4월 결성한 약정총액 5184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케이스톤골든밸류4'를 통해 조달했다. 이 펀드의 최다(앵커) 출자자는 국민연금이며 신한은행, 하나캐피탈, 국민은행, 기업은행 등도 출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jshi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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