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관세청이 마약의 국내반입을 원천 차단학 위해 단속인력을 확충하고 신고 포상금도 대폭 올리기로 했다. 마약 청정국이던 한국은 최근 밀반입이 급증하며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2일 관세청은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마약수사 전담인력을 대폭 증원하고 분야별 전담조직(TF)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먼저 마약수사 전담인력을 47명에서 126명으로 대폭 증원한다. 또 마약 밀반입이 집중되는 인천세관의 마약수사 전담부서를 기존 2개과에서 3개과로 확대한다. 밀수신고 포상금 규모는 기존 최대 1억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대폭 상향하기로 했다. 관세청 홈페이지에는 ‘밀수신고 핫라인’이 신설돼 첫화면부터 ‘밀수신고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마약의 최대 밀수경로로 악용되는 국제우편 단속을 위해 국제우편 마약 단속 TF를 신설하고 우범국발 우편물을 별도분리해 검사한다. 최근 해외직구 급증으로 늘고 있는 특송물품을 통한 밀수 차단을 위해서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업체로부터 입수한 거래정보를 활용, 항공기나 선박 입항 전 적재화물목록을 미리 분석하는 선별시스템을 구축한다. 일반 수입화물에 대해서는 인천·부산·평택 등 주요 공항만 세관에 ‘마약 정보분석·검사 TF’를 신설하고 은닉 의심화물에 대해 이온스캐너와 엑스레이 외에 파괴·해체 검사까지 실시한다.



관세청내 국제마약단속 TF를 중심으로 동남아·유럽 등 주요 마약 생산·유통국 관세당국, 미국 마약단속청(DEA)·국토안보수사국(HSI) 등과 합동단속을 확대하는 등 국제공조도 강화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인천세관에 마약 포렌식 TF를 신설하고 가상자산·다크웹 악용거래 단속을 위한 온라인 모니터링 TF를 운영하는 등 수사기법을 고도화한다.

이날 관세청이 공개한 마약류 밀수단속 동향 자료에 따르면 관세청은 지난해 총 771건, 624kg의 마약을 적발했다. 적발 중량은 5년간 9배 급증했고 kg단위로 적발된 대형 사건도 지난해 147건으로 5년전 동안 10.5배 늘었다. 주요 밀수 경로인 국제우편(361kg)을 비롯해 특송화물(226kg), 항공여행자(36kg) 적발중량은 각각 2021년보다 87%, 86%, 157% 폭증했다. 주요 적발 품목은 메트암페타민(필로폰) 262kg(120건), 대마류 93kg(284건), 거통편 80kg(104건), 러쉬 22kg(47건) 등으로, MDMA, 케타민 등 신종마약류(266kg)가 87% 크게 늘었다.

국제연합(UN)은 인구 10만명 당 마약사범 20인 미만인 국가를 ‘마약청정국’으로 분류하는데, 한국은 2015년에 이미 그 지위를 상실했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브리핑에서 “국내 마약문제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 한국은 ‘마약 소비국’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며 “지금이 아니면 더 이상 기회가 없다는 각오로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마약과의 전쟁에 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