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원양어선에 외국인 선원들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 10년여만에 정부와 선원노조, 원양어업 관계자들이 타협을 이루면서다. 다만 선박지원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남아 있어 실제 외국인 선원 추가 채용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는 27일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전국원양선원노동조합, 한국원양산업협회와 함께 ‘지속가능한 원양어선원 해기전승과 원양산업 발전을 위한 노-사-정 공동선언문 서명식’을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합의는 심각한 선원 구인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양어선업계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10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공동선언문의 주요 내용으로는 원양어선원의 근로조건 개선, 원양 참치연승 업종에 한해 한국인 기관사 우선 고용을 전제로 외국인 기관사 도입을 허용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또 참치연승어선원의 임금 인상과 원양어선원복지기금 조 등의 구체적인 지원 방안도 담겼다.

이번 선언문은 우선 참치 연승(낚시대로 어업활동을 하는 것으로 주로 횟감에 활용) 원양 어선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다만 국내 원양어선 중 참치연승어선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가장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는 것으로 어업계는 보고 있다.

그간 원양어선업계는 극심한 인력난을 겪어왔다. 원양어선에 타는 선원들은 기관사(해기사)와 일반 부원들로 나뉘는데 일반 부원들은 대부분 외국인 인력들이 차지한지 오래다. 기관사들도 인력이 부족하지만 다른 나라 해기사 자격증을 보유한 외국인은 국내에서 기관사로 취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한국은 국가 간 해기사 자격증의 상호 인정을 위한 ‘어선 선원의 훈련·자격 증명 및 당직 근무 기준에 관한 국제협약’(국제 선원 협약)에 가입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제 선원 협약 가입국의 해기사 자격증을 보유한 외국인의 국내 취업을 허용하는 선박직원법 개정안과, 노사 협의가 인력난 해소의 두가지 중요한 축으로 꼽혀왔다. 이번 협정으로 두번째 요소는 일부 해소가 된 셈이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선박직원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올해 상임위 법안소위에 상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원양 노사 양측의 상생을 위한 어려운 결정에 감사드린다”면서 “이번 10년 만의 합의가 원양산업의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되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