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진단] [영원무역] ② 달리는 성래은 뒤쫓는 성가은, 승계판 뒤집을까

입력 : 2023.07.07 13:00:10
제목 : [유통진단] [영원무역] ② 달리는 성래은 뒤쫓는 성가은, 승계판 뒤집을까
영원아웃도어, 코로나19 이후 상승곡선…업계 1위 노스페이스 효과 '톡톡'

[톱데일리] 영원무역그룹이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유력한 후계자로 성기학 회장의 차녀인 성래은 영원무역 부회장이 지목 받고 있다. 다만 아직 승계 구도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삼녀 성가은 영원아웃도어 부사장이 낼 성과에 따라 판이 바뀔 가능성도 존재한다. 성 부사장이 경영 성과를 앞세워 앞으로의 승계 구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지배력 앞선 성래은…성가은, 영원아웃도어 성과 '촉각'

영원무역그룹 지주사 영원무역홀딩스는 창업주인 성기학 회장이 지분 16.77%, 2세 중에선 성래은 부회장만 유일하게 0.0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처음에는 장녀 성시은 영원무역 이사(사회환원 담당, 미등)가 그룹 최상위에 위치한 와이엠에스에이 사내이사로 선임(2011년)되면서 가장 먼저 주목 받았으나, 2018년 와이엠에스에이 이사직에서 내려오면서 후계구도에서 멀어진 분위기다. 이 과정에서 2017년 성기학 회장이 성래은 부회장에게 와이엠에스에이 대표이사 자리를 넘겼고, 업계에서 성래은 부회장 쪽으로 승계 무게 추가 기울었다는 평가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다.

하지만 승계 구도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판이 뒤집힐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성가은 부사장이 최근 몇 년간 그룹 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가운데, 향후 경영 성과에 따라 승계 구도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1981년생인 성가은 부사장은 미국 웨이즐리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2004년 영원아웃도어(전 골드윈코리아)에 입사했다. 이후 광고와 홍보 마케팅을 총괄하며 회사 내 경험을 쌓았고, 2016년부터 대표 브랜드 '노스페이스'의 내수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 언니와의 후계구도에 더욱 불이 붙은 모양새다. 성래은 부회장이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도 같은 해다.

성 부 사장의 승진은 영원아웃도어 실적 성장에서도 답을 찾을 수 있다.

영원아웃도어는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아웃도어 유행이 사그라 들면서 우울한 분위기였다. 2014년 매출액 5320억원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업계 흐름이 바뀌면서 2015년 매출이 3802억원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521억원에서 330억원으로 줄면서 수익성도 악화했다.

코로나19 이후엔 분위기가 달라졌다. 보복 소비 수혜를 받으면서 영원아웃도어도 반등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영원아웃도어는 2021년 매출액 5444억원을 기록하며 6년 만에 다시 5000억원대 매출을 회복했다. 지난해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며 외형과 내실을 모두 챙기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영원아웃도어는 매출 7639억원, 영업이익 1825억원을 내며 각각 전년 대비 40.3%, 37.1% 증가한 실적을 냈다.


◆ 노스페이스, 연장 계약…'고프코어 유행' 1위 입지 굳힐까

영원아웃도어는 최근 대표 브랜드인 노스페이스와의 계약이 연장되면서, 성장세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말 영원아웃도어는 노스페이스 상표권을 갖고 있는 일본 골드윈과 협상을 거쳐 라이선스 계약 기간을 오는 2029년 12월 31일로 연장했다.

증권가에서는 영원아웃도어가 올해 노스페이스 성과를 기반으로 연매출 9053억원, 영업이익 2120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실화할 경우 전년 대비 각각 15.9%, 24.7% 성장한 수치다. 특히 최근 패션업계 내 고프코어(아웃도어를 일상복으로 활용하는 패션)룩이 유행하고 있어 노스페이스가 아웃도어 1위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형권훈 SK증권 연구원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등산, 캠핑 등 아웃도어 의류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지난해 F/W 시즌부터 고프코어 패션이 유행하고 있다.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가 이로 인한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고프코어 패션의 대표적인 의류 제품은 바람막이로, 봄과 가을의 매출이 추가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다만 후발주자 브랜드의 가파른 성장세는 1위 수성을 노리는 영원아웃도어가 견제해야 하는 부분이다. 패션업계 흐름에 따라 아웃도어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내셔날지오그래픽은 지난해 매출이 3712억원으로 전년 대비 28%가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디스커버리도 매출이 22.5%가 증가한 4407억원을 기록했다.

영원아웃도어 관계자는 "그룹 내 승계 문제는 특정 주주차원에서의 의사 결정 문제이기 때문에 따로 드릴 말씀은 없다"며 "영원아웃도어는 최근 몇 년간 꾸준한 성장세로 경쟁사와의 격차를 넓혀가고 있다. 앞으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ing@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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