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엔씨소프트의 결단, "TL엔 '확률형 아이템' 없다"
입력 : 2023.11.02 16:05:16
제목 : 벼랑 끝 엔씨소프트의 결단, "TL엔 '확률형 아이템' 없다"
테스트서 지적됐던 확률형 아이템·자동사냥 등 콘텐츠 삭제
오는 12월 7일 국내 출시 "오직 플레이 통한 성장 재미 목표"[톱데일리] 엔씨소프트가 기대작 'THRONE AND LIBERTY(쓰론앤리버티, 이하 TL)'의 비즈니스 모델(BM) 등 핵심 정보와 출시일을 공개했다. TL은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사세를 반전시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는 타이틀이다. 엔씨소프트는 TL의 성공을 위해 이용자들에게 반감을 샀던 확률형 아이템을 완전 배제함은 물론 지난 6월 베타 테스트에서 지적됐던 사항 전체를 개선하는 등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다는 각오다. 엔씨소프트 대표 타이틀 중에 확률형 아이템을 뺀 게임은 TL이 유일무이하다.
엔씨소프트는 2일 TL 온라인 쇼케이스를 통해 신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TL을 오는 12월 7일 국내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TL은 엔씨소프트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PC/콘솔 타이틀로 2012년 블레이드&소울 이후 약 11년 만에 선보이는 신규 지적재산권(IP) 게임이다. 또 2021년 11월 출시한 리니지W 이후 약 2년 만에 선보이는 플래그십 타이틀로 엔씨소프트의 실적 반등의 핵심이다.
이날 쇼케이스의 진행을 맡은 안종옥 TL 총괄 PD는 "TL을 개발하면서 가장 바랐던 점은 이용자들의 게임 플레이가 오래될수록 서로 간의 유대가 끈끈해지는 거대한 커뮤니티 월드를 만드는 것이었다"면서 "오랜 기간 동안 이용자들의 질책과 피드백을 받으면서 회사의 원점이자 PC MMORPG의 본연인 플레이를 통한 성장의 재미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안종옥 PD의 말처럼 TL은 엔씨소프트가 개발 단계부터 상당히 공을 들인 프로젝트다. 당초 TL을 지난해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출시 일정을 두 번이나 미뤘을 정도다. 게다가 정확한 개발 규모를 밝히진 않았지만, 국내 사상 최대 수준인 300명 이상의 개발진과 수백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는 TL의 성공을 위해 과거와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특히 회사의 대표 성장 BM인 확률형 아이템도 버렸다. 최근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반감이 높아 이를 반영한 결단이었다.
이날 엔씨소프트가 첫 공개한 TL의 BM은 ▲코스튬(의상)과 성장 지원 아이템으로 구성된 '패스형 상품' ▲개성에 따라 외형 변형 가능한 '커스터마이징' 상품 ▲이용자간 아이템을 사고 팔 수 있는 '거래소' ▲구매 시 확정적으로 획득할 수 있는 아미토이?야성 변신 상품 등 4종이다. 이 중 캐릭터의 성능을 결정짓는 BM은 패스형 상품밖에 없다.

안종옥 PD는 "TL 패스형 상품의 핵심은 플레이하는 만큼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라며 "아미토이와 야성 변신은 외형적 가치에 비중을 둔 상품으로, 게임을 플레이해 습득할 수 있는 아미토이?야성 변신과 성능 차이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패스형 상품으로 얻을 수 있는 아이템 강화 효과나 성능 차이도 일반적인 무료 패스 이용자가 플레이를 통해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또 엔씨소프트는 지난 6월 진행된 이용자 베타 테스트에서 지적받았던 자동사냥 시스템도 과감히 제거했다. 자동사냥 시스템은 엔씨소프트가 TL의 모바일화를 염두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테스트 당시 게임이 지루해지고 오히려 성장 시간이 길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여기에 캐릭터 조작감이나 타격감, 스킬 연계 지연 등 게임성에 대한 문제점도 상당히 개선한 모습이었다.
안종옥 PD는 "자동사냥을 제거한 만큼 최고 레벨 달성까지 도달 시간을 기존 대비 1/10으로 줄여 하루에 1~2시간 플레이로도 한 달 만에 최고 레벨 달성이 가능하게끔 변화를 줬다"며 "'모바일스럽다'고 지적받은 부분은 제거하고 있고, UI(이용자환경)도 PC, 콘솔 플랫폼 형태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가 이렇듯 과감한 변화를 받아들인 것은 TL이 실적 악화를 걷고 있는 회사의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9190억원)이 지난해 동기(1조4196억원) 대비 약 38%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기간 영업이익(1169억원)은 66% 가량 급감했다. 이 같은 흐름은 3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3분기 실적은 매출 4332억원, 영업이익 233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8.31%, 영업이익은 83.86% 감소한 수치다.
이 같은 결과는 엔씨소프트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던 리니지 시리즈 실적은 빠르게 빠지고 있고, 이를 매워줄 차기 신작의 공백이 길어지고 있는 데 따른 영향이다. TL을 제외하곤 내년까지 특별한 대형 신작이 없는 엔씨소프트에게 TL의 성공은 절실한 상황이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23'에 'TL ZONE'을 마련해 막바지 팬심 잡기에 총력을 다한다. 대규모 시연대는 물론 개발진들이 직접 나서 이용자들과 소통할 계획이다. 안종옥 PD는 "지스타에서 이용자들에게 선보일 주요 콘텐츠 무대를 준비 중"이라며 "질책과 어려움에 회피하지 않고 이용자들과 함께 소통하며 헤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톱데일리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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