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밥캣에 행동주의펀드 공습

강두순 기자(dskang@mk.co.kr), 우수민 기자(rsvp@mk.co.kr), 오대석 기자(ods1@mk.co.kr)

입력 : 2024.10.18 17:48:07 I 수정 : 2024.10.18 20:09:10
지분 1% 확보한 얼라인
"주주환원 늘려라" 서한






국내 대표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대표 이창환)가 두산밥캣 지분을 확보한 후 주주환원을 요구했다.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선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까지 주주가치 제고를 들고나오면서 재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18일 재계와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얼라인파트너스는 최근 400억원대 자금을 투입해 1% 넘는 두산밥캣 지분을 확보하고 주주서한을 보냈다. 두산밥캣 측에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등을 위한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내년 주주총회를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상법에 따르면 주총 6개월 전부터 의결권 있는 상장회사 주식 1% 이상을 가진 주주는 주총에서 주주제안권 행사가 가능하다. 이번 주주서한에는 최근 두산그룹 사업 재편 추진 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의 합병 재추진은 없어야 한다'는 점을 회사 측이 천명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얼라인 "주주이익 해칠 합병, 재추진 없어야"



주주서한에는 또 두산 측이 당초 밥캣과 로보틱스 간 합병 추진 과정에서 매수청구권으로 사용하려던 1조5000억원가량을 주주환원용으로 사용하라는 요구도 담긴 것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회사 측이 주주환원에 소극적이었으나 사용할 수 있는 충분한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주주환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현재 20% 수준인 주주환원율을 글로벌 동종 업계 수준인 65%가량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주주서한에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합병 추진 과정에서 이사회 독립성을 의심할 만한 부분들이 드러난 만큼 전체 주주를 위해 일할 수 있는 독립적 이사회 구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을 회사 측이 발표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두산밥캣은 외국인 지분율이 36%대에 달한다는 점에서 향후 주총에서 얼라인 측이 얼마나 많은 주주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이에 얼라인 측은 "확인해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18일 두산밥캣 주가는 6.97% 오른 4만3000원으로 마감했다.

두산그룹은 최근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 합병 계획을 철회하고, 두산로보틱스를 독립시킨 채 지배구조 재편을 추진 중이다. 당초 합병 계획에 대한 소액주주의 반발과 금융감독원의 정정 신고서 요구 압박 등으로 논란이 일자 이를 수정하고 나선 것이다. 두산그룹은 사업 재편과 관련해 이르면 다음주 중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대해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에 부합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말했다.

[강두순 기자 / 우수민 기자 /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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