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연이은 반도체 투자…복안은

입력 : 2023.08.03 14:33:13
제목 : 현대차그룹, 연이은 반도체 투자…복안은
캐나다 토론토 소재 '텐스토렌트'에 5000만달러 투자 자율주행 등 중장기 목표 달성 위한 기술 보완 수반

[톱데일리] 현대자동차그룹이 반도체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그룹 내 사업 부문의 병합, 반도체개발실 신설 외 스타트업 등 외부 업체에 대한 전략적 투자에도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그룹 차원에서 기치로 내건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 체제 전환을 위한 핵심 요소인 만큼, 결여된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그룹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Tenstorrent)'에 5000만달러(한화 약 642억원)를 투자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3000만달러(한화 약 385억원), 2000만달러(한화 약 257억원)를 담당했다. 이는 텐스토렌트가 모집한 투자금(1억 달러) 가운데 50%에 해당한다.

현대차그룹이 투자에 나선 배경에는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요소인 반도체 역량 강화란 과제가 자리한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하드웨어 못지 않게 소프트웨어의 중요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달리는 컴퓨터'라 불릴 만큼 현재와 향후 출시될 자동차에는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등 미래 모빌리티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러한 점에 착안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기술 확보를 주문하고 있다. 정 회장은 "그룹이 추구하는 미래 최첨단 상품의 경쟁력은 AI를 비롯한 원천기술 확보 여부에 달려있다"고 피력해왔다. 그가 지난달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인텔'의 아일랜드 캠퍼스를 방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미래 모빌리티기업으로의 전환을 기치로 내세웠지만 아직 갈 길은 먼 상황이다. 글로벌 주요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역량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펼치고 있는 방편 중 하나가 기술 개발 관련 투자다. 자체적 기술 개발 관련 투자 외 스타트업 및 연구기관 대상 전략 지분 투자를 병행하는 구조다. 자동차업계 내 '후발주자'였던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전략적 지분 투자를 통해 부족한 역량을 보완해왔다.

최근에는 반도체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2020년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트론 반도체 사업 부문을 합친 데 이어 차량용 반도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보스반도체'에 투자한 게 일례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는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설립한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제로원 2호펀드를 통해 지난해 8월 보스반도체에 투자했다. 이어 올해 6월 2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실시했다. 해당 투자는 기업가치 산정이 어려운 스타트업에 투자금을 우선 제공하고, 후속 투자 유치 시 산정된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투자자의 지분을 결정하는 '조건부지분인수계약'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텐스토렌트 투자 역시 연장선상에서 해석된다.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텐스토렌트는 지난 2016년 설립됐다. 애플 아이폰에 쓰이는 'A칩' 등 고성능 반도체 설계를 비롯해 테슬라에서 자율주행 반도체 설계 작업을 이끈 짐 켈러 최고경영자(CEO)가 이끌고 있다.

반도체 설계전문(팹리스)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텐스토렌트는 자체 개발한 AI 관련 지적재산권(IP)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텐스토렌트의 중앙처리장치(CPU), 신경망처리장치(NPU) 설계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자동차 및 미래 모빌리티 관련 맞춤형 반도체를 공동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NPU 기반 AI 반도체는 자율주행 기술을 실생활에 활용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도로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상황을 자동차가 스스로 해석하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NPU는 데이터 여러개를 동시에 처리하는 병렬연산을 수행한다.

자율주행은 정 회장이 그룹의 미래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피력했던 분야기도 하다. 정 회장은 올해 초에도 "현재 자동차에 약 200~300개의 반도체 칩이 들어있다면 레벨4 자율주행 단계에서는 2000개의 반도체 칩이 들어갈 것"이라며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개발과 그룹 내 관련 기술 내재화를 강조했다.





톱데일리
권준상 기자 kwanjjun@topdaily.co.kr

해당 기사는 톱데일리(www.topdaily.kr)에서 제공한 것이며 저작권은 제공 매체에 있습니다. 기사 내용 관련 문의는 해당 언론사에 하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True&Live 증시뉴스 점유율1위, 인포스탁(www.infostock.co.kr)

기사 관련 종목

02.05 15:30
현대차 204,500 3,500 +1.74%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2.06 07:57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