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내셔날, 해외 브랜드 이탈에 흔들리나

입력 : 2023.05.31 14:54:38
제목 : 신세계인터내셔날, 해외 브랜드 이탈에 흔들리나
메종 마르지엘라·질 샌더 등 계약 연장 '물음표'…자체 브랜드 강화 '과제'

[톱데일리]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해외 브랜드들의 계약 종료가 이어지면서 주력 사업인 패션 부문이 흔들리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분기 아쉬운 성적표를 받은 데 이어 2분기 전망까지 불투명해,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수입·유통하고 있는 해외 명품 패션 브랜드 '끌로에'와의 계약이 6월 말 종료된다. 이로써 신세계인터내셔날은 8년간 이어오던 끌로에 운영을 종료하게 됐다. 7월부터는 리치몬트 코리아가 직접 끌로에의 국내 사업을 운영하게 된다.

최근 패션업계 내 해외 브랜드의 국내 시장 직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10년간 계약을 이어온 셀린느도 올해 초 직접 국내 사업 운영에 나섰으며, 삼성물산도 12년간 국내에서 독점 판매를 이어온 '톰브라운'과의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다.

해외 브랜드의 국내 직진출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명품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해외 브랜드도 이 점을 눈여겨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품 소비 시장 규모는 168억달러(약 22조원)으로 전년 대비 24%가 성장했으며, 인구 수로 환산하면 1인당 명품 소비액은 325달러(약 40만원)로 중국(55달러, 약 7만원)와 미국(280달러, 약 37만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다른 브랜드의 계약 연장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메종 마르지엘라, 질 샌더, 디젤 등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 패션 그룹 OTB는 지난해 한국 법인 'OTB코리아'를 설립했다. 현재는 신세계인터내셔날과 OTB코리아가 함께 여러 브랜드들을 관리하고 있으나,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우면 OTB코리아도 국내 사업 운영권을 전담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들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해외 브랜드를 중심으로 실적도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1조5539억원, 영업이익 115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1%, 25.3%가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브랜드 경쟁력이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셀린느 등 핵심 브랜드의 이탈이 있었던 올해 1분기에는 매출액 3122억원, 영업이익 10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4%, 68.8%가 감소하면서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결과를 받았다. 현재 신세계인터내셔날 내 해외 브랜드 매출은 전체의 약 35%를 차지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브랜드 경쟁력이 하락하면서 올해 해외 패션 부문의 매출도 전년과 비교해 저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해외 패션 부문 매출은 지난해 분기별 평균 약 1300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약 997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당장 2분기 전망도 밝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최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분기에도 이탈 브랜드로 인한 매출액 감소 영향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론칭 예정된 신규 브랜드들이 매출액 감소 영향을 최소화하는지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우선 자체 브랜드 키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스튜디오톰보이, 보브, 지컷, 델라라나, 일라일 등 5개 여성복 브랜드 매출을 지난해 3000억원에서 오는 2025년 5000 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현재 신세계인터내셔날에게 자체 브랜드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대표 브랜드인 스튜디오톰보이가 1분기 매출액 3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가 증가하는 등 탄탄한 입지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라일과 델라라나도 매출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9.2%, 22.4%가 증가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스튜디오톰보이에 한해서 구체적인 매출 수치를 공개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관계자는 "매년 패션과 화장품에서 5개 이상 신규 브랜드를 도입해 성장성을 높여갈 계획"이라며 "2분기에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판관비 개선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나가고, 3분기에도 패션과 화장품의 신규 수입 브랜드 도입을 앞두고 있는 만큼,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ing@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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