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지각변동…쿠팡·롯데쇼핑 '약진' 신세계 '주춤'

입력 : 2023.05.12 13:59:57
제목 : 유통업계 지각변동…쿠팡·롯데쇼핑 '약진' 신세계 '주춤'
쿠팡·이마트 등 유료 멤버십 경쟁 '촉각'…롯데쇼핑은 온라인 적자 축소

[톱데일리]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올해 첫 성적표에서 엇갈린 희비를 보이며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상승세였던 신세계그룹이 주춤한 가운데 롯데쇼핑은 길었던 부진을 딛고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쿠팡은 처음으로 매출면에서 이마트를 앞지르며 업계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 '상반된 성적표' 쿠팡 Vs. 이마트, 경쟁 심화

올해 1분기 쿠팡의 매출액은 7조39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가 증가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쿠팡이 매출면에서 이마트를 앞선 것은 처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62억원으로 지난해 3·4분기에 이어 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이마트는 매출 규모가 쿠팡에 뒤처지며 자존심을 구긴 모양새다. 이마트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7조13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7억원으로 60.4%가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27억원으로 99.7%로 급감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 탓에 이마트의 주가도 급락했다. 실적이 공개된 지난 11일 이마트 주가는 9만2000원에 장을 마감하며 전일 대비 8900원 하락했다. 이마트는 12일에도 9만원 선이 붕괴되며 8만6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쿠팡과 이마트 경쟁 구도는 하반기에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신세계는 다음 달 7일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유료 멤버십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세계는 기존 SSG닷컴, G마켓 등 통합 유료 멤버십인 '스마일클럽'에 스타벅스, 신세계면세점 등 오프라인 사업 혜택을 더해 차별화된 멤버십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의 행보는 쿠팡의 상승세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쿠팡은 일찍이 유료 멤버십을 도입하면서 고객 확보에 나섰다. 쿠팡이 2019년 선보인 유료 멤버십 '와우 멤버십'은 무료 당일 배송, 무료 반품, 신선식품 새벽 배송 등을 포함해 최근에는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와 동영상 서비스 쿠팡플레이 등에도 혜택을 확대했다.

공격적인 행보에 힘입어 와우 멤버십 가입자 수는 2020년 600만명에서 1년 만에 900만명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말 기준 1100만명을 돌파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실적 증대와 관련해 유료 멤버십 효과가 주효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쿠팡은 최근에도 비회원을 상대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유료 멤버십 고객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마트가 쿠팡의 기세에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강점인 오프라인 사업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마트 점포 리뉴얼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오프라인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3월 연수점을 재단장해 선보였고 오는 7월 킨텍스점이 새롭게 문을 열 예정이다.

◆ 신세계, 믿었던 백화점까지 '주춤'…롯데쇼핑, 수익 개선 성과

신세계그룹은 올해 1분기 이마트 뿐만 아니라 백화점도 주춤하며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백화점 사업을 운영하는 신세계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5634억원, 영업이익 1524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5%, 6.8%가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286억원으로 14.8%가 줄어들었다. 명품 성장률(3%)이 전년(30%)과 비교해 둔화된 것이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 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이 주춤한 사이 오랜 부진을 겪던 롯데그룹 대표 유통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회복세로 돌아섰다. 롯데쇼핑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3조56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가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125억원을 기록하며 63.7%가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백화점 사업은 패션 상품 매출 증대 효과로 상승세를 이어가며, 신세계와는 다른 결과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롯데쇼핑의 백화점 사업부는 매출액 7960억원, 영업이익 131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 21.1%가 늘어난 것이다.

롯데백화점의 실적 상승은 리뉴얼 전략의 효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은 2021년 신세계그룹 출신 정준호 대표를 선임한 이후 매장 리뉴얼, 명품 강화 등으로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해 왔다. 잠실점은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 세계 3대 명품을 갖추고 있는 데 이어 구찌, 디올 등 남성 전문 명품을 입점시키며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주력했다. 이에 잠실점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2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던 온라인 사업부는 3분기 연속 적자를 줄여가는 등 수익 개선이 한창이다. 롯데쇼핑 온라인 사업부 1분기 매출액은 2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5%가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200억원으로 전년(450억원)에 비해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ing@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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