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줄이려면…화약고 폐목처리, 임도확대, 임목축적량 감소"
48년 전 산 1그루서 135그루 급증…치산녹화·산림 보호의 역설 신유근 녹색탄소연구소장 "자연 탓 말고 산불 강한 숲 만들어야"
배연호
입력 : 2023.04.14 10:21:48
입력 : 2023.04.14 10:21:48

[녹색탄소연구소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영월=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강릉 산불로 말미암은 주택 피해만 14일 현재 154곳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 11일 파악된 19곳과 비교하면 8배에 이른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강릉 산불 피해의 주범으로 강풍이 지목됐다.
산불이 발생한 지난 11일 오전 진화 현장에는 평균풍속 초속 15m, 순간풍속 초속 30m의 태풍급 강풍이 몰아쳤다.
이런 태풍급 강풍에 8천L(리터)급 초대형 헬기도 이륙조차 못 했다.
그 사이 산불은 거센 바람을 타고 해안가 방향으로 거침없이 번지면서 산림, 주택, 농막, 창고, 저온저장고, 비닐하우스 등을 닥치는 대로 집어삼켰다.
신유근 녹색탄소연구소장은 "산불의 규모를 결정하는 3가지 요소는 연료, 바람, 수분"이라며 "이 가운데 바람은 인간의 힘으로 절대 통제할 수 없는 요소라는 사실을 이번 강릉 산불이 극명하게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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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 통제할 수 없다면 산불의 연료를 줄여야" 그렇다면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인가? 이 질문에 그는 "산불의 원료인 연료, 즉 산속에 쌓인 나무"라고 힘주어 대답했다.
그는 2022년 3월 2일 발표 미국 산림청 홈페이지 자료에도 '무성하고 촘촘하게 자란 숲이 미국 서부지역 산불 발생의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녹색탄소연구소에 따르면 1973년 740만㎥에 불과했던 우리나라의 입목 축적량은 2021년 10억㎥를 넘어섰다.
임목 축적량이 48년간 135배 급증한 것이다.
쉽게 말해 48년 전 나무 1그루만 있던 산에 현재는 135그루 나무가 빽빽이 서 있는 셈이다.
1973년부터 본격적으로 치산녹화 덕분이다.
치산녹화는 일제의 산림 수탈과 6·25 전쟁으로 초토화한 산에 나무를 심고 가꾸는 국토녹화사업이다.
그러나 그는 "우리는 엄격한 치산으로 국토녹화라는 신화를 창조했지만, 짧은 기간에 인위적으로 조성한 숲은 솎아주지 않으면 건강성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산림보호의 역설'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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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 탓하지 말고 산불에 강한 숲 만들어야" 즉 멀리서 보면 푸른 산이지만, 산속에 들어가 보면 죽은 나무 천지라는 것이다.
그는 "현재 콩나물시루와 같은 우리나라 숲속에서는 치열한 생존 경쟁으로 죽는 나무가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살아 있는 나무들도 활력을 잃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죽은 나무가 겹겹이 쌓여 가는 우리나라 산림은 작은 불씨에도 폭발하는 '화약고'와 다름없다는 것이다.
겹겹이 쌓은 죽은 나무는 빗물까지 막아 산림의 수분 공급도 차단한다.
바람은 건조한 산림을 더욱 메마르게 만든다.
신 소장은 "바람을 막을 수 없다면 산속에 쌓인 산불의 연료인 나무라도 줄여야 한다"며 "임도 건설을 확대하고, 솎아내기를 해서 임목 축적량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숲은 건드리지 않고 가만히 두면 스스로 회복한다는 막연한 믿음으로 병들고, 불타 죽어가는 숲을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바람이 너무 강했다, 날씨가 너무 건조했다 등 자연을 탓하지 말고 산불에 강한 숲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녹색탄소연구소는 영월·태백·정선·삼척 등 강원 탄광지역을 녹색 탄소 시대를 선도하는 중심 지역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정책 대안을 모색하는 싱크탱크로 2021년 영월에 개소했다.
byh@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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