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청춘] ⑪ 인구 236명 시골 마을에 '핫플' 카페 만든 이종효씨
옥천 안내면 커피전문점 '토닥'…농촌 특성 고려한 이색영업 입소문'유퀴즈' 출연으로 전국적 유명세, 읍내·대전에 가맹점까지…"지역 농산물 활용 메뉴 개발"
김형우
입력 : 2023.04.17 08:00:05
입력 : 2023.04.17 08:00:05
[※ 편집자 주 = 좁아진 취업문과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청년들의 고민이 깊습니다.
치열하게 경쟁하지 않으면 낙오되기 십상이라는 위기의식도 팽배합니다.
그러나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모험을 택하는 젊은이들도 많습니다.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현장서 답을 구하는 이들입니다.
연합뉴스는 열정과 아이디어로 똘똘 뭉쳐 꿈을 실현해가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총 20회에 걸쳐 매주 월요일 송고합니다.] (옥천=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충북 옥천군에서 차로 20분 거리인 안내면 현1리.

카페 토닥의 주인인 이종효
[김형우 촬영]
금강 변을 한참 따라 올라가다 보면 인구 236명(2023년 4월 14일 기준)의 작은 시골 마을 어귀에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카페가 있다.
허름한 외부와는 다르게 카페 안은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가득하다.
오래된 전축 라디오에서 울려 퍼지는 로맨틱한 음악이 형형색색의 전구와 어우러져 젊은이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이 카페 이름은 '토닥'이다.
삶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다는 청년 이종효(35)씨의 바람이 담겼다.

카페 토닥 건물.
[김형우 촬영]
안내면은 그의 고향이다.
대학 생활은 인근 도시인 대전에서 했다.
만화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그는 2014년 대학 졸업 이후 무작정 상경했다.
무언가를 그리고 창조하는 영역인 뮤지컬 무대 장식 관련 회사에 우연히 취업하게 됐고, 당시에는 업무도 꽤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서울 생활에 만족했기에 그때는 고향에 다시 돌아올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출근과 회식의 쳇바퀴 도는 삶이 계속되면서 어느 순간 도시에서의 삶이 무기력함으로 다가왔다고 그는 말했다.
이씨는 "휴대전화를 충전하듯이 나에게도 휴식을 줘야겠다고 생각해 상경 1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는데 쉬다 보니 시골이 내 체질에 맞더라"고 웃었다.

카페 토닥 건물.
[김형우 촬영]
시골 삶에 매력을 느낀 그는 통장에 남아있던 500만원을 탈탈 털었다.
보증금 100만원, 월세 15만원에 20평 남짓의 공간을 임대했다.
초창기 손수 카페를 꾸며 인테리어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였다.
그렇게 탄생한 게 카페 '토닥'이다.
초기에는 커피 추출기를 살 돈이 없어서 오로지 핸드드립 커피만으로 마을 주민들을 공략했다.
농번기 때에는 직접 보드를 타고 고객에게 커피를 배달하는 열의를 보였다.
커피믹스를 좋아하는 마을 고령층 고객을 고려해 커피믹스와 우유, 얼음을 섞어 만든 맥심 셰이크를 개발했다.
또 마을에 몇 명 되지는 않지만, 충성 고객이 될 초등학생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멜론 시럽과 사이다를 섞은 음료수도 만들었다.
이씨는 죽어가는 마을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학교에 벽화 그리는 활동도 펼쳤다.
조금은 색다른 메뉴들과 영업방식이 2020년 이후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입소문을 탔고, 급기야 이씨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에까지 출연했다.

예능프로그램 연예인들과 함께 촬영한 사진.
[김형우 촬영]
순식간에 이씨의 카페는 전국적인 명소가 됐다.
최근에는 안내면에서 재배되는 딸기와 복숭아, 옥수수를 이용한 셰이크와 라테, 와플을 카페 대표메뉴로 내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중 딸기 셰이크는 단연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다.
재료는 아버지 소유의 시설하우스 2동(2천644㎡)에서 재배된 딸기를 이용한다.
이씨는 "아버지가 시중 가격의 10~20% 정도 저렴한 가격에 딸기를 공급하니 가격경쟁력이 생겨 재료는 아끼지 않는다"고 자랑했다.
셰이크 1잔에 들어가는 딸기 양은 1㎏(14∼15개) 정도.
딸기가 재배되는 기간을 고려해 12월부터 5월까지만 셰이크를 판매하고 있다.
이씨는 "손님이 몰리는 주말에는 셰이크를 100잔까지 만들어 본 적이 있다"며 "1년에 2천∼3천㎏의 딸기를 쓴다"고 말했다.
딸기 말고도 안내면에서 재배해 수확하는 옥수수와 복숭아, 홍시를 이용한 상품도 만드는 등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시골 카페 토닥은 브랜드 인기에 힘입어 최근 읍내와 대전에 가맹점까지 냈다.
이씨는 "옥천이 자랑할만한 지역 농산물을 활용, 다양한 카페 음식을 개발하고 있다"며 "농촌에서 소외된 청소년들을 돕는 프로그램도 기회가 되면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효씨가 만든 딸기 셰이크
[김형우 촬영]
vodcast@yna.co.kr(끝)
치열하게 경쟁하지 않으면 낙오되기 십상이라는 위기의식도 팽배합니다.
그러나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모험을 택하는 젊은이들도 많습니다.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현장서 답을 구하는 이들입니다.
연합뉴스는 열정과 아이디어로 똘똘 뭉쳐 꿈을 실현해가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총 20회에 걸쳐 매주 월요일 송고합니다.] (옥천=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충북 옥천군에서 차로 20분 거리인 안내면 현1리.

[김형우 촬영]
금강 변을 한참 따라 올라가다 보면 인구 236명(2023년 4월 14일 기준)의 작은 시골 마을 어귀에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카페가 있다.
허름한 외부와는 다르게 카페 안은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가득하다.
오래된 전축 라디오에서 울려 퍼지는 로맨틱한 음악이 형형색색의 전구와 어우러져 젊은이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이 카페 이름은 '토닥'이다.
삶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다는 청년 이종효(35)씨의 바람이 담겼다.

[김형우 촬영]
안내면은 그의 고향이다.
대학 생활은 인근 도시인 대전에서 했다.
만화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그는 2014년 대학 졸업 이후 무작정 상경했다.
무언가를 그리고 창조하는 영역인 뮤지컬 무대 장식 관련 회사에 우연히 취업하게 됐고, 당시에는 업무도 꽤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서울 생활에 만족했기에 그때는 고향에 다시 돌아올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출근과 회식의 쳇바퀴 도는 삶이 계속되면서 어느 순간 도시에서의 삶이 무기력함으로 다가왔다고 그는 말했다.
이씨는 "휴대전화를 충전하듯이 나에게도 휴식을 줘야겠다고 생각해 상경 1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는데 쉬다 보니 시골이 내 체질에 맞더라"고 웃었다.

[김형우 촬영]
시골 삶에 매력을 느낀 그는 통장에 남아있던 500만원을 탈탈 털었다.
보증금 100만원, 월세 15만원에 20평 남짓의 공간을 임대했다.
초창기 손수 카페를 꾸며 인테리어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였다.
그렇게 탄생한 게 카페 '토닥'이다.
초기에는 커피 추출기를 살 돈이 없어서 오로지 핸드드립 커피만으로 마을 주민들을 공략했다.
농번기 때에는 직접 보드를 타고 고객에게 커피를 배달하는 열의를 보였다.
커피믹스를 좋아하는 마을 고령층 고객을 고려해 커피믹스와 우유, 얼음을 섞어 만든 맥심 셰이크를 개발했다.
또 마을에 몇 명 되지는 않지만, 충성 고객이 될 초등학생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멜론 시럽과 사이다를 섞은 음료수도 만들었다.
이씨는 죽어가는 마을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학교에 벽화 그리는 활동도 펼쳤다.
조금은 색다른 메뉴들과 영업방식이 2020년 이후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입소문을 탔고, 급기야 이씨는 인기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에까지 출연했다.

[김형우 촬영]
순식간에 이씨의 카페는 전국적인 명소가 됐다.
최근에는 안내면에서 재배되는 딸기와 복숭아, 옥수수를 이용한 셰이크와 라테, 와플을 카페 대표메뉴로 내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중 딸기 셰이크는 단연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다.
재료는 아버지 소유의 시설하우스 2동(2천644㎡)에서 재배된 딸기를 이용한다.
이씨는 "아버지가 시중 가격의 10~20% 정도 저렴한 가격에 딸기를 공급하니 가격경쟁력이 생겨 재료는 아끼지 않는다"고 자랑했다.
셰이크 1잔에 들어가는 딸기 양은 1㎏(14∼15개) 정도.
딸기가 재배되는 기간을 고려해 12월부터 5월까지만 셰이크를 판매하고 있다.
이씨는 "손님이 몰리는 주말에는 셰이크를 100잔까지 만들어 본 적이 있다"며 "1년에 2천∼3천㎏의 딸기를 쓴다"고 말했다.
딸기 말고도 안내면에서 재배해 수확하는 옥수수와 복숭아, 홍시를 이용한 상품도 만드는 등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시골 카페 토닥은 브랜드 인기에 힘입어 최근 읍내와 대전에 가맹점까지 냈다.
이씨는 "옥천이 자랑할만한 지역 농산물을 활용, 다양한 카페 음식을 개발하고 있다"며 "농촌에서 소외된 청소년들을 돕는 프로그램도 기회가 되면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우 촬영]
vodcast@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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