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올 들어 화장품 대형주 주가가 주춤한 가운데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 달로 봐도 주가 흐름은 엇갈렸다.

지난 1분기 대형사들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인 반면 중소형사들은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주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모습이다.

화장품 대형주 ‘울고’ 중소형주 ‘웃고’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메카코리아의 주가는 올 들어 51.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씨앤씨인터내셔널, 코스맥스 주가는 각각 41.3%, 17.4% 올랐다.

반면 중국 의존도가 큰 화장품 대장주들의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각각 19.5%, 14.5% 떨어졌다.

중소형주 주가는 장중 오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40분 기준 코스메카코리아는 전일 대비 550원(3.5%) 오른 1만6200원에, 코스맥스는 1500원(1.7%) 상승한 8만8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씨앤씨인터내셔널의 경우 100원(0.23%) 하락한 4만2700원에 거래 중이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은 전일 대비 3000원(0.51%) 하락한 57만9000원에, 아모레퍼시픽은 300원(0.25%) 내린 11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한달 사이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코스메카코리아(51.7%), 씨앤씨인터내셔널(15.0%), 코스맥스(4.2%) 등 중소형주들이 고루 강세를 나타냈다. LG생활건강(-13.%)과 아모레퍼시픽(-14.5%)은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엇갈린 1분기 성적표…ODM·OEM 업체 호황

대형 화장품사들은 중국 시장 부진으로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중국인들의 자국산 선호 현상 심화와 한중관계 악화 등이 맞물려 부진한 실적에 원인이 됐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 8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은 1459억원으로 16.9% 줄었다.

앞서 코스메카코리아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10.9% 급증한 93억원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씨앤씨인터내셔널 역시 1분기 영업이익 60억원으로 158% 증가했다. 코스맥스의 경우 영업이익 138억원으로 0.5% 늘었다.

실적 호조를 보인 중소형사들은 모두 제조업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는 등 화장품 수요 증가로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수혜를 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1분기 마스크 해제 이후 백화점·H&B채널·온라인 등에서 색조 화장품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연말까지 방한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색조 화장품 수요도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소형사 선전…대형사 3분기 이후 기대”

증권가에서는 중소형사들의 실적이 올 3분기까지도 양호할 것으로 보는 한편 대형사는 3분기 이후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는 중소형사들의 선전이 돋보였다”며 “국내 마스크 규제가 풀리면서 색조 제품 수요가 늘었고, H&B 채널 위주로 사업을 전개하는 중소 화장품 브랜드사 또는 이들을 생산하는 ODM·OEM사들의 국내 법인 실적 회복세가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올 3분기 이후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분간은 중소형사들에 대한 선호도를 높게 본다”고 내다봤다.

한유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중소형주들은 연초 제시했던 올 가이던스가 무색한 호실적 ”이라며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중심, 중국 현지에 노출도가 높은 기업보다는 한국 포함 중국 외 지역 노출도가 높은 기업 중심의 접근이 합리적”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