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한투證, 불법 공매도 창구됐나
입력 : 2023.10.23 13:39:21
제목 : 신한·한투證, 불법 공매도 창구됐나
코스닥150 외 종목서 무차입 공매도 의심 정황…시스템 허점 노출[톱데일리]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 일부에서 '무차입 공매도'로 의심되는 거래가 또 발견됐다. 공매도가 사실상 금지된 '코스닥150 이외 종목'에서 공매도가 이뤄지면서 증권사 거래 시스템의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투자 규모가 큰 해외 투자자의 위탁 매매 등을 진행할 때 투자자가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열어주면 이 같은 관리감독의 사각지대가 발생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코스닥 상장사 애니젠에서 불명확한 매도 주문이 발생했다. 외국인 보유 물량 10만주 가운데 절반가량이 매도 물량으로 나온 것이다. 이날 외국인 순매도 물량만 4만7797주에 달했다. 이로 인해 거래 초 9만4630주이던 외국인 보유물량은 4만6833주로 절반 넘게 줄었다. 순매도 거래건수(4만7797주)와 프로그램 매도(4만7757주) 물량이 거의 일치하는 점을 감안할 때, 매도 방법에는 프로그램 매매 방법이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창구별로는 전체 거래를 통틀어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1만6121주, 1만5547주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요 투자자는 "코스닥 종목 애니젠은 현재 경영진과 소액주주간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상태"라며 "회사와 소액주주 모두, 의결권 파악을 위해 주주명단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파악한 주주명부상 외국인 주주의 주식 보유 물량은 변함이 없다. 그런데 시스템상에서 절반 넘는 외국인 물량을 신한투자증권 등 창구를 통해 내던진 것으로 나온다"며 "증권사에서 무차입 공매도를 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확한 건 건별로 데이터를 받아봐야 알겠지만, 정황상으로는 (무차입 공매도 거래로) 추정이 된다"며 "이번 애니젠에서 매도 물량이 많았던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 증권을 비롯해 국내 몇몇 증권사들이 불공정한 공매도 거래들을 종종 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지적했다.
눈여겨볼 점은 애니젠이 공매도 금지 종목이라는 점이다. 현행 규정상 코스닥 시장에서는 코스닥150 종목에만 공매도 거래가 가능하다. 애니젠의 시가총액(지난 20일 기준)은 877억원, 코스닥 내 종목순위는 855위로 코스닥 150 종목에 해당하지 않는다.
코스닥150 종목 외에도 ETF에 포함되어 있으면 공매도가 발생할 수 있다. 시장 조성 차원에서 유동성공급자(LP)로 선정된 증권사는 ETF에 한해 공매도가 가능하다. 하지만 애니젠 매도건의 경우 이 개념을 적용하기도 힘들다. 애니젠은 현재 국내외 ETF에 포함된 종목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자체 투자(PI)의 경우 시스템상으로 무차입 공매도나 공매도 금지 종목을 거르는 장치가 있을 수 있겠지만, 고객에게 회선을 공유하고 자체 직통라인(DA)을 쓸 수 있게 하는 경우는 증권사에서 별도로 막는 장치를 두지 않았을 수 있다"며 "보통 DA를 활용하는 곳 역시 외국계 투자자들인 점을 감안할 때, 이런 이유로 발생한 공매도일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의 불공정한 공매도 행위는 지속적으로 적발돼 왔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 1곳과 해외 증권사 2곳이 무차입 공매도 금지 위반으로 각각 수천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최근에는 금융감독원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국내에서 무차입 공매도를 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금융감독원이 이 글로벌 IB들에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할 의지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증권사들의 불법 공매도 행위는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좀처럼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았다. 증권사 공매도 담당 부서에서 벌어들이는 수익금 대비, 불법적 행위에 따른 과태료는 미미한 수준이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다만 앞으로는 불법 공매도 행위에 대해 강한 처벌이 예상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서 최근 공매도 감시 및 처벌 강화 계획을 여러 차례 밝혔다. 금융위원회, 대검찰청,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7월 관계기관 합동회의를 개최해 불법 공매도 적발, 처벌 강화 및 공매도 관련 제도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그 이후에도 공매도 조사 및 제재를 지속하고 있으며, 관련 제도도 강화하고 있다.
한편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코스닥 150 외 종목 무차입 공매도 정황에 대해 "사실무근이다. 회사는 규정에 맞춰 주문 수탁을 받고 있다"라고 답했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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