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말라가는 현금에 매출채권 유동화
입력 : 2023.07.04 16:21:54
제목 : LG화학, 말라가는 현금에 매출채권 유동화
카드매출 활용 약 4000억 조달…유동화 시장 1년 만에 다시 '노크'[톱데일리] LG화학이 대규모 투자와 업황 악화로 현금이 부족해지면서 매출채권 유동화 규모를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단행하고 있는 구조조정에 이어 단기자금까지 끌어모아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모습이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3~6월 사이 총 8개의 유동화증권 플랜(계획)을 통해 총 3747억원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만기는 짧게는 3개월부터 길게는 5개월까지 구성됐다.
올해 초 LG화학은 자산유동화를 위한 특수목적회사(SPC) ' 컬티베이션제구차'를 설립하고 총 6개의 유동화 계획(플랜)을 구성했다. 지난 3월 가동한 '컬티베이션제구차(1회차)'가 첫 번째 플랜이다.
1회차 컬티베이션제구차가 발행하는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규모는 357억원이다. 기초자산은 LG화학 고객의 신한카드 매출채권(기업구매대금 카드채권)이며, 플랜 만기는 약 4개월 뒤인 오는 8월3일까지로 짜여졌다. 아울러 LG화학은 매출채권 관련 대금의 결제 및 관리 업무를 영위하는 신한카드와 이번 유동화 계획에 대한 '참가계약'을 체결했다. 참가계약에 따라 신한카드가 카드이용대금채권을 SPC에 넘기고 이후 기초자산의 관리, 운용, 처분에 의한 수익으로 ABSTB를 상환하는 구조다. 신용평가사(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가 정한 해당 ABSTB의 신용등급은 A1이다.
1회차 외에도 컬티베이션제구차를 통해 LG화학은 지난 5~6월 사이 비슷한 구조로 2~6차 플랜을 실행했다. 고객에 대한 신한카드 매출채권을 활용한 6개 플랜으로 총 2273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여기에 롯데카드 매출채권도 활용했다. LG화학은 자산유동화를 위한 또 다른 SPC '우리럭키제일차'를 세우고 지난달 1-1회(433억원), 2-1회(1041억원) 유동화 플랜을 통해 총 1474억원을 조달했다. 신한카드 매출채권과 비슷한 구조로, 롯데카드가 참가계약을 체결하고 기초자산을 SPC에 제공, 이후 기초자산의 관리, 운용, 처분에 의 한 수익으로 ABSTB를 상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우리럭키제일차 유동화 계획의 경우 교보증권이 SPC 전반적인 업무를, 우리종합금융이 자산관리를 맡아 운용하고 있다. 롯데카드와 LG화학이 신용공여한 점을 감안해 신평사들은 해당 ABSTB의 신용도를 A1으로 책정했다.
LG화학이 자산 유동화 조달 시장의 문을 두드린 건 1년 만이다. LG화학은 2008년 이후 좀처럼 활용하지 않았던 자산 유동화를 통한 자금 조달을 코로나19가 터진 2020년과 2021년 적극 활용했다. 다만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력을 통해 이를 곧바로 상환했으며 지난해 기준으로 새롭게 발행한 유동화 증권은 없다.
하지만 올해 대규모 투자와 업황 악화가 맞물리면서 유동화증권 시장에 다시 등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석유화학사업부문에서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면서 지난 6월부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비핵심자산의 가동 중단, 사업 철수를 넘어, 지분 매각 등으로 현금화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실제로 전북 익산에 위치한 양극재 공장(600억원), 생명과학부문 체외진단용 의료기기사업부(1500억원), LG에너지솔루션 지분 2%(약 2조원) 등의 매각을 결정하기도 했다.
반면 양극재 등 경상 및 신규사업 투자에는 연간 조단위 투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LG화학은 지난해 여수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ABS) 공장 증설과 구미 양극재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각각 5000억원씩 총 1조원을 투자했다. 올해 1분기에는 신약 파이프라인 역량 확보를 위해 미국 항암신약기업 아베오(AVEO) 지분 100%를 7011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올해 석유화학 부문에 1조4000억원, 첨단소재(양극재) 분야에 1조3000억원, 기타부문에 1조3000억원 수준의 투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진홍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LG화학에 대해 "대규모 투자 부담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지표 1.5배를 상회하며 신용등급 하향 변동 요인을 충족할 것으로 본다"며 "다만 외부자금조달, 비핵심사업 정리, 자회사 지분매각 등 비차입 조달을 선행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차입금 증가 폭을 제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LG화학이 비차입 조달 방안을 적시에 이행할 경우 중기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현금창출력 확대에 기반해 양호한 EBITDA마진(15%) 등의 지표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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