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역대 최대 세일?”…알고보니 계속 세일이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cap@mk.co.kr)

입력 : 2024.11.26 13:48:53
불황에 기업들 세일 끝나면 또다시 세일
민간소비 지표 신용카드 사용액 둔화세
고물가·고금리로 소비자들 취미도 줄여


[사진 제공 = 연합뉴스]


패션과 가전, 식품에 관심이 많은 A씨는 대기업 쇼핑 플랫폼을 자주 들여다보는 게 취미다. 눈여겨 본 상품이 특가에 나오거나 할인 폭이 갑자기 커지면 짜릿함을 느낄 수 있고 혜택도 챙길 수 있어서다. A씨는 쇼핑 플랫폼을 취미처럼 방문하면서 몇몇 상품은 세일 가격이 반복적으로 같아진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눈에 익히게 됐다. ‘오늘만 이 가격’, ‘놓치기 아쉬운 특별한 가격’ 방식의 마케팅이 반복적으로 진행된다는 패턴도 발견했다. A씨는 “올해는 각종 할인 이벤트가 유난히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체감경기가 악화되면서 식품을 비롯해 의류, 가전 등의 부문에서 사실상 연중 할인이 진행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선 할인 없이는 소비 유인이 쉽지 않은 데다 연말로 갈수록 재고 관리를 위해 각종 명분의 할인 행사를 만들어 내는 작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6일 유통가에 따르면 마트 업계 1위 이마트는 오는 29일부터 12월 5일까지 ‘창립 31주년 스타세일’을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 이마트에브리데이와 노브랜드, 이마트24가 최초로 함께 참여하는 창립 기념 세일이다. 초저가 ‘스타상품’ 10개 품목을 선정해 혜택을 제공한다. 앞서 신세계그룹이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진행한 연중 최대 쇼핑축제 ‘2024 쓱데이’를 연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또다시 큰 폭의 세일을 기획한 모습이다.

가전 명가 LG전자는 역대급 11월 혜택을 걸고 진행한 ‘BLACK LG DAY’가 끝나기가 무섭게 ‘11월 슈퍼빅세일 마지막 찬스’를 내걸고 또 큰 폭의 할인 행사를 펴고 있다. 보다 앞서 ‘슈퍼빅세일 앵콜 오픈’을 통해 “감사한 마음을 담았다”며 종료 제품 한 번 더 세일을 진행하기도 했다.

삼성물산 패션 SSF샵.[사진 제공 = SSF샵 캡처]


겨울 시즌을 맞아 대기업 패션 부문도 하루가 멀다 하고 세일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삼성물산, 코오롱인더스트리FnC, LF가 운영하는 쇼핑 플랫폼에서는 남성복, 여성복, 캐주얼, 스포츠, 아웃도어, 액세서리, 편집숍 등 패션 모든 부문을 망라하며 세일에 돌입했다. 이들 플랫폼은 현재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콘셉트로 각종 추가 할인 쿠폰을 지급하며 연말 쇼핑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유통가 채널들이 할인 후 다시 할인 또 할인 구조를 계속 만들어내는 것은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불황의 여파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신금융협회에서 제공하는 국민들의 소비 상황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신용카드(개인) 사용액(전년 동기 대비)을 보면 지난해 3분기 4.1%, 4분기 5.8% 증가에서 올 들어 1분기 5.9%, 2분기 3.8%, 3분기 3.7% 증가율을 나타내 둔화 양상을 보였다. 건수 기준으로도 같은 기간 6.1%, 7.0%, 6.4%, 4.5%, 3.6% 증가율을 기록해 소비둔화 추세가 확인된다.

[자료 제공 = 여신금융협회]


또한, 통계청의 한국표준산업분류(대분류) 중 소비생활과 관련성이 높은 8개 업종의 신용카드 사용액을 보면 올 3분기 중 운수업(3.4%)과 교육서비스업(7.9%) 등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증가한 반면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0.6%) 등은 감소했다. 누적된 고물가와 고금리 여파로 소비자들이 취미활동부터 지출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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