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 1993년 해남 아시아나사고 재조명…일부 대비

송형일

입력 : 2024.12.29 17:09:29
(무안=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29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다수의 인명피해가 나온 가운데 30여년 전에 인근 해남에서 발생한 아시아나 여객기 사고가 재조명되고 있다.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현장 가림막 설치
(무안=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29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가림막을 설치하고 있다.2024.12.29 cityboy@yna.co.kr

아시아나 여객기 사고는 1993년 7월 26일 목포공항에 착륙하려던 아시아나 보잉 737-500 여객기가 공항을 10km 남짓 앞둔 해남 운거산 8부 능선에 충돌, 승무원과 승객 등 당시 66명이 숨지고 44명이 다친 대참사다.

두 사고 모두 대참사로 기록될 안타까운 사고로 사고의 과정이나 원인 등에서 비슷한 점도 적지 않지만, 일부에서는 큰 차이가 있는 등 대비된다.

우선 두 사고 여객기 모두 재착륙을 시도한 복행(復行·Go Around)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아시아나 여객기는 당시 앞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의 폭풍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2차례 착륙을 시도하다 실패한 뒤 광주공항으로 회항하지 않고 3번째 착륙을 강행하다 일어났다.

제주항공 여객기도 한 차례 착륙을 시도하다 실패한 뒤 재착륙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다른 점은 기상 여건이다.

아시아나 여객기 사고 당시는 악천후라는 기상 여건이 사고에 큰 영향을 끼쳤지만, 이번 제주항공 사고 당시 무안공항은 착륙에는 전혀 무리가 없는 양호한 기상 상태였다는 것이 항공 당국의 설명이다.

안타깝게도 인명피해에서도 두 사고는 대비가 되고 있다.

여객기가 산에 추락한 참사에도 아시아나 여객기 사고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40명이 넘는 승객 등이 생존했다.

이는 제주항공 여객기가 동체 착륙 과정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공항 외벽을 충돌하면서 바로 화염에 싸여 큰 인명피해가 난 것과 달리 아시아나 여객기는 산 중턱을 들이받았지만 폭발로 인한 피해는 면했다.

또 여러 차례 재착륙을 시도하면서 연료 대부분을 소진하고 추락 지점의 울창한 숲과 폭우로 젖은 땅 등이 충격을 완화, 비행기가 화염에 휩싸이는 것을 막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가 마무리돼야 제주항공 여객기의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겠지만 현재까지 영상 등으로 드러난 내용은 조류 충돌과 엔진 이상, 랜딩기어 미작동 등 기체 관련 부분이 확인해야 할 주요 핵심으로 보인다.

반면에 아시아나 여객기 사고는 정부의 합동조사단 결과 악천후 속 무리한 착륙 시도, 당시 목포공항의 열악한 시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인재로 드러났다.

당시 비행기는 아시아나가 도입한 지 3년이 채 안 된 새 여객기이지만 이번 제주항공 여객기는 생산된 지 15년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공항의 기반 시설도 차이가 나는데 당시 목포공항의 활주로는 1천500m에 불과했다.

이후 목포공항을 폐쇄하고 무안공항을 개항했으며 현재 활주로 길이는 2천80m이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현재 사고 동체에서 승객 구조 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미 120명이 넘는 승객이 숨진 것으로 드러나는 등 대부분 승객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nicepe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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