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에…은행업계 '디마케팅' 이유있는 행보
김우연
입력 : 2023.08.28 17:20:46
입력 : 2023.08.28 17:20:46
【 앵커멘트 】
은행들이 지난달 출시한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을 줄이고 있습니다.
연령제한을 두거나 아예 판매를 중단하는 등 이른바 디마케팅 행보에 나선 것인데요.
차주의 부담을 덜 것이라 기대를 모았던 초장기 주담대를 왜 축소하게 된 것인지, 김우연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은행업계는 지난달 만기를 50년으로 늘린 주택담보대출을 공개했습니다.
상환기간이 길 수록 매월 나가는 원리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고금리 차주들의 부담을 덜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은행업계는 최근 50년 만기 주담대에 연령제한을 두는 디마케팅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수협은행과 카카오뱅크는 지난 25일부터 만 34세 이하 대출자에게만 50년 만기 주담대를 승인하고 있습니다.
아예 판매를 중단한 은행도 등장했습니다.
농협은행은 이달 31일까지만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판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시중은행들 역시 연령제한과 판매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은행들의 이같은 행보는 금융당국이 이달 초 50년 주담대를 가계대출 증가 원인으로 지목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50년 만기 주담대는 길어진 만기로 매달 상환액이 줄어들지만, DSR 규제를 우회하는 수법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당국은 50년 만기 주담대에 연령제한을 두는 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은행들이 이를 선제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대출 문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대출잔액은 오히려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5대 시중은행의 50년 만기 주담대 잔액은 지난 24일 기준 약 2조 8천억원.
출시월인 7월말 8천650억을 감안하면 출시 한달만에 무려 2조원 이상이 증가한 것입니다.
금감원은 늘어나고 있는 50년 만기 대출 잔액과 관련해 오는 10월까지 은행들을 현장점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를 관리할 필요는 있지만,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위해서 과도한 규제로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
▶ 인터뷰(☎) : 이정환 / 한양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
- "(가계부채를) 어느 정도 관리는 필요하지만 은행을 너무 제약을 많이 가하게 되면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좀 수축이 되고요. 부동산 PF까지 영향을 미칠 수가 있기 때문에 미세 조정 같은 걸 통해서 적절하게 운용을 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주택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 조정이 부동산 경기와 가계부채에 어떤 결과로 돌아올 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김우연입니다.
[ 김우연 기자 / kim.wooyeon@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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