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자본잠식' 오늘식탁, 투자금 회수도 '빨간불'

입력 : 2023.06.16 16:11:08
제목 : '완전자본잠식' 오늘식탁, 투자금 회수도 '빨간불'
대규모 적자에 회계법인 '의견거절'…수십억원 규모 채무불이행 소송도

[톱데일리] 제철 회 수산물 배송 서비스 '오늘회'를 운영하는 오늘식탁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주요 재무지표도 악화일로다. 몇 년간 이어진 적자와 대규모 부채로 인해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은 오늘식탁이 계속기업으로서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해 '의견거절'을 냈다. 오늘식탁의 심각한 경영난에 투자금을 지원했던 다수 벤처캐피털 역시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비상등이 켜졌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늘식탁은 지난해 187억9000억원 규모의 영업손 실과 206억33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보다 각각 49%, 63% 증가한 수치다.

오늘식탁은 마케터 출신 김재현 대표가 설립한 기업이다. 김 대표는 위메프, 마켓컬리 등에서 마케팅 사업을 담당한 후 2017년 '자연산 회 당일배송' 서비스를 앞세우며 직접 창업에 나섰다.

설립 초부터 비교적 최근까지 오늘식탁은 승승장구하는 듯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오늘식탁은 설립 2년이 채 안 된 시점에 하이투자파트너스(당시 수림창업투), 대성창업투자,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 등에서 8억원을 투자받았다.

이후에도 오늘식탁의 성장성을 인정한 벤처캐피털의 투자는 지속됐다. 2019년 8월 시리즈A 투자를 비롯해 2021년까지 오늘식탁 투자에 참여한 주요 벤처캐피털은 한국투자파트너스, 우리벤처파트너스(당시 KTB네트워크), KT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이다.

적신호가 켜진 것은 지난해다. 대규모 투자를 받는데 성공하고 당일 회 배송 물류 구조를 구축하며 사업을 키웠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초기 투자 비용은 만만치 않은데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판매가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수산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매출보다 매출원가가 더 커진 영향도 컸다.

결국 오늘식탁은 지난해 중순 유동성 위기에 처해 협력 업체에 대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수산물을 취급하는 업체에서 저렴하게 물건을 가져오고 후에 금액을 정산하는 방식을 취했지만 줘야 할 금액을 주지 못할 정도로 자금 경색 상황에 처했다.

설상가상으로 비슷한 시기 논의하고 있던 대규모 투자유치도 실패했다. 시리즈C 단계에서 오늘식탁은 수백억원 규모의 투자를 희망했지만 설득에 실패했다. 원하던 금액을 투자 받지는 못했지만 어려운 시기 함께한 투자자도 있었다. 하나벤처스는 같은 해 7월 5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매입하면서 신뢰를 보여줬다.

오늘식탁은 자금조달에 힘입어 다시 재정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번에는 조직 분위기가 문제였다. 하나벤처스에서 투자를 받은 지 두 달도 지나지 않아 대규모 권고사직을 단행하면서 직원들의 신뢰를 잃게 된 것이다. 위기가 지속됐지만 경영 쇄신을 위해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며 절치부심한 오늘식탁은 4개월만인 올해 1월 서비스를 재개했다.

하지만 회계장부는 엉망일 수 밖에 없었다. 감사를 맡은 현대회계법인은 '의견거절' 카드를 꺼낼 수 밖에 없었다. 유동부채(188억원)가 유동자산(1282만원)을 185억원이나 초과하고 있고 총부채는 총자산을 183억원 초과하고 있다는 이유다. 자본총계 역시 (-)183억원 규모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오늘식탁이 다시 정상화 하기 위해선 대규모 투자유치가 필요하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회계 감사를 맡은 현대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에서 "오늘식탁에 자금 조달 계획과 자금 운용 계획을 요청했으나 전달받은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오늘식탁의 존폐 위기에 투자자들의 엑스트도 불투명하게 됐다. 지난해 기준 ▲대성창업투자와 하이투자파트너스가 공동 운용하는 '케이이노베이션수산전문투자조합'과 ▲우리벤처파트너스의 'KTBN 16호벤처투자조합' ▲한국투자파트너스의 '한국투자 Re-Up 펀드' ▲KT인베스트먼트의 'KT 청년창업 DNA 투자조합' ▲하나벤처스의 '하나혁신벤처스케일업펀드' 등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오늘식탁은 협력업체에게 대금을 납입하지 못해 여러 소송에 걸려있다는 점도 경영 위험 요소다. 원티드랩, 하나카드, 기술보증기금, 대영회계법인, 서울보증기금, HLB생활건강 등을 비롯해 여러 협력사가 대금청구의 소를 제기한 상황으로 총 규모는 52억원에 달한다.





톱데일리
김민지 기자 min37@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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