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A씨는 동남아 여행중 상점에서 물건을 구매했다. 그런데 이 상점에서 근무하던 한 직원이 신용카드 IC칩을 탈취해 다른 카드에 탑재하는 일이 발생했다. A씨는 해외 현지에서 카드결제가 되지 않아 별다른 의심없이 다른 카드로 결제했고, 귀국 후 카드 결제일에서야 IC칩 탈취 사실을 알게됐다.

만약 A씨가 해외출입국 정보활용 동의를 미리 신청했다면 최소한 귀국한 후에는 부정사용을 막을 수 있었다.

#B씨는 영국 여행 중 길거리에 있는 사설 ATM기에서 현금을 인출했다. 뒤늦게 알게된 사실은 이 ATM기에는 카드 복제기가 달려 있었는데, 범인들은 마그네틱선을 복제한 카드로 마구 긁었다. 더욱이 범인들은 소액 위주로 결제해 카드사의 FDS(이상거래탐지시스템) 감시망을 교묘히 빠져 나갔다.

만약 B씨가 결제알림 문자서비스와 해외사용안심설정 서비스를 미리 신청했다면 부정사용을 어느정도 예방할 수 있었다.

최근 위 사례와 같은 신용카드 부정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연말연시를 앞두고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관광지에서 부정사용 피해가 우려된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 신용카드 부정사용 발생규모는 1198건, 16억6000만원에 달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전인 2021년의 경우 부정사용 발생 규모가 총 522건(5억 3000만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급증한 수치다.

금감원은 해외여행 시 출국전 해외사용안심설정 서비스를 신청해 카드 사용 국가와 1회 사용금액, 사용기간 등을 미리 설정하면 부정사용 등 원하지 않는 해외결제를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카드사의 해외출입국 정보 활용에 동의하면 출국기록이 없거나 국내 입국이 확인된 후에는 해외 오프라인 결제를 차단해 카드 부정거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신용카드 부정사용은 원칙적으로 카드사 책임이지만 카드 뒷면 서면 누락이나 카드 양도 등 부주의가 확인되면 일부 책임 부담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신용카드 뒷면에 꼭 서명하고, 해외여행 시 꼭 필요한 신용카드만 사용하되 이동시 항상 소지하고 다녀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여행지에서 카드를 도난·분실했을 경우 카드사에 즉시 신고해 부정사용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결제알림 문자서비스를 신청하면 카드 승인내역을 실시간 문자 메시지로 제공받아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정보 탈취 우려가 있는 해외 ATM기 이용을 삼가하고 비밀번호 입력거래 땐 자판을 가려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