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통신 무덤' SNS 시장 진출한 까닭은

입력 : 2023.07.13 14:56:12
제목 : LG유플러스, '통신 무덤' SNS 시장 진출한 까닭은
'베터' 100만 이용자 확보 선언…SKT·KT 포기한 시장에 도전장

[톱데일리] 최근 각종 분야에서 플랫폼 저변을 넓히는 LG유플러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나섰다. 고객 경험 중심 플랫폼 확장 전략의 일환이지만, SNS 분야는 특히 통신사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영역인 만큼 앞으로 뛰어넘어야 할 허들도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LG유플러스는 13일 서울 중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출시한 SNS '베터(BETTER)'의 초기 성과를 공개하고 향후 서비스 성장에 대한 청사진을 발표했다. 베터는 올해 3월 LG유플러스가 출시한 SNS로 1000 자 이내 글을 공유하며 일상 기록에 특화된 기능을 목표로 개발됐다.

LG유플러스는 베터가 MZ세대에 특화된 SNS라고 설명했다. MZ세대들이 일상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목적과 방식에 대해 지속 분석한 후, SNS 활동 유형을 퍼스널브랜딩, 취향 표현, 목표 달성을 통한 성취감, 자신을 돌보기 위한 기록 등으로 확인하고 이를 베터 개발 과정에 적용했다.

아직 시장 내 베터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베터는 지난 8일 기준 출시 100일 동안 게시된 글이 3만5419건에 불과했다. 가입자는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서비스 콘셉트가 비슷한 메타(구 페이스북)의 신규 SNS '스레드'가 출시 5일 만에 글로벌 가입자 1억명을 모은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다만 LG유플러스는 베터의 활성이용자당 1일 기록수가 1.53개, 평균 체류시간이 11분인 점 등의 지표를 함께 볼 때 고무적인 성과라 평가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타깃층으로 잡은 2535 고객들에서 점차 이용자층을 넓혀 향후 3년 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00만명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다.

베터 개발 과정에서 인건비 외 특별한 비용은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LG유플러스는 플랫폼 개발을 전담하는 '인피니스타' 조직을 꾸리고 플랫폼 개발자들을 외부에서 대거 영입했다. 개발을 외주로 맡기지 않고 자체 조직에서 개발한 데다 특별한 마케팅도 집행하지 않아 비용을 절감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추가 예산을 들이지 않은 만큼 아직까지 서비스 완성도는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틱톡, 유튜브 쇼츠 등 숏폼 영상이 대세인 상황에서 베터는 글과 사진 위주로만 게시물을 취급하는 데 그치고, 커뮤니티 활동 기능이나 콘텐츠 추천에 대해서도 현재로선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귀현 LG유플러스 통신라이프플랫폼 담당은 "인건비 외에는 LG유플러스의 신사업 치고는 거의 투자금액이 없었고 마케팅도 최소화 하고 있다"며 "투자 금액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자생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고 있으며 수익이 나더라도 플랫폼 생태계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영 LG유플러스 라이프스쿼드 프로덕트매니저(PM)는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그러듯이 서비스 초기 단계에서 마케팅을 크게 하거나 트래픽이 많은 타깃으로 무리하게 확대하면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된다"며 "적은 인력으로 스타트업처럼 시작하는 단계로 영상은 조만간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고객의 불편사항을 지속 청취하며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앱 출시 이후 게시판에 해당하는 '보드'와 기록을 배열해 새로운 콘텐츠를 발견할 수 있도록 홈 화면을 개편했고 기존에 적용된 목표 달성, 소셜 공유, 소통 기능 외에도 팔로우 탭, 키워드별 검색, 알림 기능 등을 추가하며 개선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가 베터를 출시한 건 플랫폼 강화 중심의 탈통신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LG유플러스는 앞서 지난해 9월 'U+3.0' 비전을 선언하고 4대 플랫폼 중심의 기업으로 전환해 비통신 매출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4대 플랫폼 전략 중 베터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에 속한다.

실제 LG유플러스는 최근 부쩍 플랫폼 확장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기존 영·유아 교육플랫폼 '아이들나라'를 개편한 이후 놀이플랫폼 확장의 일환으로 스포츠 종합 포털 '스포키(Sporki)'를 선보였다. 최근엔 메타버스 기반 '키즈토피아', '메타슬랩', 전기차 충전 서비스 '볼트업'도 공개했다.

이같은 사업 방식의 변화는 LG그룹의 경영 변화와도 맥락을 함께 한다. 최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래 신사업 동력 확보를 주문하자, 지난 12일 LG전자는 사업 방식의 대전환을 선언하고 고객 경험 기반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재도약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의 베터 출시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그간 통신사들이 SNS 진출에 나섰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016년 재능 공유 플랫폼을 표방한 SNS '히든'을 출시했지만 1년도 가지 못하고 사업을 종료했다. 비슷한 시기 KT도 10대 전용 익명 SNS '텐잼(10JAM)'을 출시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김귀현 담당은 "통신 사에서 SNS를 만들어서 안된 사례들이 많기 때문에 서비스를 개발하기 전에 많이 분석했다"며 "기존 방식으로는 안되는 것을 알기에 일하는 방식을 바꿔 사장 직속으로 외주가 아닌 인아웃 방식의 조직을 구성했고 플랫폼 개발자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현재 인피니스타에 소속된 인원은 170여명으로 그중 50% 상당이 외부에서 영입됐다. 네이버, 카카오, 쿠팡, 배달의민족, 엔씨소프트, 마켓컬리 등 국내 플랫폼으로 성장한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인력을 데려왔다. 베터 개발진들도 기존 LG유플러스 직원이 아닌 모두 외부 영입 인사로 구성됐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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