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진단] [농심] ⑧ 미봉책 그친 율촌화학의 '매출 10%' 판지사업 매각
입력 : 2023.11.22 17:38:43
제목 : [유통진단] [농심] ⑧ 미봉책 그친 율촌화학의 '매출 10%' 판지사업 매각
430억 확보…악화한 영업활동·대규모 부채 고려, 추가 현금 확보 불가피
주력 사업 '포장→전자소재' 전환 시도…대외환경 변화 속 성과도출 관건[톱데일리] 농심그룹 산하 율촌화학이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외형과 내실이 위축되며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력이 어려워진 속에서 각종 비용 부담은 여전한 까닭이다. 율촌화학은 부족한 현금 확보를 위해 판지부문 매각을 단행하고, 사업재편을 모색하고 있지만 유의미한 개선을 시현하기까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율촌화학은 지난 10월 말 포장사업 가운데 판지 관련 사업부문(양산공장)을 골판지 제조업을 태림포장주식회사(Tailim Package Co., Ltd.)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사업부문을 매각해 현금 약 430억원을 확보하는 구조다. 율촌화학은 현재 계약금(양수도 대금의 10%) 약 43억원을 수령한 상태로, 연말 거래가 종결되면 잔금을 취득하게 된다.

◆ 외형 줄고 수익은 악화…차입금 부담까지↑
율촌화학은 이번 딜(Deal)의 목적을 비주력사업을 정리하고, 신규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밝혔다.
현재 율촌화학은 포장재 제조·판매업 및 전자소재 부품·플라스틱 필름 사업을 영위한다. 큰 틀에서 농심그룹의 주요 식품 포장재를 생산한다. 이중 판지사업부(약 511억원)가 율촌화학의 매출(약 5089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03%(2022년 기준)이다. 표면적 비중은 10%에 불과하지만, 그룹 계열사와의 거래 덕에 매우 안정적인 매출을 낼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판지사업부는 2021년 1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지만, 작년엔 13억원의 영업흑자를 냈다.
율촌화학이 사업부 매각에 나선 건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에 있다. 외형은 줄고 수익은 악화하는 상황에서 각종 차입금과 비용 부담이 상존하는 까닭이다. 율촌화학은 수 년 째 매출 규모가 500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외형이 정체된 상황에서 각종 비용 부담은 확대하면서 내실은 쪼그라들었다. 율촌화학은 지난 2020년 약 26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이듬해 그 규모가 110억원으로 반토막났고, 지난해에는 4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력이 약화하면서 자연스레 차입 부담은 늘었다. 율촌화학의 총차입금은 지난해 기준 약 2070억원이다. 최근 2년 새 약 560억원 확대했다. 현금흐름이 악화하면서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약 1181억원에서 1693억원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총차입금 가운데 유동성장기부채 규모가 절반 이상인 약 1463억원이라는 점이다. 유동성장기부채는 사채, 장기금융기관차입금 및 기타 장기차입금 등의 고정부채 중 1년 내 상환될 부채를 말한다. 다시 말해 장기부채 중 1년 이내에 상환기간이 도래하는 부채를 말한다.
이를 고려하면 이번 판지사업부분의 매각이 마무리되면 고갈되던 율촌화학의 곳간을 일부 메울 수는 있지만, 미봉책에 그친다는 의미다. 사업 차원에서 실적 반등을 이끌만한 근본적 개선이 요구되는 이유다.
◆ 파우치 공장 836억 추가 투자…대외환경 변화 변수 우려
율촌화학은 주력 사업의 무게추를 포장사업에서 전자소재로 전환하며 활로를 모색하려는 모양새다. 현재 율촌화학은 포승공장의 시설 증설을 진행중이다. 율촌화학은 약 836억원을 쏟아 LIB(Lithium Ion Battery·리튬이온배터리) 제조용 얼티엄 파우치(Aluminum Pouch) 생산을 위한 조치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증설은 다음 달 마무리를 목표로 한다.
알루미늄 파우치(전기차 배터리 보호용 외장소재) 공장이 증설되면 생산규모는 기존(현재 3000만㎡)의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증설을 위한 자금은 모두 외부 차입을 통해 조달했다. 이자 비용 등에 대한 부담에도 차입을 통해 대규모 증설에 나선 건 얼티엄셀즈향(向) 수주 덕분이다. 율촌화학은 지난해 9월 LG화학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에 리튬이차전지 제조용 얼티엄 파우치 소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부터 2028년까지 계약기간인 해당 딜(Deal)은 약 1조5000억원 규모다. 이는 율촌화학의 매출의 약 276.0%(2021년 기준)에 달하는 딜이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향후 판매량 증감과 거래당사자의 재량에 따른 실제 거래물량에 따라 계약금과 계약기간 등이 변동될 수 있는 유동적 구조인 까닭이다.
현재 전기차와 2차전지를 둘러싼 시장 환경은 기존 성장세를 보이던 것과 달리 변동성이 확대됐다. 전기차 시장의 확장성이 이전 대비 위축된 게 일례다. 세계 전기차 출하량 전망치는 당초 1740만대에서 1650만대로 하향 조정된 상황이다.
주요 완성차 브랜드들의 전기차 출시 지연과 감산 결정도 이어지고 있다. GM은 2024년 중반까지 북미에서 누적 40만대 배터리전기차(BEV)를 생산하겠다는 기존의 전동화 전략을 공식 철회했다. BEV의 수요 둔화와 가격 경쟁 심화, 대선 이후 미국 친환경차 지원 정책 변화 가능성 등을 고려한 조치다. 출하량 감소는 2차전지와 연관된 기업들의 생산과 재고 부담을 키우며 경영 악화를 야기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율촌화학은 유동성 확보를 위한 추가 구상 등에 대해 "사업부 차원에서 정보가 제한돼 있어서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권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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