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돌이형의 찐영화방] '가오갤3' 우주 너구리의 갓생 살기 프로젝트
입력 : 2023.05.25 16:46:58
제목 : [공돌이형의 찐영화방] '가오갤3' 우주 너구리의 갓생 살기 프로젝트
인간 위해 죽어간 실험 동물 '헌정 영화'
로켓-라일라, 둘이 그냥 ♥하게 해주세요
지구판 '하이 에볼루셔너리' 후보는 누구?[톱데일리] 안녕, 줍줍이들! 미국 흔한 너구리가 우주 최강 브레인으로 성장하기까지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감동의 쓰나미가 몰려온다! 전지적 동물 시점에서 바라본 로켓의 '너굴생역전' 일대기 지금 시작!
어서오고, 반가워. 방구석 영화 덕질러 공돌이형이야. 오늘은 오랜만에 마블 전성기 부활을 알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편을 들고 왔어. 지난 1년간 닥스 형, 토르 형, 와칸다 슈리 누나, 개미 형까지 헛발질 하면서 실망감에 손절했던 마블 찐팬들 다시 집 돌아오게 만든 영화야.
이번 영화는 지금까지 가오갤 멤버 모두 숨기고픈 과거사가 폭로되는 동안 한번도 드러나지 않고 철저히 베일에 감춰졌던 로켓의 너굴생 사연이 메인 스토리야. 아담 워록이 갑툭튀 가오갤 기지 습격하고 난동 부리는 바람에 죽을 위기에 처한 로켓의 기억 속으로 원, 투, 쓰리, 레드썬!
가오갤 3편이 극찬 받는 데에는 시리즈 특유의 병맛 개그와 순도 100% 사이다 전투 액션도 있지만, 누가 봐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 우주 모지리들의 끈적끈적한 가족애를 다뤘기 때문이랄까. 무엇보다 오열 버튼 로켓과 라일라의 이번생 못 다 이룬 사랑 이야기는 눈에 땀이 나게 할 정도야.
대망의 가오갤 엔딩을 장식한 이번 편 빌런은 '하이 에볼루셔너리'야. 생명체 진화에 꽂혀서 동물 개조에 정신 팔렸다가, 분조장 발동하면 하루 아침에 자신이 창조한 세상 갈아엎질 않나, 갱생불가 노답캐지. 험악한 인상 뒤엔 손으로 펴주고픈 쭈글쭈글 대머리 가죽 주름이 인상적인 악당이야.
로켓은 애기 때 붙잡혀 와서 '89P13'이라는 실험체 번호로 불리며 끔찍한 개조를 당해. 로켓이 희망을 잃지 않고 실험을 견딜 수 있었던 건 다 귀욤뽀짝 실험체 친구들 수달 '라일라', 바다코끼리 '티프스', 토끼 '플로어' 덕분이야. 언젠가 더럽고 음침한 실험실을 탈출해 하늘을 날 겠다는 소박한 꿈을 품으면서 말야, 맴찢.
그저 미치광이 과학자의 동심 파괴 영화라고만 믿고 싶다면, 동생들아 울어도 돼, 산타는 없지만 현실 동물 실험은 존재하거든.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동물 실험은 급증했는데, 현재 우리 일상 속에도 동물 임상 실험은 끊임 없이 반복되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
그럼 눈화장의 기본! 마스카라의 비밀 하나 투척할게. 해외 화장품 회사 중에는 토끼 눈에 3000번씩 마스카라를 실험하고 출시한 곳이 있어. 눈에 눈물샘이 없어 실험이 편하다는 이유로 토끼가 마스카라 실험에 동원돼 왔다는 거야. 실험이 끝난 토깽이들은 독한 화학 물질 때문에 눈에 염증과 궤양이 생겨 결국 장님각.
한참 과학이 발전하던 시기엔, 침팬지에 전기 충격을 줘서 훈련시켰다가 방사능이나 유독 화학 물질에 노출됐을 때 훈련 받은 행동을 따르는지 측정하고, 일부러 강X시켜 임신한 원숭이가 새끼를 키울지 말지 지켜보는 모성애 테스트까지, 선 넘었지. 극한의 온도와 압력 생존 실험으로도 동물들 몇 백 트럭씩 죽어나갔어.
이번에 가오갤에 합류한 염력 댕댕 '코스모'도 동물 실험의 희생양이었다는 사실! 코스모는 소련이 인공위성에 태워 우주로 보냈던 '라이카'를 모티브로 해. 미국과 소련이 우주 개발에 경쟁할 때 '스푸트니크 2호'에 탔던 라이카는 최초의 우주견으로 지구 상공을 비행했지만 결국 돌아오지 못하고 우주에서 그만, 삼가 고견의 명복을...
영화 속 동물과 기계를 결합한 기괴한 수술 장면도 현실판과 크게 다르지 않아. 괴짜 천재 일론 머스크는 생각만으로 디지털 기기를 제어하는 '뉴럴링크' 실험에서 1500마리 이상 동물을 죽게 했다는 이유로 지금 미국 농무부(USDA) 조사를 받고 있어. 양, 돼지, 원숭이 같은 동물 두뇌에 전자 칩을 심고 컴퓨터와 연결하는 실험이었어.
지금도 신약 개발에 이용되는 쥐나 원숭이를 포함해 전 세계 실험으로 희생되는 동물은 매년 5억마리 이상이야. 우리나라도 예외는 없어. 동물 실험은 꾸준히 늘고 있는데 2021년에만 424개 연구기관에서 488만마리나 실험에 동원됐거든. 쥐가 가장 많지만 고양이도 쓰이고 개 중에선 특히 비글이 많이 사용되고 있어.
동물에게 직접 해를 가하진 않지만 인위적으로 교배해 특정한 형태를 만드는 실험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아. 미국 '오리온팜'이란 회사는 만찢 비주얼의 말 '엘레이 매그넘'을 만들어냈는데 비정상적인 얼굴 구조상 호흡이 불편하다고 해. 유전병으로 평생 공중에서 빙글빙글 도는 '롤러 비둘기' 날리기 대회도 있어.
인간의 첨단 기술로 동물들을 구해내는 경우가 있다는 게 그나마 소소한 위안이야. 부리를 잃은 코뿔새는 3D 프린팅으로 인공 새 부리를 부착해 인생 2회차 살아가고 있고, 보트 교통사고로 죽을 뻔한 멸종위기 바다거북도 티타늄으로 만들어진 피부 이식받고 무적 사이보그 터틀로 재탄생!
로켓이 당했던 실험이 현실 너구리들에게 되풀이되지 않도록 이젠 동물 실험에 대한 인식도 달라져야 할 때야. 우리나라도 '동물보호법'이 나온 지 31년 만에 완전 개정되고 한 달 전 이제 막 시행됐어. 동물의 생명 보호와 안전 보장에 대한 책임을 위해, 특히 반려동물 영업자나 댕댕 냥이 집사들의 의무가 강화됐다는 점 알아두자고.
가장 좋은 건 동물 실험을 대체할 신기술 개발이겠지. 인공장기 '오가노이드'는 아직 구현할 수 있는 장기 크기가 매우 작고 한계는 있지만 앞으로 성장성이 기대되는 분야야. 장기 배양 칩에 대한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인데, 현재는 간, 신장, 척수, 심장 등 15종 이상의 장기칩이 개발되고 있어.
지금까지 동물 실험을 주제로 한 영화는 '딥 블루 씨', '28일 후', '혹성탈출' 등 많이 있었지만 유독 가오갤 3가 빛나는 이유가 있어. 동물에게 이름 대신 아이디(ID) 번호가 부여되는 점, 로켓 실험이 실제 원숭이 실험을 연상시키는 고증 재현으로 감독 제임스 건 형이 국제동물권단체 '페타(PETA)'의 최고 동물권 영화상까지 받았거든.
이번 3편을 끝으로 원조 가오갤 멤버들은 갓생을 살기 위해 뿔뿔이 흩어졌지만 로켓은 끝까지 소울 메이트 그루트와 남아 팀을 이끌게 돼. 소중한 친구 줍줍이들 마지막까지 행복해야 해. 로켓의, 로켓에 의한, 로켓을 위한 가오갤 3편, "로켓, 주인공은 항상 너였어! 네가 몰랐을 뿐..."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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