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만 사케 파는 곳 없나요”…‘노재팬’ 외치던 한국 변했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입력 : 2023.01.31 17:36:35
입력 : 2023.01.31 17:36:35
‘슬램덩크’ 개봉하자 ‘정대만 사케’ 품절대란
노재팬 이미 유명무실…日 제품 인기 회복세
노재팬 이미 유명무실…日 제품 인기 회복세
![](https://wimg.mk.co.kr/news/cms/202301/31/news-p.v1.20230131.893f280548894c22a66de71937dac2fa_P1.jpg)
코로나19 확산 직전까지 활발했던 일본제품 불매운동, 이른바 ‘노재팬’이 아예 힘을 잃었다. 국경이 개방된 뒤 일본 여행 수요가 급증한데다 최근 만화 ‘슬램덩크’가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개봉하면서 등장인물의 이름을 딴 술까지 동날 정도로 인기다.
3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자케씨와이코리아가 유통·판매하는 일본산 사케(청주) ‘미이노고토부키(三井の寿) 준마이 긴조’가 최근 품절대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 제품은 후쿠오카현의 미이노고토부키 양조장에서 제조된 것인데 국내에서는 ‘정대만 사케’로 불린다.
정대만은 만화 슬램덩크에 농구선수로 등장하는 캐릭터다. 캐릭터의 등번호를 따 사케 병 외관에 숫자 14를 표기한 점, 알코올 도수가 14도인 점 등이 슬램덩크 팬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한 것. 또 제품이 처음 출시된 5월 22일 역시 만화 속 정대만의 생일과 같다.
슬램덩크가 개봉한 뒤 향수에 젖은 슬램덩크 팬들과 주류 마니아들이 대거 몰리면서 수입사가 갖고 있던 재고마저 동났다. 현재 지자케씨와이코리아는 “정대만 사케 문의가 많아 재고가 소진돼 소매 고객에게 판매가 중단됐다. 내달 중순 정도에 재판매할 것”이라고 안내 중이다.
김상철 지자케씨와이코리아 대표는 “(정대만 사케는) 당사에서 취급하는 수백 가지 품목 중 하나다. 영화 개봉계획 이전부터 수입 판매해오던 제품”이라면서도 “영화와 더불어 최근 반응이 매우 좋은 것은 맞다. 향후에도 지속해서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19년 불매운동이 한창이었을 때는 패션기업 유니클로의 국내 매출이 절반가량으로 떨어지고, 아사히 등 일본 맥주 수입량이 급감한 바 있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한국을 상대로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 국가 제외 등에 나서자 소비자들이 노재팬에 나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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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노재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줄어들었고, 팬데믹에 접어들면서 사실상 유명무실화됐다. 여기에 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했던 일본 정부가 작년 10월 외국인 관광객의 무비자(사증 면제) 입국과 개인 자유 여행을 허용하면서 여행 수요가 폭발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여행업계의 특수를 시작으로 업계 전반이 조금씩 노재팬에서 자유로워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팬데믹 기간에는 특정 품목에만 이례적으로 수요가 집중됐지만, 엔데믹 이후 시장 전반이 조금씩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주류 분야의 경우 이미 사케를 비롯한 발효주의 지난해 수입량이 불매운동 전인 2018년 수준을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에 따르면 발효주 수입량은 2018년 1만6553t에서 지난해 2만9926t으로 80.8% 늘어났다.
수입량을 직전 해(2021년)와 견주면 11.4% 감소했으나, 업계에서는 사케 등이 인기를 끌면서 병당 구매단가가 오른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발효주 수입액은 ▲2019년 2916만달러 ▲2020년 3319만달러 ▲2021년 4907만달러 ▲2022년 5126만달러 순으로 매년 늘어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노재팬이 시작된 뒤에는 포켓몬이나 동전파스, 일본산 위스키 등 일부 제품만 수요가 있었다”며 “국경 개방을 계기로 여행 등 서비스뿐만 아니라 농수산물, 공산품 등의 수요도 다시금 회복되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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