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점이 다가오면서 소금 관련주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오염수 방류 우려에 따라 소금 사재기 현상이 발생하는 등 국민 불안감이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소금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엔 어렵다면서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고 있다.

16일 증권가에 따르면 샘표식품 주가는 전일 대비 8650원(26.62%) 오른 4만115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이달 들어 43.88% 급등했다. 이 회사 주가는 장중 4만225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외에도 대상홀딩스 주가는 이달 29.2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인산가는 87.50%, 보라티알은 87.22%, 신송홀딩스는 66.01% 뛰었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1.89%, 코스닥지수가 3.62%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이들 기업은 천일염 등을 판매하고 있거나 천일염 생산업체를 보유하고 있어 소금 관련주로 분류됐다. 샘표식품과 보라티알은 천일염을 판매하고 있다. 인산가는 죽염 생산‧유통 업체 로 국내 1위 죽염 기업이다.

대상홀딩스는 신안천일염의 지분 90%를 갖고 있다. 신송홀딩스 역시 신안 바다 갯벌에서 만든 천일염을 판매하는 신송식품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소금 관련주가 강세를 나타낸 이유는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가 임박하면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달 초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나선다는 소식에 천일염 가격이 오르고 품귀현상이 빚어지도 했다.

소금 가격은 수요가 증가한 데다 올해 천일염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굵은소금(5㎏) 소매가격은 1만2942원으로, 1년 전(1만1185원)보다 15.7% 올랐다. 평년(7883원)보다는 64.2% 오른 가격이다.



보라티알과 신송홀딩스, 인산가의 경우 전날 한국거래소로부터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예고)됐다. 거래소는 신송홀딩스와 인산가에 투자경고를, 보라티알에 투자경고를 지정예고했다.

거래소는 주가가 일정기간 급등하는 등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 ▲투자주의 ▲투자경고 ▲투자위험 등 3단계로 나눠 시장경보를 발령한다.

이들 3개사의 주가는 이날 하락하거나 보합 마감했으나 최근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오름세를 보였다. 보라티알 주가는 전날 17.60% 상승 마감했고, 장중 2만275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인산가는 이날 장중 4395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하지만 테마주는 단기 급등한 이후 주가가 크게 빠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소금 관련주의 경우 실적 개선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금은 기업간거래(B2B) 비중이 큰데, B2B시장에서의 뚜렷한 가격상승 흐름은 관찰되지 않았다”면서 “소금 수요가 증가하고는 있지만, 실적 개선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위해 약 1㎞ 길이의 해저터널 굴착 공사를 끝낸 뒤 해저터널 안에 바닷물을 채우는 작업을 이달 초 완료했다. 일본 정부가 올여름 오염수 방류를 예고한 가운데 도쿄전력은 지난 12일부터 2주간 설비 시운전에 돌입했다.

국내에서 불안감이 커지자 정부는 전날부터 매일 오염수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기로 했다. 해양수산부는 천일염 거래량과 가격이 계속 오른다면 정부가 천일염을 사들인 뒤 할인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