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났던 외국인마저…"4만전자는 너무해"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정유정 기자(utoori@mk.co.kr)

입력 : 2024.11.15 17:38:02
외국인, 2351억 순매수 전환에
7% 올라 56개월만 최대폭 상승
2차전지는 롤러코스터 장세
美 보조금 폐지 우려에 급락
LG엔솔, 하루 12% 떨어져








'돌아온 외국인'에 삼성전자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14일 옵션 만기일 동시호가 시간에 쏟아진 매물에 '4만전자'로 떨어진 삼성전자는 15일에는 7.21% 오른 5만3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삼성전자우선주도 6.87% 올랐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상승세는 코로나19 팬데믹 폭락 후 강한 기술적 반등이 나타난 2020년 3월 24일(10.47% 상승) 이후 처음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전기차 세액공제를 폐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배터리 관련주가 일제히 급락해 코스피는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이날 삼성전자 상승세는 외국인 투자자가 주도했다. 외국인의 순매수 금액은 2351억원으로 지난 8월 16일 5190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전일에만 4700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감안하면 매수 규모가 그다지 크지는 않았지만 그간의 매도세가 멈췄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에 기관투자자 역시 531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삼성전자 거래량은 2조3000억원으로 전 거래일과 비슷하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거래량이 평소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은 시장에서 주가에 대한 이견이 많다는 의미로, 블랙먼데이인 8월 5일 거래량 증가 이후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단기 반등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수는 저가 매수 차원에서 이뤄졌다.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 수준까지 떨어지자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것이다. 이미 외국인은 14일에도 삼성전자우선주를 430억원 순매수할 정도로 연 3%(우선주 기준)의 배당매력이 부각된 측면도 있었다.

이날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반도체 투자심리 회복에 SK하이닉스는 3.01%, HPSP는 5.51% 상승으로 장을 마감했다.

다만 두 코스피 대장주의 반등에도 코스피는 0.08% 하락한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755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도체 관련주로 수급이 쏠리며 다른 종목들은 소외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2차전지·전기차 관련 종목들이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우려에도 테슬라 주가와 함께 반등하던 전기차 관련 종목들은 트럼프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 흐름이 현실화될 우려에 그간의 상승분을 반납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3위인 LG에너지솔루션은 전일 대비 12.09% 급락한 37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SDI는 6.81%, SK온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6.43% 하락했다. 양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과 엘앤애프는 각각 9.50%, 11.04% 내렸다. 전구체 생산기업 에코프로머티는 15.06%, 리튬 등 핵심 광물 사업을 영위하는 포스코홀딩스는 10.48% 떨어졌다. 이날 코스닥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전일 대비 7.85% 하락한 12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행정부의 보조금 지급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2차전지 투심이 급격하게 얼어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은 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논의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전기차 세액공제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면 배터리 업계는 실적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엔솔과 SK온은 3분기 영업이익에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를 제외하면 사실상 적자를 기록했다.

[김제림 기자 /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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