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물질 논란' 농심, 해외 사업 제동 걸리나

입력 : 2023.01.30 15:53:49
제목 : '유해물질 논란' 농심, 해외 사업 제동 걸리나
지난해 유럽에서도 제품 전량 회수 조치...'설상가상' 국내 경쟁력도 하락세

[톱데일리] 농심에 악재가 겹치고 있다. 최근 들어 수익 악화로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연이은 유해물질 검출 논란으로 해외 사업까지 타격을 입으면서 한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3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태국 식품의약청은 농심 제품 '신라면 블랙 두부김치 사발' 일부 제품의 유통을 중단시켰다. 태국 식품의약청은 해당 제품 약 3000개를 수거했으며, 발암 물질인 에틸렌옥사이드 검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조치는 최 근 대만에 수입된 제품에서 유해성분이 검출된 데에 따른 것이다. 앞서 대만 식품약물관리서는 해당 제품의 잔류농약검사에서 에틸렌옥사이드 0.075ppm가 스프에서 검출됐다고 밝혔다. 대만 식품약물관리서 측은 해당 제품의 잔류농약 허용량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제품 1000상자를 반송·폐기 조치했다.

농심 제품에 유해물질 논란이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유럽에 수출한 '해물탕면'에서는 에틸렌옥사이드가 허용 기준치인 0.05ppm의 148배가 초과된 것으로 나타났고, 유럽 국가에서는 제품 판매 중단과 전량 회수 조치를 내렸었다.

지난해에도 두 차례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 지난해 3월 이탈리아 수출 제품 '신라면 김치'에서는 에틸렌옥사이드 관련 성분인 2-CE클로로에탄올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 같은 해 7월에는 유럽 수출 제품인 '신라면 레드'에서 농약 성분인 이프로디온이 규정치 이상 나타나면서 제품은 판매 중지 조치됐다.

농심은 해외 사업 운영에 차질을 빚으면서 최근 상승세가 끊길 위기다. 농심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수출 매출액이 1496억원으로 전년 대비 22%가 증가하는 등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와중에 연이은 논란으로 악재를 맞았다.

신동원 회장의 목표 달성 과정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2021년 신 회장은 취임 당시 2025년까지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 매출 비중을 5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지난해 기준 농심은 해외 매출 비중은 30% 대로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농심은 최근 좋지 않은 분위기에 논란까지 일면서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은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2조30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9%가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58억원으로 11.8%가 감소하면서 수익 악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2분기에는 국내 사업에서 영업손실 30억원으로 1998년 2분기 이후 24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농심은 지난 몇 년간 국내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어 해외 사업의 성과가 더욱 절실하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라면 시장 내 농심 점유율은 한 때 60%가 넘었지만, 2021년 기준 53.4%로 하락했다. 또한 대표 제품인 신라면은 점유율 하락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11%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게다가 국내 라면 시장은 포화상태로 두드러진 사업 성과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라면 시장 규모는 수년간 2조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에는 농심을 포함해 오뚜기, 삼양, 팔도 등 4개 라면 제조업체 시장 규모는 2조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7%가 감소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경쟁사도 해외에 초점을 맞추면서 업계 내 경쟁은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과거부터 내수 비중이 높았던 오뚜기는 해외 매출 늘리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 멤버 진을 '진라면' 모델로 선정하고 TV, 유튜브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해외 사업 매출이 전체의 70%를 자치하는 등 이미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 제품인 '불닭볶음면'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삼양식품의 전체 매출은 2016년 3593억원에서 2021년 6420억원까지 늘었다. 지난해에는 3분기 누적 매출액 6690억원으로 이미 전년 실적을 뛰어넘으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태국 정부 쪽에서 조사 결과를 알려준다고 한 날이 지났는데, 아직 통보받은 게 없는 상태"라며 "안전하게 공급을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국가별로 유해물질 검출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 보니 생기는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관리를 더욱 강화하고 국가별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ing@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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