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효성화학] 안심하기 이른 '트리거 발동' 위험
입력 : 2023.07.19 08:30:07
제목 : [위기의 효성화학] 안심하기 이른 '트리거 발동' 위험
베트남 사업 순손실 이어지는데, 약정 내용은 점점 까다로워져
조단위 신디케이트론 약정사항 일부 위반…조기상환 부담↑[톱데일리] 재무 위기를 겪고 있는 효성화학이 채무 조기상환 위험에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신디케이트론의 약정 사항을 위반한 상황이라, 기한이익상실(만기일 전 조기상환) 트리거(Trigger, 방아쇠)가 발동할 경우 조단위 자금을 일시에 상환할 가능성에 놓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할 효성화학의 유동자산, 현금성자산 규모가 충분치 않은 점도 우려되는 부분으로 거론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회사채 2910억원, 베트남 법인(효성비나케미칼, Hyosung Vina Chemicals Co., Ltd.) 신디케이트론 1조676억원 등에 대해 채권단과 재무지표를 일정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약정사항을 체결했다.
회사채 사채관리계약의 경우 아직 위반사항이 발생한 부분은 없다. 효성화학은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공모사채 2-2, 4-2, 9-1, 9-2회차 등 총 2910억원 규모의 회사채에 대해 부채비율 별도기준 500% 유지(이행상황 319.95%), 지급보증 및 담보건 채무 합계액이 자기자본 300% 이하 유지(180.86%), 자산처분 제한(이행), 지배구조 변경 제한(이행) 등의 조항들을 충족하고 있다.
다만 종속회사인 베트남 법인의 채무들은 상황이 다르다. 베트남법인은 2019년부터 신디케이트론을 통해 조단위 필요자금을 조달했다. 신디케이트론이란 다수의 금융기관이 동일한 조건으로 중장기성 자금을 기업에 빌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효성화학의 종속회사, 효성비나케미칼은 2019년 1차 신디케이트론으로 6억3900만달러(8054억원), 2020년 2차 신디케이트론으로 2억800만달러(2622억원)를 조달했다.
문제는 채권단과 체결한 신디케이트론 약정사항들 가운데 일부 위반사항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효성화학은 채권단과 별도 부채비율 400% 미만 유지, 종속기업(효성비나케미칼) 연도말 순부채/상각전영업이익(EBITDA) 일정 수준 유지 등을 이행하기로 약속했다.
효성화학은 2021년과 2022년 이 같은 신디케이트론 약정사항을 위반했다. 효성비나케미칼은 EBITDA 대비 순부채를 2021년 4.8배, 2022년 4배, 2023년 3배, 2024년 2배, 2025년 2배 수준을 유지키로 했지만, 2021년과 2022년 모두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대주단들이 위반사항에 대해 권리포기증서를 제출하면서 조기상환 이슈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다만 앞으로도 트리거가 발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할 수는 없다. 순부채/EBITDA 유지 조건은 점차 까다로워지는데, 효성비나케미칼의 해당 지표들은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주단과 약정사항을 재조정한다고 할지라도, 금융회사가 배임 이슈에서 자유로울 정도로 효성화학이 수수료(Waiver Fee, 포기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비용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견된다.
효성비나케미칼의 부채 규모는 2019년 5000억원, 2020년 9290억원, 2021년 1조5508억원, 2022년 1조7794억원, 2023년 1분기 1조8451억원으로 매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반면 효성비나케미칼은 본격적인 가동으로 실적 창출을 예상했던 지난해 3137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올해 1분기 역시 640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베트남 공정 수율 이슈로 공장 가동과 보수가 번갈아 발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순손실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악화되면 효성화학의 자체 부채비율도 안심하기 어려워진다. 차입을 일으켜 효성비나케미칼에 자금을 또 다시 투입해야 하는 경우 별도 기준 부채비율이 400%, 500%를 넘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트리거 연쇄 발동도 가능할 수 있다.
최근 신용등급 하락과 연결 기준 9000%대 부채비율이라는 이미지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말 'A0/안정적'에서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여기에 지난 6월에는 베트남 법인 경영 악화, 자체 석유화학 사업 업황 악화로 신용등급이 'A-'로 하락했다. 등급전망은 '안정적'을 유지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처할 만큼 유동성이 충분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상환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효성화학의 현금성자산(별도 기준)은 올해 1분기 기준 2090억원이다. 유동자산 전체로 보면 지난 1분기 기준 효성화학은 6582억원의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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