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바이오 유산] [에이비엘바이오] ②잘 짜여진 수익구조 덕…기술료 유입 본격화
입력 : 2023.06.07 16:11:20
제목 : [한화의 바이오 유산] [에이비엘바이오] ②잘 짜여진 수익구조 덕…기술료 유입 본격화
작년 흑자 전환에 1Q도 수익성 개선…수익구조 안정 궤도 들어설까한화그룹은 2000년대에서 2010년대 사이, 바이오 사업에 큰 뜻을 품었다. 삼성, LG그룹 등 대기업에서 바이오 열풍이 불자, 한화그룹도 한화케미칼(현 한화솔루션)을 앞세워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해뒀다. 하지만 핵심 개발 제품의 출시가 좌절되면서 한화그룹은 재빠르게 바이오 사업을 접었고, 현재 관련 자산들은 국내 바이오 업체들이 사업별로 넘겨받아 개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톱데일리>는 한화그룹의 옛 바이오 유산들이 각기 다른 주인을 만나 어떤 모습으로 변모 했는지 살펴봤다.
[톱데일리] 에이비엘바이오(이하 ABL바이오)가 기술이전 계약에 따른 기술료 유입으로 지난해부터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잘 짜여진 수익 구조를 기반으로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신약 개발 사업이 안정 궤도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BL바이오는 신약 개발 회사인 만큼, 수익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연구개발비로 상당한 자금을 소모하면서 큰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해왔다. 코스닥 시장 상장에 성공한 2018년 240억원이던 영업손실 규모는 2019년 404억원, 2020년 596억원, 2021년 523억원 등 지속해 확대돼 왔다. 순손실 역시 2018년 1172억원을 기록한 후 2019년 370억원으로 줄었지만 2020년과 2021년 각각 556억원, 436억원으로 적자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저조하던 수익성이 개선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ABL바이오는 2022년 12월 말 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억1900만원, 39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흑자전환은 임상 파이프라인들이 단계별 성과를 창출하며 계약금 및 기술료가 유입된 덕분이다. 가장 먼저 신호탄을 쏘아 올린 건 이중항체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이다. ABL바이오는 2022년 1월 글로벌 대형 제약사 사노피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 7500만달러(981억원)을 수령했다.
ABL301의 개발 진행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도 예정대로 들어왔 다. 같은 해 9월 ABL바이오가 비임상 독성실험을 완료함에 따라 글로벌 임상 권리를 갖고 있는 사노피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ABL바이오는 사노피로부터 단기 마일스톤 중 일부인 2000만달러(262억원)을 수령했다.
FDA의 IND 승인 결과는 지난해 12월 발표됐다. FDA는 ABL301 임상시험에 대해 최대 20mg/kg으로 용량을 제한하는 부분 임상 보류(Partial Clinical Hold) 의견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사노피와 ABL바이오는 초기 계획(80mg/kg)과 달리 투여 용량을 조절해 임상 시험을 계속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먼저 저용량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동시에 추가 연구개발 절차를 밟은 뒤 기존 계획대로 고용량 투여를 이어 가겠다는 계획이다.
FDA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임상 자체가 예정대로 진행하는 만큼, ABL바이오는 기존 계약 내용대로 사노피로부터 단기기술료 총 4500만달러(588억원) 중 잔여금액 2500만달러(327억원)를 수령했다. 이로써 ABL바이오는 지난해에만 ABL301로 인해 계약금 981억원과 단기기술료 588억원 등 총 1570억원의 현금을 거둬 들였다.
ABL바이오 관계자는 "ABL301의 경우, 부분 임상 보류 의견이 내려짐에 따라 일단 저용량 투여를 바탕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후 고용량 임상시험을 위해 투트랙으로 비임상 독성 실험도 준비하고 있다"며 "저용량 임상과 독성 실험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향후 기존에 기획했던 고용량 임상 진입에도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노피로부터 수령한 1570억원에 달하는 계약금, 마일스톤의 경우 반환이나 위약금 의무가 없어 임상 결과에 따른 리스크도 없다"며 "ABL바이오의 다양한 파이프라인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향후에도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지속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다른 파이프라인들 역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성과가 나기 시작했다. ABL바이오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ABL001(암 조직 내 신생혈관 생성 억제 이중항체)의 임상 1a상과 임상 1b상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계약에 따라 임상 1상까지는 ABL바이오가 진행하며 임상 2상부터는 글로벌 권리를 보유한 콤패스 테라퓨틱스가 진행한다. ABL바이오가 ABL001의 임상1b상을 마침에 따라 지난해 콤패스 테라퓨틱스는 계약상 단계별 마일스톤인 600만달러(약 78억원)을 ABL바이오에 지급했다. 콤패스 테라퓨틱스는 지난해 1월 미국 임상 진행을 위한 IND 승인을 받았으며, 이후 현재까지 임상 2상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다.
지난해 ABL바이오의 공시에 따르면 ABL301, ABL001 등으로 인한 마일스톤 수령 금액은 총 1648억원이다. 여기에 비공개 계약에 따른 기술료 유입까지 감안하면 2022년 창출한 현금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ABL바이오는 선수취 금액 가운데 계약상 수행의무를 이행하는 시기에 맞춰 이를 수익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른 ABL바이오의 지난해 매출액은 653억원이다. 지난 2021년 매출액이 53억원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매출 규모가 큰 폭으로 성장한 셈이다.
가파른 성장세는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ABL바이오는 올해 1분기에만 매출액 397억원, 영업이익 228억원을 거뒀다. 다양한 파이프라인들이 개발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 계약 체결에 따른 매출 발생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다수의 프로젝트에 투자 비용이 들어감에 따라 조만간 다시 수백억원대의 적자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ABL바이오가 흑자 전환에 힘입어 상장 유지 부담을 완화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ABL바이오는 기술 성장 전형으로 코스닥 시장에 특례 상장한 기업이다.
코스닥 상장기업은 3년간 2회 이상 자기자본 50%를 초과하는 법인세비용차감전 계속사업손실(법차손)이 발생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반면 기술성장 특례상장 기업은 상장일이 속한 사업연도 다음 해부터 3개 연도가 지난 이후(상장일부터 상장일이 속한 사업연도의 말일까지의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에는 그 다음 해부터) 해당 요건을 적용받게 된다.
해당 요건에 따르면 ABL바이오는 2022년부터 법차손 조건을 적용받는데, 적용 첫해부터 관련 지표를 크게 개선함에 따라 관리종목 부담에서 한동안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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