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분석] [명문제약] ② 10년째 매각설, 김빠지는 리더십

입력 : 2023.11.17 16:32:27
제목 : [지배구조 분석] [명문제약] ② 10년째 매각설, 김빠지는 리더십
수차례 매각 번복…실적·연구개발 반전 일으킬 힘 잃어 이사회 연속성 부재로 주주가치에 부정적이라는 지적도

[톱데일리] 우석민 회장의 명문제약 지분이 매각설에 휩싸인 지 10년이 넘었다. 최근에는 매각을 시도했다가 의사를 여러 차례 번복했다. 연이은 실적 부진에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로 인해 내·외부에서는 거듭된 실망감만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 최대주주, 3년 새 두 차례 매각 번복

처음 명문제약 최대주주 지분을 두고 매각설이 불거진 건 2012년이다. 당시 정부에서 이스라엘계 제네릭(복제약) 업체 테바가 1000억원대 국내 제약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업계에서는 1000억원대 제약사를 놓고 명문제약을 유력한 후보로 봤다. 실제로 테바 항암제를 판매하고 있던 점도 인수설에 힘이 실리는 부분이었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서 역시 테바 인수설에 조회 공시를 요구하기도 했다. 명문제약이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글로벌 제약사 인수설은 단순 해프닝으로 끝이 났다. 오히려 테바가 국내 상륙하면서 명문제약은 테바 제품을 판매 중지하는 악영향을 받았다.

한동안 잠잠했던 매각설은 2020년 코로나 국면에 들어서면서 다시 시작됐다. 이때부터는 우석민 회장이 주도적으로 매각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오너 일가는 명문제약 보유주식 전량 매각과 관련해 투자안내서(티저레터)를 배포하고 원매자를 물색했다.

명문제약은 당시 공시를 통해서도 매각 절차를 밟았던 점을 인정했다. 명문제약은 2020년 11월 "최대주주 지분에 대한 매각을 검토한 적이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곧이어 돌연 명문제약은 매각 절차를 더 이상 밟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명문제약은 첫 번째 조회공시 답변을 내놓은 지 3개월여 만인 2021년 3월 최종적으로 부인 공시를 내고 "최대주주가 지분매각을 논의한 적은 있지만, 최종적으 로 매각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이렇게 우 회장의 첫 번째 번복 사례가 만들어졌다.

물밑에서는 매각 작업이 계속되고 있었다. 명문제약은 부인 공시를 낸 지 8개월 만인 2021년 11월, 지분 매각과 관련해 엠투엔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곧바로 엠투엔과의 협상은 무산됐고, 이후에도 매각 대상자를 찾지 못했다. 결국 명문제약은 지난해 6월 "최종적으로 매각 의사가 없다"며 매각설에 대해 '미확정'에서 '부인'으로 공식 입장을 바꿨다.


경영 혁신 시급한데…약해지는 리더십

문제는 우석민 회장이 여전히 매각 의사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우석민 회장 지배력은 유상증자로 인한 희석 및 지분 일부 장내, 장외 매도로 인해 크게 줄어들었고, 주식 담보 대출 비중도 턱밑까지(전편 기사 참고) 차올랐다. 채권자가 추가 담보 제공 또는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인데, 우석민 회장이 이에 대응할 만큼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식 담보 대출과 관련해 당장 대응할 능력이 없다면, 결국 지분을 시장에 내다 파는 수밖에 없다.

지배구조 업계의 한 전문가는 "대주주가 지분을 팔고 나가면 기업은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해 반전을 노릴 수 있다. 그런데 대주주가 매각 의사를 지속적으로 반복 철회한다면 이사회의 연속성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며 "궁극적으로 주주들의 이익에 긍정적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사회 연속성이 흔들리면 통상적으로 주주가치에는 부정적인 효과를 준다"고 강조했다.

연이은 번복에 실제 명문제약 주가 흐름은 저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우석민 회장이 여전히 지분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데, 기업가치가 지속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공식적으로 현 최대주주가 매각을 부인하고 경영 정상화 및 혁신안을 발표했는데도 효과는 미미한 상태다. 2020년 12월, 주당 1만원 전후에서 거래되던 명문제약 주식은 17일 종가 기준 2295원을 기록하며 크게 떨어졌다. 지난 달에는 이보다 더 낮은 1000원대에서 거래가 체결되기도 했다.

현재 명문제약은 경영 쇄신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리더십이 필요하다. 최근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면서 몸살을 앓은 터라, 경영 측면에서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명문제약은 2019년 연결기준 143억원, 2020년 290억원, 2021년 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2019년 208억원, 2020년 278억원, 2021년 68억원에 달했다.

지난해와 올해 일시적으로 영업이익 흑자 전환하면서 한숨 돌렸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지난해 명문제약은 영업이익 64억원, 당기순이익 7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역시 3분기 누적 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분법 손실이 반영되면서 당기순손실 은 7억원을 냈다.

신규 파이프라인 등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도 적극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명문제약의 현재 연구개발(R&D) 투자금은 매출액 대비 2020년 1.54%, 2021년 3.01%, 2022년 1.83%, 올해 3분기 2.56%를 차지했다. 이는 제약업계 평균이 10% 전후인 점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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