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AMD가 끌어올린 뉴욕증시…나스닥·필라델피아반도체 급등 [월가월부]

김인오 특파원(mery@mk.co.kr)

입력 : 2023.01.24 07:19:07
23일 미국 주요지수 동반 상승
반도체지수 5%·나스닥 2%↑

테슬라 주가 향방, 25·27일 눈길

마이크로소프트, AI투자발표에
첨단 반도체 관련주 기대 몰려


23일 뉴욕증시 마감


미국 뉴욕증시에서 전기차 관련주와 반도체 주가가 또 다시 급등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기술주 중에서도 전기차와 반도체는 한국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개인 투자자 선호 업종으로 꼽히는데요. 경제 침체에 따른 기업 실적 둔화 압박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유지’ 입장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기술주를 중심으로 앞다퉈 저점매수에 나서자 뉴욕증시도 상승 마감했습니다.

23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기준) 뉴욕증시에서는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동반 상승해 거래를 마쳤습니다. 상승폭이 큰 순서대로 보면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와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종합주가지수가 직전 거래일보다 각각 5.01%, 2.01% 올라섰습니다. 이어 중소형주 중심인 러셀2000 지수가 1.25% 올랐고 대형주 중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각각 1.18%, 0.76% 상승 마감했습니다.

다만 저점 매수세 유입에 비해 시장 변동성 지수는 소폭 하락했습니다.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직전 거래일보다 0.2% 하락한 19.81 을 기록했습니다.

23일 테슬라 주가


종목별로 보면 특히 전기차 테슬라(TSLA ↑7.74%) 를 비롯해 첨단 반도체 설계업체인 어드밴스드 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9.22%) 및 엔비디아(NVDA↑7.59%)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졌습니다.

레오 코구언 트위터


우선 테슬라의 경우 한 개인 투자자가 지난 주 주식 대량 매수에 나서겠다고 선언하면서 추종 매수세를 끄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20일 중국계 투자자인 레오 코구언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번 달 테슬라 주가를 150만 주 추가 매수 했으며 오는 27일에 100만 주를 더 사들일 것”이라고 언급했는데요. 코관은 테슬라 개인 투자자들 중에서는 주식 보유 규모 3위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이밖에 지난 주말 작년 4분기 유럽 대형 자산운용사의 테슬라 투자 소식도 매수세를 자극했습니다. DNB 자산운용은 해당 분기에 테슬라와 플러그파워(PLUG ↑9.69%) 주식을 대량 매수한 반면 GM 주식은 매도해 보유 비중을 줄였다고 SEC에 신고하기도 했습니다.

전기차 대장주 격인 테슬라는 오는 25일 장 마감 직후에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팩트셋 집계를 보면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작년 4분기 비일반회계기준 EPS가 1.15달러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자동차 시장은 인플레이션과 소비 심리 둔화가 리스크로 부각됐지만 자동차 시장 내에서 전기차는 꾸준히 비중을 늘리면서 지난 해 들어 처음으로 전기차 비중이 10%를 넘어섰습니다.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25일 실적 발표 자리 혹은 오는 3월 1일 투자자들의 날에서 사이버 트럭 출시 등등에 대한 언급을 할 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23일 amd 주가


 한편 AMD 와 엔비디아 주가가 급등한 배경은 반도체 저점매수 심리 외에 마이크로소프트(MSFT ↑0.98%↑)가 인공지능(AI)개발업체인 오픈AI에 또 다시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한 점입니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는 회사 블로그 등을 통해 “앞으로 수년 간 오픈AI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AI혁신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금액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100억 달러 혹은 이를 살짝 밑도는 규모의 초대형 투자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앞서 2019년과 2021년에도 오픈 AI에 파트너십 투자를 한 바 있습니다. 오픈AI는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인 오픈AI와 기계 학습 모델 Dall-E 를 개발해 지원하는 비상장기업입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는 24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합니다.

월가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번 투자에 기대감을 표하면서 지난 해까지는 부진했던 첨단 반도체 기업들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주로 AI와 데이터센터, 스마트폰 용 반도체 설계 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해당 분야 대장주인 AMD와 엔비디아 뿐 아니라 아날로그 부문의 모노리식 파워시스템스, ON세미컨덕터 등이 매수세를 끌어모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일례로 시티그룹의 에이티프 말릭 연구원은 지난 주 고객 메모를 통해 “챗GPT 상용화가 이뤄지면 AI 컴퓨팅용 반도체에 강한 엔비디아가 앞으로 12개월 안에 30~110억달러 추가 매출을 올릴 것”이라면서 “지난 해 전반적으로 반도체 부문이 극도로 부정적이었지만 10월에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영국계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스의 블레인 커티스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라이벌인 AMD 는 AI 워크로드를 실행하는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칩 부문에서 매출을 늘릴 것”이라면서 “AMD를 비롯해 퀄컴(QCOM ↑6.62%)과 스카이웍스 솔루션스(SWKS ↑6.36%) 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20일 트루이스트 증권의 윌리엄 스테인은 고객 메모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여전히 반도체 성과가 부진할 수 잇기 때문에 멀리봐야 한다”면서 “아날로그 칩 부문에서는 모놀리식(MPWR ↑7.73%)과 ON세미컨덕터(ON ↑6.85%)가 잠재력을 보일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날 채권 시장에서는 미국 국채 가격이 떨어지면서 수익률이 상승했습니다. 대표적인 단기물인 3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직전 거래일보다 1bp(=0.01%p)오른 4.73 %,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7bp 오른 4.21%, 시중 장기 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bp오른 3.52% 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같은 날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 가치가 강보합으로 거래됐습니다. 주요 6대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후 5시 6분 기준 0.01% 오른 102.02 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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