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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2025년 추정순이익에 연할인율 25% 적용

[톱데일리] 웹보안업체 모니터랩의 공모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아직 실현되지 않은 장래 실적을 기반으로 수백배에 달하는 주기수익비율(PER)을 도출해 코스닥 시장 상장을 시도한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모니터랩이 벤처기업 상장이 가능한 외형조건을 갖췄음에도 기술특례상장을 택한 것을 두고 우호적인 몸값을 산정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하는 모니터랩의 평가시가총액은 약 1823억원이다. 연결기준 지난해 모니터랩 순이익은 약 7억2000만원으로 조사된다. 평가시총을 순이익으로 나누면 PER 배수 254배가 나온다.

평가액 대비 46.86%에서 30.57%의 할인율 적용해 희망공모가액 밴드는 7500~9800원으로 결정됐다. 할인율을 계산한 예상시총은 약 960억~1270여억원 사이다. 지난해 모니터랩 순이익 대비 PER배수는 희망밴드 하단 135배, 희망밴드 상단 176배로 각각 계산된다.

모니터랩과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이 이렇듯 과감한 희망공모가액을 써냈을 수 있었던 배경은 미래 추정순이익을 바탕으로 평가가액을 산출했기 때문이다. 모니터랩은 지난해 순이익을 실현하면서 벤처기업으로 수익성, 매출액 기준 외형요건을 충족했음에도 기술특례상장 방식을 택했다. 통상 기술특례상장 추진 기업의 경우 미래의 순이익을 추정해 PER 배수를 곱해 공모가를 산출하곤 한다.

모니터랩의 2024년과 2025년 추정 당기순이익에 연 할인율 25%를 적용한 뒤 2023년 1분기말의 현재가치로 환산한 값을 합산 평균해 약 68억의 평균 추정 당기순이익이 도출됐다. 여기에 수산아이앤티, 파수, 지니언스, 더존비즈온 등 4개의 비교기업(피어그룹)의 평균 배수 26.72배를 곱한 평가가치는 1823억원을 나타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러한 평가방법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 "모니터랩이 계획하고 있는 클라우드 보안을 통한 매출 발생에 따른 영업이익 상승 효과가 2024년부 터 2025년에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니터랩의 추정 매출 및 손익은 현재 판매 중인 제품의 판매가 확대되고 개발 중 제품이 성공적인 개발 및 상용화가 된다는 낙관적인 가정에 기대고 있다. 회사의 신제품 개발 및 상용화 실패, 매출 확대에 대한 불확실성 등 리스크는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공모가인 셈이다. 따라서 모니터랩의 향후 실제 매출 및 이익 달성 수준은 현재 추정과 상이할 수 있다.

최근 기술특례상장에 성공한 기업 대다수의 실제 성과가 전망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도 모니터랩 공모가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2021년 이후 기술특례 상장 한 기업 30개를 조사한 결과, 추정 순이익 이상의 실적을 올린 회사는 4개(13%)에 불과했다. 

모니터랩의 공모 희망가액 책정에는 안랩이 보유하고 있는 우선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안랩은 기업공개(IPO) 전 기준 모니터랩의 지분 5.88%에 해당하는 우선주 60만8050주를 보유하고 있다. 투자계약에 따라 모니터랩의 제시하는 공모가 밴드 하단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이 안랩 보유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단가를 밑돌 경우 전환비율이 조정(리픽싱) 될 수 있다. 모니터랩 공모가 밴드 하단 7500원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은 5250원이며, 안랩 보유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가액은 4934원이다. 모니터랩이 제시한 공모 희망가액이 안랩의 리픽싱 조건을 건드리지 않는 수준에서 결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수요예측 실시 후 확정 공모가가 제시 희망 공모가 밴드 하단에서 결정될 경우 전환비율이 조정돼 추가 주식 희석이 발생할 수 있다.

모니터랩은 IPO를 통해 신주 200만주를 발행해 150억원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 수요예측은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진행되며 공모가액은 8일 확정될 예정이다. 기관투자자 및 일반투자자 배정 후 청약미달 잔여주식이 발생하는 경우 대표주관회사 미래에셋증권이 인수하는 총액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jshin@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