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전문가들은 내년 상장지수펀드(ETF) 유망 투자 대상 지역으로 미국과 인도를, 섹터로는 반도체와 채권을 꼽았다.
매일경제신문이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KB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한화자산운용·키움투자자산운용·신한자산운용·NH아문디자산운용 등 주요 운용사 8곳의 ETF본부장을 대상으로 내년 ETF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지역과 분야를 설문조사한 결과다. 우선 내년 시장에서 집중해야 할 유망 지역으로는 8명 모두 미국을 꼽았고 5명이 인도, 3명은 한국과 일본, 1명은 베트남과 멕시코를 선택했다.
미국과 인도를 고른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은 "미국 경제는 강력한 경제성장 모멘텀과 인공지능(AI) 산업 혁신을 주도하면서 이제 새로운 성장 국면으로 진입 중"이라며 "특히 생성형 AI 비서 코파일럿과 오픈AI의 챗GPT로 대표되는 AI 개인화는 강력한 성장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를 선택한 김현빈 NH아문디자산운용 ETF투자본부장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수혜와 구조적인 내수 소비 성장이 예상된다"며 "테슬라 등 전기차 관련 생산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관세 인하를 고려하는 등 향후 규제 완화에 따라 글로벌 직접투자 유입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산업본부장은 "일본은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 중앙은행의 초금융 완화 정책, 통화 약세 혜택과 함께 경제 블록화에 따른 탈중국에 나선 기업들의 투자가 몰리는 효과로 인해 상대적인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VIM(베트남·인도·멕시코)으로 대표되는 신흥국에 주목해야 한다고 답한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내년) 하반기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이머징 국가로 경기 개선 낙수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VIM 국가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망한 ETF 투자 섹터로 가장 많이 언급된 반도체와 관련해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내년에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만큼 미국과 더불어 국내 관련 기업과 HBM 관련 핵심 장비주의 수혜도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도 "AI라는 거대한 전방산업의 출현으로 한국 반도체 위상이 재평가되면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성장이 주목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자금이 몰린 채권형 ETF 역시 핵심 투자 소재로 꼽혔다. 금정섭 KB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장은 "금리·통화와 관련된 방향성 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어떠한 시장 환경에서도 성과를 추구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의 채권형 ETF에 대한 관심 확대가 예상된다"며 "초단기물과 장기물에 동시에 투자하는 바벨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인컴(고정수익)뿐 아니라 금리 하락에 따른 자본 차익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이 같은 분석 아래 내년에도 관련 ETF를 추가로 출시하며 시장 경쟁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정성인 키움투자자산운용 ETF마케팅사업본부장은 "장기 성장 테마 상품 출시도 동시에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