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진단] [신송식품] ③ 베일 가려진 신송지티아이, 오너일가 셈법은

입력 : 2023.08.29 15:48:21
제목 : [유통진단] [신송식품] ③ 베일 가려진 신송지티아이, 오너일가 셈법은
홀딩스 중심 2세 지분승계 마무리 3년 만에 옥상옥 구조로 재편 조승현·승우 형제, 보유 홀딩스 지분 전량, 지티아이에 현물출자 그룹 지배력 유지·공시의무 등 제약요인은 ↓…배당효과도 '쏠쏠'

[톱데일리] 신송그룹은 신송홀딩스를 주축으로 산하에 신송식품과 신송산업을 자회사로 둔 지주사 체제다. 외관상 지주회사 형태를 띄고 있지만 그룹을 지배하는 실세는 '신송지티아이'다. 신송지티아이가 그룹을 지배하기까지의 과정과 이후의 행보를 짚어보면, 오너일가가 왜 지주사 위 옥상옥 구조의 지티아이를 앞세웠는지 셈법이 고스란히 투영된다.

◆신송홀딩스→신송지티아이로의 지배구조 선회

신송그룹은 지난 2012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신송홀딩스를 지배구조 상단에 배치했다. 이후 오너일가의 지분 승계 작업에도 속도가 붙었다. 지분의 이동은 친인척간 증여로 이뤄졌다. 오너2세(조승현, 조승우)들은 부친인 조갑주 창업회장과 친인척들로부터 신송홀딩스 지분을 수증하면서 지분율을 점증했다.

조갑주 창업회장의 장남 조승현 씨는 2015년 말 친인척으로부터 신송홀딩스 지분 16.5%(195만6360주)를 증여받아 보유 지분율을 3.47%(41만32주)에서 20.01%(236만6392주)로 대폭 늘렸다. 같은 시기 차남 조승우 씨는 친인척으로부터 신송홀딩스 지분 약 0.3%(3만4610주)를 1주당 8480원에 시간외매매로 양수하면서 보유 지분율을 2.5%(29만5740주)에서 2.79%(33만350주)로 소폭 끌어올렸다.

오너 2세로의 지분승계는 2018년 초에 완성된다. 조갑주 창업회장이 그 해 3월 차남 조승우 씨에게 신송홀딩스 지분 8.45%(100만주)를 증여하면서 조 창업회장의 신송홀딩스 지분율(18.57%)이 장남 조승현 씨(20.01%)보다 낮아진 까닭이다. 창업회장은 이듬해 조승현 씨에게 신송홀딩스 지분 약 13.3%(157만6640주)를 추가 증여한다. 이로써 조갑주 창업회장의 신송홀딩스 지분율은 5.24%(62만주)로 크게 감소했고, 장남 조승현 씨(33.34%)와 차남 조승우 씨(11.25%)에 이은 3대주주로 자리를 바꿨다.



◆ 지주사 지분 '0'→두 달 만에 그룹 정점

오너 2세로의 지분 승계가 완성된 것처럼 보였던 신송그룹의 지배구조는 불과 3년 만에 재편된다. 지배구조의 주축이 신송홀딩스에서 신송지티아이로 이동하면서다.

조갑주 창업회장의 장남 조승현 씨와 차남 조승우 씨는 보유하고 있던 신송홀딩스 지분을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신송지티아이에 현물출자한다. 신송지티아이는 오너 2세들 소유의 회사였다.

2021년 5월 조승현, 조승우 씨가 각각 신송홀딩스 지분 12.05%, 4.07%를 신송지티아이에 현물출자하면서 신송지티아이는 단숨에 지주사 신송홀딩스의 2대주주에 올랐다. 후속작업은 발 빠르게 진행됐다. 형제는 한 달 뒤 신송홀딩스 잔여 지분을 신송지티아이에 추가 출자한다. 이전까지 신송홀딩스 보유 지분이 전무했던 신송지티아이는 두 달여 만에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오르게 된다. 오너 2세→신송지티아이→신송홀딩스→신송산업·신송식품 등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지배구조가 마련된 셈이다. 현재 신송지티아이(조승현 약 74.31%, 조승우 25.07%)의 신송홀딩스 보유 지분율(올해 6월 말 기준)은 44.86%(530만5982주)다.

신송지티아이는 해외진출과 무역업을 위해 지난 2007년 11월 설립됐다. 이와 달리 현재 실질적인 영업활동 내용은 없다. 사실상 '껍데기'만 존재하는 셈이다. 비상장사인 탓에 각종 공시의무 등 오너일가의 행보를 제약하는 요인도 없다. 신송지티아이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일련의 지배구조 재편 과정을 되짚어보면 오너일가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룹 지배력은 유지하면서도 각종 보고 의무에서는 자유로워 오너 2세들의 경영행보에 수반되는 제약요인이 약화하는 까닭이다.

신송그룹은 지주사 위 지배회사를 둔 배경이 특정 주주로의 쏠림현상과 안정적 경영권 관리의 목적이었다는 입장이다. 신송그룹 관계자는 "대주주 개인이 경영권을 단독으로 행사해 생길 수 있는 리스크를 방지하고, 보다 안정적인 경영권 관리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 신송홀딩스 배당 확대…오너 2세의 쏠쏠한 '현금창구'

오너 2세들은 신송지티아이를 정점으로 재편된 지배구조를 통해 쏠쏠한 현금창구를 확보하는 효과도 거뒀다. 신송홀딩스는 오너 2세와 친인척이 신송홀딩스 지분을 신송지티아이에 전량 현물출자하며 지배구조가 재편된 이후 배당 확대 정책을 폈다.



2014년부터 보통주 1주당 80원의 현금배당(2017·2018년 제외)에 나섰던 신송홀딩스는 2020년 주당 현금배당을 100원으로 올린 데 이어 2021년부터는 그 규모를 120원으로 재차 늘렸다. 해당 시점은 오너 2세들이 신송홀딩스 지분 전량을 신송지티아이에 현물출자하며 지배구조의 중심축이 변경된 시점과 맞물린다.

신송홀딩스는 지난해 순이익(연결재무제표 기준) 약 16억원 가운데 13억원을 현금배당했다. 최대주주인 신송지티아이가 신송홀딩스의 지분 약 45%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전체 배당액 중 절반에 가까운 자금을 신송지티아이가 쥐게 된다. 이는 오너 2세인 조승현 씨(약 75%)와 조승우 씨(약 25%)가 신송지티아이의 지분을 양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이 운신의 폭을 넓히는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톱데일리
권준상 기자 kwanjju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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