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추위 계절] [KB금융] 양종희 회장 내정자 앞에 놓인 과제

입력 : 2023.09.11 16:01:29
제목 : [회추위 계절] [KB금융] 양종희 회장 내정자 앞에 놓인 과제
은행·비은행 전반 걸친 높은 이해도…비은행 강화로 '리딩' 이어가나 '만년 적자' 부코핀은행 흑전 관건…"영업강화 등 정상화 속도 낼 것"

[톱데일리] 양종희 KB금융 부회장이 차기 KB금융 회장 후보로 내정됐다. 9년 만에 교체되는 수장인 데다, KB금융 역대 회장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은행장을 거치지 않은 후보가 내정자로 낙점된 만큼 KB금융 체질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둘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8일 연 회추위에서 양종희 KB금융 부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 통상 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은행장 경력이 있는 경영진들이 선임돼 온 만큼 양 부회장이 최종 후보로 선정된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일단 회추위에서는 ▲업무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 ▲KB금융 비전과 가치관 공유 ▲장·단기 건전 경영 노력 등 5가지 항목과 25개 세부 기준에 맞춰 점수를 매긴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양 내정자는 지주와 은행, 계열사 주요 경영진으로 재직하면서 은행은 물론 비은행까지 전반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양 부회장은 은행장을 거치지는 않았지만, 지주와 은행, 비은행 계열사에서 두루 경험을 갖췄다. 지난 1989년 주택은행(현 KB국민은행)에 입행해 주로 재무 관련 부서에서 일해왔다. KB금융지주 전략기획 담당 상무와 재무총괄 부사장을 지냈고, 2015년에는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주도하고 KB손해보험 대표 자리를 역임했다.

특히 KB금융 계열사에서는 이례적으로 3연임에 성공해 5년 동안 KB손보를 이끌었다. 양 부회장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KB금융의 경우 2010년 부회장직을 폐지했지만 양 부회장을 부회장 직에 올리면서 해당 직함이 다시 부활했다.

양 부회장에게 놓인 가장 큰 과제는 크게 두 가지다. 10년 가까이 KB금융을 이끌었던 윤종규 현 KB금융 회장의 가장 큰 업적인 '리딩금융' 자리를 유지하 는 것이다. 윤 회장은 회장 취임 이후 1조원대였던 그룹 순이익을 지난해 4조3900억원대로 약 3배를 끌어올렸다. 특히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리딩'을 놓치지 않았던 신한금융을 제친 것도 윤 회장의 공이다. 회장 자리에 오른 이후 꾸준히 LIG손해보험, 현대증권, 푸르덴셜생명을 차례로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종합 금융 포트폴리오'를 완성시켰다.

현대증권 인수가 완료된 2017년, 9년 만에 KB금융이 리딩금융을 차지했고, 2018년과 2019년 신한에 잠시 내줬던 1위 자리는 2020년 다시 되찾아왔다. 지난해 신한금융이 일회성요인(여의도 사옥 매각이익)으로 다시 1위를 탈환하긴 했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KB금융이 앞서는 상황이다.

양 부회장은 비은행 계열사에서 다년 간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비은행'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금융지주들의 은행 순이익 격차는 크지 않은 반면, 비은행 계열사에서 순위가 결정되는 상황이다. 신한금융과의 '리딩'을 둔 경쟁에서도 사실상 '비은행'이 판도를 가르고 있다.

또한 양 부회장 앞에는 '부코핀은행 정상화' 라는 과제도 놓여있다. 지난 2018년 인수한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은 인수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KB금융이 적지 않은 금액을 쏟아부은 만큼 2025년까지는 정상화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계획이다.

부코핀은행은 KB금융의 아픈 손가락이다. 국내에서는 '리딩'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지만, 해외법인에서 만큼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KB금융은 해외법인 부문에서 연간 5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적자의 원인이 바로 부코핀은행이다. KB금융은 2018년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부코핀은행 22% 지분을 인수해 2대주주에 오른 뒤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67%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부코핀은행은 인수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해왔다. 2018년 2대주주로 올라섰던 당시부터 80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하던 곳이었으나 KB금융은 부코핀은행을 저렴한 가격에 인수해 정상화시키겠다는 계획이었다. 실제로 인수 직후 적자 폭이 2019년 연간 56억원으로 줄어들면서 예상보다 빠른 흑자전환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부코핀은행의 순손실 규모는 다시 확대됐다. 2020년 434억원, 2021년에는 272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8000억원대까지 순손실 규모가 늘어나면서 누적 적자는 약 7000억원 가량이다. 현재까지 KB금융이 부코핀은행에 쏟아부은 자금은 2조원에 육박한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67%로 지분을 늘리는 과정에서 한화 약 88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됐고, 올해 약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서 KB금융이 약 7000억원 가량을 출자했다. 이번 유상증자를 마지막으로 부코핀은행에 더 이상의 유상증자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못 박은 상태다. 다행히 최근 들어 부코핀은행의 흑자 전환 가능성도 점쳐진다. 올 상반기 반기 사상 처음으로 부코핀은행이 8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양종희 부회장 역시 최종 회장 후보로 낙점된 이후 "부코핀은행 정상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코로나로 인해 정상적인 금융기관들도 힘든 시기였던 만큼 부실 회사를 인수한 이후 더 큰 어려움이 있었지만, 영업력 강화 등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KB금융은 양 부회장에 대한 회장 자격을 재차 검증하고 12일 이사회를 통해 최종 회장 후보로 공식 추천할 예정이다. 이후 오는 11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양 부회장은 회장으로 선임된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yoo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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