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기간 좀비기업 청산 효과 없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cap@mk.co.kr)
입력 : 2023.01.30 12:00:27
입력 : 2023.01.30 12:00:27
경제적 위기를 수반하는 상황 발생 시 나타나는 한계기업(좀비기업) 구조조정 등 이른바 ‘불황의 청산효과’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에는 동반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계기업 구조조정 지연은 향후 시장 비효율성 누증을 초래하고 생산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 낼 돈도 벌지 못하는 상태를 3년간 지속하면 한계기업으로 본다.
한국은행 조사국 거시재정팀 정선영 과장은 30일 ‘코로나19 이후 생산성 변화의 주요 특징 및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한 BOK이슈노트에서 “불황 시 비효율적 기업의 퇴출로 시장 효율성이 개선되는 청산효과가 이번 코로나19 위기 기간에는 동반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앞서 한은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한계기업 비중은 14.2%, 2019년 14.8%, 코로나19 발생 원년인 2020년에는 15.3%, 2021년은 14.9%를 나타냈다.
2022년 통계치는 아직 공식 집계가 안됐지만 한은은 고금리와 경영여건 악화, 정부 지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 기간 한계기업 비중이 더 커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이 추계한 지난해 한계기업 비중은 최소 16.1%, 최대 18.6%이다.
정 과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생산성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불안정한 대외여건, 백신 보급과 방역정책 완화에 따른 산업간 재배분효과 소멸, 그리고 불황의 청산효과 부재 등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산성 둔화를 심화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 생산성은 팬데믹 직후 빠르게 반등하다가 정체되는 전형적인 위기 시 경기변동적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디지털 전환’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 충격은 디지털 기술 활용도에 따라 서비스업 내 생산성 격차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디지털 집약 부문은 여타 서비스 부문에 비해 노동투입량 회복 없이도 생산능력이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정 과장은 “최근 물가 급등 기간에도 디지털 집약 서비스 부문은 높아진 생산성으로 인해 단위 노동비용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노동비용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을 일부 완화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과장은 “향후 중장기적 생산성 경로는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인한 상승효과가 팬데믹에 따른 생산성 둔화를 상쇄할 수 있을지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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