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미국발 금리 인상 기조와 함께 증시가 출렁인 가운데 이른바 '로우볼 전략'을 쓰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코스피 수익률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 변동성이 낮고 안정적인 종목 위주로 구성되는 로우볼 ETF 수익률이 코스피를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우볼은 말 그대로 '변동성을 낮춘다'는 의미다. 개인이 변동성이 낮은 종목을 일일이 분석해 투자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개별 종목보다는 ETF 투자가 편리하다.
국내에 상장된 로우볼 ETF 중 대표적인 것으로 'ARIRANG 고배당저변동50' 'TIGER 로우볼' 'KODEX 200가치저변동' 'ACE 스마트로우볼' 등이 있다. 올해 6월부터 이날까지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로우볼 ETF는 'ARIRANG 고배당저변동50'으로 8%대 수익률을 냈다. 이 기간에 코스피가 마이너스 수익률(-1.87%)을 낸 것과 대비된다.
ARIRANG 고배당저변동50은 LS전선아시아(3.23%), KT(3.02%), KT&G(3%), JB금융지주(2.95%), 삼성카드(2.88%) 등으로 구성돼 있다. 종목별 비중이 2~3% 내외로 고루 담겨 있다. 에프앤가이드 고배당저변동50 지수를 추종하는데, 이 지수는 높은 배당수익률을 가진 종목들 중 주가 변동성이 낮은 50개 기업·종목으로 구성됐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저변동성 전략은 시장에 변동성이 확대되고 불확실성이 이어질 때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 투자 전략이다. 평균적인 장세에서도 변동성이 낮은 종목이 높은 종목보다 장기 수익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글로벌 경기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국내외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저변동성 투자 전략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TIGER 로우볼 ETF도 코스피 수익률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높은 8%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상품은 유가증권 시장 시가총액 상위 200위 종목들 중 과거 60개월 월간 변동성이 낮은 40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KT&G(4.13%)를 필두로 에스원(3.51%), 삼성카드(3.36%), 오뚜기(3.27%), 코리안리(3.04%)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상품의 담당 운용역인 오동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팀장은 "포트폴리오 내 종목 비중은 변동성의 역수 가중 방식을 취해 변동성이 낮은 종목에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부여하여 안정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오 팀장은 "개별 종목 비중은 2~4% 수준으로 40개 종목이 고르게 분포돼 있다. 시총 상위 종목 등 특정 종목에 과도한 쏠림으로 인한 개별 종목 리스크를 분산해 안정성을 높인다"며 "TIGER 로우볼은 종목 선정부터 비중 결정 방식까지 가장 직관적이고 순수한 로우볼 전략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다만 특정 종목 비중이 큰 로우볼 ETF는 가까스로 코스피 수익률을 이겼다. 'KBSTAR 모멘텀로우볼'은 삼성전자를 30% 이상, 'ACE 스마트로우볼'은 삼성전자를 25% 이상 담았는데 두 종목 모두 1%대 수익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