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진단] [동원] HMM 인수 '진심'…자금력 총동원
입력 : 2023.10.10 15:01:47
제목 : [유통진단] [동원] HMM 인수 '진심'…자금력 총동원
주요 계열사 지분 블록딜 검토…부채율 낮아 자금 조달 '청신호'[톱데일리] 동원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이자 올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HMM 인수를 성사시키기 위해 해법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요 부동산이나 그룹사 지분 매각까지 불사하며 수조 원의 비용이 요구되는 HMM 인수를 완수하겠다는 의지다.
◆ "HMM은 마지막 꿈"…남다른 인수 각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HMM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 방안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산업은행 등이 보유하고 있는 영구채 포 함 희석기준 지분율 약 38.9%에 대한 인수대금은 최소 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앞서 동원산업은 지난 8월 HMM 예비 입찰에 참가해 하림지주, LX인터내셔널과 함께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해외 5위 해운사 '하파크로이트(Hapag-Lloyd)'가 탈락하고 HMM 인수가 국내 중견 그룹들의 3파전이 되면서 인수 경쟁사간 자금 동원력이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자금력 측면에서만 보면 동원산업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올해 상반기 기준 현금은 5000억원 수준으로 단기금융예치금과 기타유동금융자산을 끌어모아도 6318억원이 전부다. 조 단위 현금을 가진 하림지주, LX인터내셔널보다 열위임에는 분명하지만 인수전에 나서는 각오는 비상하다.
동원그룹은 해상운송에 특화된 HMM을 품어 운송 역량에 부족했던 마지막 단추를 꿰겠다는 포부다. 동원그룹은 지난 2017년 동원로엑스(구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면서 화물운송, 항만하역, 보관, 국제물류, 유통물류 등 역량을 갖췄다. 이달 중 스마트 항만 'DGT부산' 개장을 준비하는 등 물류사업 부문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동원산업이 HMM 인수에 성공하면 내륙 물류와 해운 인프라를 갖추게 되는 만큼 추후 항만과 육상 물류 담당 자회사들과의 시너지가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원산업은 컨테이너 항만 사업을 영위하는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 지분을 100% 보 유하고 있고, 또 다른 자회사 동원로엑스는 연매출 1조원 이상의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
동원그룹이 원양어선 등으로 50년 넘게 바다에서 활동한 만큼 HMM 인수를 향한 강한 의지는 오너일가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지난 달 공식석상에서 "HMM 인수는 마지막 꿈"이라며 "동원그룹은 바다에서 일군 회사로 누구보다 해운사를 잘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이 업황의 변동이 큰 산업인 만큼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는 한계는 있다. 동원그룹이 최근 재무자문사인 삼정KPMG 외에 별도로 글로벌 톱티어 컨설팅 기업 베인앤드컴퍼니를 사업실사 자문사로 선정하고, 현대상선(현 HMM) 출신 박기훈 전 SM상선 대표를 고문으로 영입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 자산 유동화 승부수…인수금융 논의 물살
우선 동원그룹은 재무적투자자(FI) 없이 자기자본으로 인수대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동원그룹은 동원F&B가 소유한 서울 서초구 양재동 소재 연면적 3만6208㎡ 규모의 빌딩을 유동화 하기 위한 내부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부동산 펀드 등에 건물을 매각하거나 담보 대출을 받는 등 방식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동원F&B 사옥은 동원그룹이 지난 2017년 1073억원을 들여 매입한 건물로 당시 인수대금을 전액 현금 납부하면서 담보가 잡혀 있지 않은 상태다. 현재 부동산 시세 고려 시 빌딩의 가치는 6년 전 거래액 대비 두 배 이상 넘을 전망으로 매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2000억원 이상 자금을 손에 쥐게 된다.
이외 주요 계열사 지분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매각하고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원그룹은 최대주주와 동원산업, 동원산업과 자회사, 자회사와 손자회사 간 지분 고리가 비교적 튼튼한 구조다. 김남정 부회장의 동원산업 보유 지분(43.15%)과 자사주(27.93%) 등을 유동화 하는 방법 등이 거론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동원산업의 동원F&B와 동원시스템즈의 보유 지분율은 각각 74.38%, 83.35%다. 동원로엑스와 동원건설산업, 스타키스트는 모두 100% 자회사이고, 동원F&B 역시 동원홈푸드의 지분율 100%를 보유하고 있고 있다. 상대적으로 유동화할 자산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해석된다.
동원산업이 추후 자회사 상장 등을 고려해 교환사채(EB)를 발행하는 것도 유력한 자금 마련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된다. 투자 업계는 자회사 스타키스트 주식으로 교환 가능한 동원산업 EB에 대한 시장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스타키스트는 2008년 동원그룹이 인수한 세계 최대 참치 통조림 업체다.
현재로선 동원산업의 부채비율도 낮아 차입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 올해 상반기 동원산업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53.3% 수준으로 현행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주사 부채비율 제한선 200%를 크게 밑돈다. 동원산업은 현재 하나은행과 M&A 대출 등 인수금융 논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신용평가사 사이 동원그룹은 회사채 신용등급에서 AA등급인 동원산업(AA-/안정적)을 비롯해 동원시스템즈, 동원F&B 모두 A급(A+/안정적) 이상이다. 동원산업의 신용등급은 LX인터내셔널(AA-/안정적)과 같지만, 하림지주(A-/안정적)보다는 자금 조달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다만 동원산업이 막대한 돈을 감수하고 HMM 인수에 도전하는 만큼 향후 '승자의 저주' 리스크에 대한 대비 마련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HMM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4조21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7% 하락하고, 영업이익은 4666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846억원) 대비 급감하는 등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HMM를 인수하게 되면 항만과 육상 물류에 이어 해상 운송까지 확보하며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는 물론 종합물류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다"며 "국내 최초 완전 자동화 기술을 도입한 스마트항만인 DGT부산과도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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