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매출' 우티, 시장 철수설 '솔솔'
입력 : 2023.04.10 15:57:03
제목 : '마이너스 매출' 우티, 시장 철수설 '솔솔'
수입보다 많은 프로모션 지출에도 이용자 외면…'밑 빠진 독에 물붓기'[톱데일리] 파격 혜택으로 시장의 관심을 끌었던 국내 택시호출 서비스 우티(UT)가 사업 위기를 맞고 있다. 과도한 출혈 경쟁이 부른 비용 확대로 '마이너스(-) 매출' 사태에 처한 것이다. 프로모션(제품 판촉 활동) 공세에도 점유율 확장에 어려움을 겪으며 국내 시장 철수설까지 거론되고 있다.
티맵모빌리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우티는 지난해 매출 -129억원으로 집계됐다. 출범 첫해인 2021년 45억원을 기록한 후 1년 만에 매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이례적 상황이 펼쳐졌다. 우티는 세계적 승차 공유 기업 우버와 SK스퀘어 자회사 티맵모빌리티가 각각 지분 51%와 49%를 보유한 합작법인이다.
사업 법인 매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는 매출에 프로모션을 포함한 마케팅 비용을 반영한 결과다.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르면 보통 프로모션 비용은 영업수익 항목에 반영되지만 비용 자체가 매출액을 상회하면 회계기준에 따라 매출 반영이 허용된다. 최대주주 우버의 회계 방식을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우티의 지난해 순손실은 1186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409억원에서 3배 가량 커진 규모다. 우티가 출범 이후 동일한 회계 방식을 적용해 왔다면, 2021년엔 영업에서 들어온 수입이 프로모션 비용보다 컸지만 지난해에는 버는 돈보다 마케팅 지출을 늘려 손실 비용이 불어났음을 짐작할 수 있다.
'카카오T'를 견제하기 위한 무리수가 부진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택시호출 중개앱의 주요 수입원은 가맹택시 수수료인데, 지난해 우티는 가맹기사를 유치하기 위해 가맹수수료 0%, 가맹 가입비 무료 정책을 이어갔다. 1건만 운행해도 가맹택시에 6000원, 일반택시에 3000원을 지급하는 등 현금성 지원도 늘렸다.
결국 점유율 확대를 위한 파격적 프로모션 정책이 손실을 눈덩이처럼 키우며 자본마저 갉아먹는 사태로 이어진 셈이다. 지난 1년 동안 우티의 자본은 1330억원에서 622억원으로 반토막으로 축소됐다. 2021년 우버가 출자한 1억달러(약 1300억원)도 대부분 소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같은 기간 동종 업계 1위 카카오모빌리티는 매출 7915억원을 기록해 2017년 설립 이래 최고 성적을 거뒀다. 매년 연매출 2배 성장을 하던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난해 매출 성장세는 44.8%로 다소 완화됐지만, 수익성을 높이며 2021년부터 영업 적자를 벗어나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우티의 가장 큰 문제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지만 오히려 점유율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점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우티의 월간활성화이용자(MAU)는 39만명으로 지난해 10월 65만명보다도 크게 떨어졌다. 국민 서비스로 자리 잡은 카카오모빌리티(1097만명)의 28분의 1 수준이다.
우티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시장 철수 시기가 임박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우버는 한국 시장에 정착하지 못하고 한 차례 철수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때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버가 SK텔레콤(현 SK스퀘어)와 손잡고 합작사를 설립한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손실을 감당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당장의 수익성 악화로 톰 화이트 우티 최고경영자(CEO)의 입지가 위태로운 것은 사실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톰 화이트 CEO는 최근 팀장급 직원을 포함해 5명을 권고사직 처리했다. 성과 부족을 이유로 징계 차원에서 톰 화이트 CEO가 직접 권고 사직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 대상으로 약속한 신규 서비스 출시도 깜깜무소식이다. 지난해 상반기 적용 예정이던 택시합승 서비스 'UT풀'과 빠른 배차 서비스 'UT플래시'의 출시는 기약 없이 늘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일부 지역에서 시범 도입한 사전확정요금제 등도 고객 이목을 끌기엔 역부족인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우티의 출혈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첫 탑승 프로모션으로 택시 요금 1만원 할인과 우티 택시 옵션 10% 상시 할인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일까지는 일정 시간대 최대 30% 할인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SK텔레콤과 손잡고 T멤버십 이용자 대상 최대 50% 할인도 제공하고 있다.
우티의 사업 부진은 티맵모빌리티 재무에도 상당 부분 부담을 주고 있다. 티맵모빌리티가 가지고 있는 지분에 대한 장부가액은 2021년 663억원에서 지난해 말 288억원으로 절반 넘게 축소됐다. 티맵모빌리티는 우티 출범 당시 취득한 863억원에 지난해 222억원을 추가로 1000억원 넘게 들였지만 지금까지 782억원의 손실을 봤다.
티맵모빌리티가 지난해 매출(2046억원)은 3배 가까이 뛰었지만 영업손실(978억원)과 순손실(160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폭이 급등한 데에도 우티의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지분법손실이 반영되는 순손실은 지난 2021년 53억원에서 1년새 30배나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 티맵모빌리티는 우티로부터 13억원, 우티는 티맵모빌리티에게 166만원 상당의 지급수수료만 받는 등 양사간 사업 시너지도 출범 초기 기대와 달리 빈약한 상태다. 출범 첫해에도 티맵모빌리티가 우티에게 제공한 매출 기여는 없었다. 티맵모빌리티가 SK텔레콤과 180억원 규모의 거래를 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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