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재량 큰 '액티브' 지수 추종보다 큰 수익 추구 'K-로봇 액티브' 1년 수익 44% 같은 기간 해당지수 수익률 2배 기초지수 상관계수 규제완화땐 상품 다양해져 시장 더 커질듯
2017년 국내 증시에 등장한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 6년 만에 순자산 규모 30조원을 넘어섰다. 전체 ETF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를 차지했다. 불안한 시장 상황에서도 추종지수를 넘어서는 수익률을 기대하는 공격적인 투자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국내 상장 액티브 ETF의 순자산총액(AUM)은 36조660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1월 2일) 12조4432억원으로 시작해 6월 1일 20조8138억원으로 20조원의 벽을 넘은 데 이어 다시 반년도 안 돼 30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올 초부터 지난 28일까지 늘어난 액티브 ETF 순자산 규모는 24조2174억원으로 같은 기간 전체 ETF 순자산 증가분(39조7813억원)의 60.8%를 차지해 ETF 시장 전반의 성장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ETF 전체 시장에서 액티브 ETF의 점유율은 연초 15.7%에서 이날 30.8%로 두 배 수준으로 커졌다.
연초 108개였던 액티브 ETF 종목 수도 이날 176개로 68개 늘었다. 이는 올해 출시된 전체 ETF 143종 중 47%에 달한다.
순자산이 가장 큰 액티브 ETF는 지난 6월 상장한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로 28일 기준 순자산 5조857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5개월 만에 5조원을 넘은 것은 이 종목이 최초다. 2위를 차지한 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는 4조8713억원, 세 번째로 많은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는 4조65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종목을 포함해 액티브 ETF는 전체 ETF 순자산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4개나 이름을 올렸다.
수익률도 견고하다. 국내 로봇산업 관련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KODEX K-로봇액티브는 최근 한 달 새 20.32%,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는 16.88%를 기록했다.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는 1년 기준 수익률이 50.20%로 전체 액티브 ETF 중 가장 높았다. 이를 포함해 최근 한 달 기준 수익률 상위 10종의 액티브 ETF는 일부 채권형을 제외하면 혁신 및 첨단기술(로봇, 반도체 등) 관련주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주를 이뤘다.
액티브 ETF의 인기는 펀드 투자 시장이 ETF 중심으로 돌아선 가운데 단순히 지수 수준의 수익률이 아닌 그 이상을 원하는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비교지수를 90% 이상 따라야 하는 패시브형과 달리 액티브 ETF는 70%만 지수를 추종하고 나머지는 펀드매니저가 재량으로 운용할 수 있다.
실제 주요 액티브 ETF는 추종지수보다 더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 KODEX K-로봇액티브의 최근 1개월 수익률(20.32%)은 기초지수인 iSelect K-로봇테마지수 상승률(17%)을 뛰어넘었다. 1년 단위로 보면 수익률은 각각 44.3%, 22.8%로 차이가 더 벌어진다. 지난 10월 상장한 TIGER 글로벌AI 액티브도 최근 한 달 수익률이 12.21%로 기초지수 IAIQ INDEX(KRW)의 11.27%를 상회하며 순항 중이다. 정한섭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리서치팀 수석매니저는 "초기 단계인 산업일수록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수익산업의 변화를 민감하게 적용할 수 있는 액티브 ETF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거래소가 추진 중인 액티브 ETF 상관계수를 완화하는 규제가 향후 도입되면 시장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상관계수는 해당 ETF가 기초지수와 얼마나 비슷하게 움직이는지 보여주는 수치로 액티브 ETF는 0.7, 패시브 ETF는 0.9다.
앞서 거래소는 액티브 ETF 상관계수를 0.7 이하로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규제가 완화되면 지금보다 더 차별된 상품 출시가 가능한 만큼 투자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