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바이오 유산] [에이비엘바이오] ① 투자자·파트너 끌어모은 신약 파이프라인
입력 : 2023.06.01 16:35:41
제목 : [한화의 바이오 유산] [에이비엘바이오] ① 투자자·파트너 끌어모은 신약 파이프라인
투자금·수익창출 기반 마련 '착착'… 공동 개발로 리스크는 DOWN↓ 한화그룹은 2000년대에서 2010년대 사이, 바이오 사업에 큰 뜻을 품었다. 삼성, LG그룹 등 대기업에서 바이오 열풍이 불자, 한화그룹도 한화케미칼(현 한화솔루션)을 앞세워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해뒀다. 하지만 핵심 개발 제품의 출시가 좌절되면서 한화그룹은 재빠르게 바이오 사업을 접었고, 현재 관련 자산들은 국내 바이오 업체들이 사업별로 넘겨받아 개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톱데일리>는 한화그룹의 옛 바이오 유산들이 각기 다른 주인을 만나 어떤 모습으로 변모했는지 살펴봤다.
[톱데일리] 에이비엘바이오(이하 ABL바이오)는 한화그룹이 보유하던 '신약 파이프라인'을 넘겨 받아 빛을 보고 있다. 이들은 탄탄한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투자자들과 공동 개발 파트너사를 끌어모으는 전략을 택했는데 이 부분이 주효했다. 투자 유치에 이어 기술이전 및 개발 협력 등은 순조롭게 이어졌고, 어느 정도 검증이 된 타사 기술력을 접목하면서 각 파이프라인 개발의 시간, 비용 부담을 동시에 줄이는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
ABL바이오는 두 개의 항원을 결합하는 항체 단백질 '이중항체' 신약을 주로 개발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한화케미칼(현 한화솔루션)을 통해 바이오 사업을 영위하던 시절, 한화케미칼 바이오사업본부를 이끌던 이상훈 박사와 함께 근무하던 신약개발 분야 전문가들이 나와 2016년 2월 독립해 차렸다.
시장이 주목하는 ABL바이오의 기술은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다. 그랩바디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신약 파이프라인의 적용을 확장하고, 기존 의약품에도 적용해 다수의 후보물질을 도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ABL바이오가 보유한 핵심 신약 파이프라인은 ABL001(암 조직 신생 저지 이중항체), ABL301(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등이다.
ABL바이오는 국내외 투자사, 파트너사를 한 데 끌어모으는 전략을 썼다. 특히 설립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한국투자파트너스, DSC인베스먼트를 대상으로 9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들과 긴밀한 협업 관계를 유지하며 약 1년 만인 2017년, 기존 투자자인 한국투자파트너스, DSC인베스트먼트에 더해 NS인베스트먼트-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KDB캐피탈이 공동운용(Co-GP)한 글로벌 바이오 성장제일호 사모투자합자회사와 한국투자증권 등 총 4곳으로부터 20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조달했다.
설립 2년 만인 2018년에는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 통과했으며, 같은 해 12월 이를 기반으로 코스닥 시장 입성에 성공했다. 설립 후 단기간에 보유 기술을 기반으로 전문 투자자와 일반투자자를 성공적으로 끌어모은 것이다.
여기에 공동개발 파트너사 유치도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국내외 다양한 파트너사들을 확보하면서 공동 개발을 진행함과 동시에 파이프라인의 임상, 허가, 상업화 등의 성공에 따라 단계별로 기술료를 받을 수 있도록 수익구조 기반까지 마련했다.
ABL바이오는 2018년 1월 국내 의약품 및 신약개발기업 동아에스티와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 계약을 체결하면서 가장 먼저 손을 잡았다. 같은 해 유한양행과 미국 콤패스 테라퓨틱스(당시 트리거 테라퓨틱스) 등과도 공동 개발 또는 라이선스아웃 계약 체결을 이어나갔다. 특히 콤패스 테라퓨틱스는 ABL바이오의 핵심파이프라인 중 하나인 ABL001의 글로벌 독점 개발권을 따냈으며, 해당 거래의 총 계약규모는 항암분야 4억1000만달러(5420억원), 안구질환 1억8500만달러(2446억원)에 달했다.
이후 ABL바이오의 다른 파이프라인들 역시 착착 파트너들을 찾았다. 2019년 ABL201 개발제품에 대해 티에스디라이프사이언스, 2020년 ABL202에 대해 시스톤(Cstone) 파마슈티컬스 등과 개발 관련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0년에는 국내 업체 한독과 ABL001, ABL103, ABL501 등의 한국 임상 진행과 관련해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빅파마(글로벌 대형 제약업체)와 조단위 빅딜의 성과를 올렸다. 2022년 1월 ABL바이오는 글로벌 제약업체 사노피와 ABL301 글로벌 임상에 대한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총 10억6000만달러(1조4000억원)으로 계약금만 7500만원(992억원)에 달했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ABL바이오에 대해 "T세포의 활성을 유도하는 4-1BB는 다양한 기능을 보유하고 있어 다수의 기업들이 개발하고 있지만, 약효가 좋지 않거나 심각한 간 독성 이슈로 상업화된 치료제가 없다"며 "다만 ABL바이오의 그랩바디-T(4-1BB 기반 이중항체) 기술은 암 세포가 존재하는 종양미세환경에서만 선택적으로 면역세포를 활성화할 수 있게 하며 간 독성 이슈도 최소화해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2022년 전임상 단계에서 빅파마인 사노피와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플랫폼을 활용한 추가 기술이 전 계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오픈 이노베이션과 초기 기술이전을 통한 파른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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