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 A씨는 말레이시아의 야시장을 구경하던 중 신용카드가 들어있는 가방을 소매치기당했다. A씨는 카드 분실을 인지하고 바로 카드사에 연락해 분실신고 및 거래정지를 요청했다. 절도범들은 A씨의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명품 가방을 구매하고 도주한 상황이었다. A씨가 해외사용안심설정 서비스를 통해 1회 이용금액 한도 등을 미리 설정했다면 예방할 수 있는 사고였다.

# B씨는 동남아 현지 상점에서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신용카드를 상인에게 건넸다. 해당 상점에 근무하던 범인은 신용카드 IC칩을 탈취해 다른 카드에 탑재한 후 사용했다. B씨는 해외 현지에서 카드결제가 되지 않았지만 별다른 의심 없이 다른 카드를 사용하다 귀국했다. 이후 카드 결제일이 다가와서야 IC칩 탈취 및 카드 부정사용을 인지하고 카드사에 신고했다. B씨가 해외출입국 정보활용 동의를 미리 완료했다면 귀국한 후에는 부정사용을 예방할 수 있었다.

#C씨는 영국 여행 중 길거리에 있는 사설 ATM기에 범인들이 미리 설치한 카드 복제기를 통해 현금을 인출했다. 범인은 C씨의 마그네틱선을 복제한 카드를 활용해 의류를 쇼핑하는 등 카드를 부정사용했다. 범인들은 소액 위주로 결제하여 카드사의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감시망을 피해 갔다. C씨가 결제알림 문자서비스 및 해외사용안심설정 서비스를 미리 신청했다면 이는 예방 가능했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해외 여행수요가 증가하면서 카드 도난·분실, 위·변조 등 제3자에 의한 부정사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주의 등급의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 신용카드 부정사용 발생규모는 1198건, 16억6000만원 상당이며, 이중 도난·분실로 인한 부정사용이 1074건, 15억원으로 90% 안팎을 차지했다.

금감원은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금융소비자가 출국 전 해외사용안심설정 및 해외출입국 정보활용 서비스에 가입할 것을 권장했다. 해외여행 시 출국 전 해외사용안심설정 서비스를 신청하면 카드 사용국가와 1회 사용금액, 사용기간 등을 설정해 부정사용을 방지할 수 있다.

또 카드사의 해외출입국 정보활용에 동의하면 출국기록이 없거나 국내 입국이 확인된 후에는 해외 오프라인 결제를 차단해 카드 부정거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소비자가 카드 뒷면에 서명을 작성하고, 타인에게 카드를 양도하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 카드 부정사용은 원칙적으로 카드사 책임이다. 그러나 카드 뒷면 서명 누락 및 카드 양도 등 카드 회원의 부주의가 확인될 경우, 카드회원에게도 일부 책임이 부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금감원은 여행지에서 카드를 도난·분실했을 경우 카드사에 즉시 신고해 부정사용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기 위해 결제알림 문자서비스 신청을 권고했다. 결제알림 문자서비스는 카드를 사용하면 실시간으로 카드 사용금액, 시간, 가맹점명 등을 문자메시지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금감원은 또 카드정보 탈취우려가 있는 해외 사설 ATM기 이용을 삼가고, 비밀번호 입력 거래 시 자판을 가려서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