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家 승계 경영] [농심] ② '2세 과제' 계열분리, 속도 낼까

입력 : 2023.01.27 14:07:44
제목 : [유통家 승계 경영] [농심] ② '2세 과제' 계열분리, 속도 낼까
2021년 우일수산 분리해 대기업 집단 제외 경험…'메가마트·율촌화학' 주목

[톱데일리]
농심이 3세 승계를 위한 준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2세 경영 체계 아래 계열분리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지난해 농심이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망에 들어가게 된 만큼,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계열분리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농심은 고(故) 신춘호 명예회장 작고 이후 3형제를 중심으로 2세 경영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장남 신동원 회장이 그룹의 중심인 농심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차남 신동윤 부회장과 차남 신동익 부회장이 각각 계열사 율촌화학, 메가마트를 운영하는 구도가 구축돼 있다.

최근 농심이 신동원 회장의 장남 신상렬 상무를 중심으로 3세 승계 준비에 한창인 가운데 2세들의 남아있는 경영 과제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업계에서는 농심의 3형제가 계열분리를 진행할 것이라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해 초 농심이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되면서 계열분리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농심은 2021년 말 기준 자산총액 5조500억원으로 집계되면서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농심이 대기업 명단에 포함된 것은 자산 기준이 2조원에서 5조원으로 조정된 이후 14년 만이다.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된 농심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주요 경영사항 공시 의무와 일감 몰아주기, 사익편취 금지 규제를 받게 됐다. 과거부터 농심이 계열사의 높은 내부거래 의존도로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의혹을 받아온 만큼, 규제 대상에 벗어나기 위해 계열분리를 진행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농심은 이전에도 계열분리를 통해 대기업 집단 지정을 피했던 경험이 있다. 2021년 농심은 조미식품·어육제품 제조업체 우일수산에 대한 계열 분리를 신청했고, 결과적으로 약 7000억원 자산을 보유하고 있던 우일수산을 분리시키면서 공정거래위원회 감시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향후 농심이 계열분리를 진행할 경우 신동익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메가마트가 우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메가마트는 2021년 말 기준 자산총액 8875억원으로, 이 계열사가 분리된다면 농심은 대기업 집단에서 제외될 수 있다.

메가마트는 그룹 내 지분 관계도 비교적 간단한 편이다. 신동익 부회장이 메가마트 지분 56%를 보유하고 있으며 신동원 회장과 신동윤 부회장이 갖고 있는 직접 지분은 없다. 신동원 회장과 신동윤 부회장은 자회사 엔디에스 지분을 각각 15%, 11%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부분을 정리하면 계열분리가 가능하다.

지난해 신동익 부회장의 행보를 두고 계열분리를 위한 준비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신동익 부회장은 지난해 6월 최대주주로 있는 메가마트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면서 23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다. 또한 메가마트는 자회사인 호텔농심을 정리하면서, 농심과의 내부거래 비중 줄이기에 나섰다. 2021년 기준 호텔농심의 매출 268억원 가운데 48%가량이 농심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이뤄졌다.

또한 신동익 부회장은 지난해 8월부터 9월까지 약 두 달간 5번에 걸쳐 농심 지분을 처분했다. 이전까지 총 15만주의 농심 주식을 갖고 있던 신동익 부회장은 연이은 매각으로 13만5800주로 보유 주식이 약 10%가 줄어들었으며 지분율은 2.47%에서 2.23%로 하락했다.

메가마트가 독립을 위한 밑그림을 그려가고 있는 가운데 신동윤 부회장의 율촌화학도 계열분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율촌화학이 계열분리를 진행한다면 농심홀딩스가 보유한 율촌화학 지분(3.18%)과 신동윤 부회장이 갖고 있는 농심홀딩스 지분(31.94%)을 맞교환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과거에도 비슷한 절차가 진행된 적이 있다. 2017년 신동윤 부회장은 농심홀딩스 지분 6.51%를 신동원 회장과 그의 장남 신상렬 상무에게 매각했으며, 같은 날 농심홀딩스는 율촌화학 지분 8.58%를 신동윤 부회장에 넘겼다. 지분 맞교환으로 신동윤 부회장은 율촌화학 지분이 5.10%에서 13.93%로 확대하면서 지배력을 더욱 높였다.

다만 농심 측은 계열분리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농심 관계자는 "계열분리는 앞으로도 계획이 없다"며 "각 회사별로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는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ing@topdaily.co.kr

해당 기사는 톱데일리(www.topdaily.kr)에서 제공한 것이며 저작권은 제공 매체에 있습니다. 기사 내용 관련 문의는 해당 언론사에 하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True&Live 증시뉴스 점유율1위, 인포스탁(www.infostock.co.kr)

기사 관련 종목

04.08 15:30
농심 391,500 3,500 -0.89%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4.09 08:34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