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천산갑 모방 소형 의료로봇 개발…"체내 의료시술 활용 기대"

국제연구팀 "금속판 비늘 구조…체내 투입 후 자기장으로 이동·작동 조종"
이주영

입력 : 2023.06.21 05:00:03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온몸이 딱딱한 비늘로 덮여있으면서도 형태 변화와 이동이 자유로운 천산갑을 모방한 초소형 의료로봇이 개발됐다.

인체 내에 투입돼 특정 부위 가열이나 약물 투입 등 의료시술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천산갑을 모방한 소형 의료로봇 활용 예와 형태
[Nature Communications 논문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독일 막스 플랑크 지능시스템 연구소 메틴 시티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21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천산갑에서 영감을 받아 인체 내부에서 최소 침습적인 의료 시술을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는 소형 의료로봇을 개발, 개념증명 실험을 마쳤다고 밝혔다.

메틴 박사는 자기장을 이용해 무선으로 조종할 수 있는 금속 재질의 이 로봇을 향후 위나 소장 같이 접근하기 어려운 신체 내부에 투입해 치료 또는 약물 투입을 하는 의료 시술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에도 최소 침습적 의료 시술을 위한 자기 소프트 로봇이나 고체 금속을 사용한 로봇이 제작된 적이 있지만 금속으로 인한 유연성, 안전성 문제가 생기거나 비금속 소재를 사용할 경우 기능이 저하되는 등 여러 한계가 노출됐다.

연구팀은 천산갑의 몸을 덮고 있는 딱딱한 케라틴 성분 비늘이 서로 엇갈려 아래위로 중첩된 구조로 돼 있어 몸 형태를 자유롭게 바꾸고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점에 착안, 얇은 금속판을 천산갑 비늘처럼 배치한 밀리로봇(millirobot)을 개발했다.

금속판을 비늘처럼 결합한 밀리로봇 제작 과정
[Nature Communications 논문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가로, 세로 두께가 각각 2㎝, 1㎝, 0.2㎜인 이 밀리로봇은 5㎝ 떨어진 곳에서 저주파와 고주파 자기장을 가해 동작이나 온도 등을 조종할 수 있다.

밀리로봇에 저주파 자기장을 가하면 천산갑이 몸을 말듯 형태가 변하면서 구르며 목표 지점으로 이동하고(https://youtu.be/nczejRLuliU), 목표 지점에 도착한 밀리로봇에 고주파 교류 자기장을 가하면 금속판 온도가 올라간다.

개념증명 실험에서 밀리로봇은 목표 지점으로 이동한 뒤 30초 안에 70℃ 이상으로 특정 부위를 가열하는 등 향후 암 치료나 손이 닿기 어려운 부위 지혈 등 의료시술에 적용할 수 있는 기능을 수행했다.

연구팀은 밀리로봇에 약물 등을 실어 치료 부위로 보낸 다음 자기장을 제거해 약물이 방출되게 할 수도 있다며 추가 테스트가 필요하지만 이 기술을 향후 체내 약물 전달이나 열 치료 시술 등 임상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citech@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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