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2차전지에 이어 이번에는 초전도체 테마주 광풍에 휩싸였다. 아직 상온 초전도체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상용화 가능성은 미지수다. 또 국내에 실제로 수혜를 입는 기업이 있을지도 불분명해 투자에 유의하라는 경고 목소리가 높지만 '묻지마 베팅'을 하는 투자자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6거래일 동안 초전도체 테마주는 평균 2배 이상 주가가 급등했다. 상온·상압 초전도체 논란이 시작된 지난달 27일 이후 이달 3일까지 코스닥 상장사 서남의 주가는 3배 넘게 올랐다.
거래량 증가는 더 폭발적이다. 서남의 최근 5거래일간 일평균 거래량은 1680만건으로 직전 한 달 평균인 44만건보다 38배 많다. 같은 기간 덕성의 하루 평균 거래량도 879만건으로 176배 뛰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덕성은 신소재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주력 사업은 의류, 가구, 정보기술(IT) 소재 등에 사용되는 합성피혁 제조업이다. 지난 3월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덕성은 초전도 연구소를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최근 5년간 초전도체와 관련한 연구개발 실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신성델타테크는 퀀텀에너지연구소의 지분을 보유한 엘앤에스벤처캐피탈을 비상장 자회사로 두고 있어 관련주로 분류되고 있지만 주력 사업 부문은 초전도체와 거리가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서남의 매매거래가 4일 하루 정지된다고 장 마감 후 공시했다. 덕성과 모비스도 4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한다고 3일 공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