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기업 결산] [현대자동차그룹] ② 전동화 드라이브…EV 수요 둔화에 주춤
입력 : 2023.12.12 13:25:13
제목 : [30대 기업 결산] [현대자동차그룹] ② 전동화 드라이브…EV 수요 둔화에 주춤
전기차 판매 성장 동력 위축…연간 목표치 달성 '먹구름'
가파른 라인업 확대…야심작 'EV9' 등 품질 논란 뭇매
주요국 정책 기류 변화·보급 모델 확대 속 시설투자 등 추진 계획 고삐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주력사인 현대차와 기아가 분기 최대실적을 연거푸 갈아치우며 고공행진을 펼쳤다. 외형 성장은 물론 내실 개선도 이루며 불확실한 대외환경 속 위기관리 능력을 입증했다. 표면적인 성과와 달리 내제된 과제도 적지 않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위축되면서 전동화 사업의 조절이 불가피한 상황이고, 고질적으로 부진한 중국과 러시아 지역의 공 장 매각과 사업 재편 등 해법 찾기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중대재해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다. 그룹 산하 계열사 현대건설 등에 더해 기아 소하리 공장의 연이은 근로자 사고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검찰의 KT 수사와 연계된 리스크도 상존한다. 정의선 회장의 신임이 두터웠던 현대오토에버의 서정식 대표가 자진사임하는 등 향후 임원인사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높다. 톱데일리는 현대차그룹의 올해 성과와 과제 그리고 그룹을 둘러싼 주요 리스크 요인들을 짚어 본다.
[톱데일리] 호실적을 기록한 현대차와 기아지만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다.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외 전기차 시장의 기류가 예전과 달라진 영향이다. 주요 브랜드들의 보급모델 확대 속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점도 눈에 띈다. 현지 생산시설 구축, 라인업 확대, 대규모 연구·개발 및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상황을 고려할 때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요인들이 남아 있는 셈이다.
◆ 판매 증가에도 성장성은 위축…가파른 라인업 확대 속 품질 논란 '발목'
현대차의 올해(1~10월 누적 기준) 전기차 판매는 23만3000대로 지난해 연간 실적(약 20만9000대)을 11.5% 상회했다. 다만 이면을 들여다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전기차 판매 동력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올해 2분기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 비중은 7.4%에서 3분기 6.3%로 줄었고, 4분기에는 6.1%로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연스레 눈높이 조정이 불가피하다. 현대차가 연간 전기차 판매 목표치(약 33만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71%의 판매증가를 시현해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당장 내수시장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1~11월 기준) 국내 시장에서 5만8893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5% 감소한 수준이다.
기아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같은 기간 기아의 전기차 판매는 약 15만1000대로 연간 목표치(약 25만8000대)의 60%에 그치고 있다. 기아도 국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고전하고 있다. EV6의 올해(11월 누적 기준) 판매는 1만6534대로 전년 동기 대비 30.0% 감소했고, 니로EV는 7007대로 21.4% 줄었다.
전기차 판매 동력이 약화한 상황에서 신차 품질 논란의 뭇매도 맞았다. 기아가 야심차게 선보인 대형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이 대표적이다. 기아의 플래그십 모델인 EV9은 국내에서 사전계약 8일 만에 1만대 계약을 넘어서는 등 고객들의 호응이 컸지만, 이는 판매로 이어 지지 못했다. 옵션 적용시 1억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 외에도 품질 논란이 발목을 잡은 까닭이다.
동력상실로 인한 주행 중 차량 멈춤, 측면 유리 떨림 등의 문제에 대한 고객들의 목소리가 동호회를 주축으로 제기되면서다. 기아는 결국 지난 8월 EV9의 후륜 구동전동기 제어장치 소프트웨어 설계 오류에 대한 자발적 리콜에도 돌입했다. 이로 인해 지난 6월 출시 이후 11월까지 고객에게 인도된 EV9은 약 5364대에 불과했다.
◆ 주요국 정책 기류 변화·보급형 확산 등 대응과제…"시설투자 등 계획대로"
주요 시장에 대한 전략 수정도 배제할 수 없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신형 전기차 출시 등으로 인한 라인업 확대에도 불구하고 이전 대비 성장세가 주춤하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둔화한 상태다. 지난해 81.6%에서 올해(9월 누적 기준) 39.3%로 위축됐다. 초기 진입단계에서 보편화되는 과정에서 보조금 메리트가 이전 대비 감소한 가운데 각국의 정책 변화 등이 수반되며 수요 위축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유럽(EU)의 경우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이끌 동력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오는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강력한 배출규제인 '유로(Euro)7' 도입 결정 지연과 독일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이 작용하고 있다.
최대 자동차시장이자 현대차가 주력하고 있는 시장인 미국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너럴모터스(GM)은 2024년 중반까지 북미에서 누적 40만대 배터리전기차(BEV)를 생산하겠다는 기존의 전동화 전략을 공식 철회했다. BEV의 수요 둔화와 가격 경쟁 심화, 대선 이후 미국 친환경차 지원 정책 변화 가능성 등을 고려한 조치다. 전기차 보조금 지급에 대한 세부 규정을 기존 대비 까다롭게 조정하거나 연비 규제를 대폭 낮추는 등의 변화를 배제할 수 없는 까닭이다.
경쟁사들의 보급형 모델 출시, 가격 인하 등에도 대응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이 주력하고 있는 시장인 미국이 일례다. 올해 미국의 전기차 평균 판매가격이 22.6% 하락했다. 이를 반영하듯 현대차그룹은 고객 유인을 높이는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기아는 다양한 가격대(3만~8만달러)의 전기차 풀라인업 구축을 꾀하고 있다. 특히 준중형 전동화 SUV EV5를 시작으로 EV4와 EV3를 출시(3만5000~5만달러)해 전기차 대중화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전략에 대한 큰 틀은 유지하되 시장 수요에 맞춰 속도 조절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측은 "전기차 판매 계획은 기본적으로 장기계획이 수립된 이후 그대로 가지고 가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라며 "지금 권역별로 수요를 예측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병행 생산하는 라인을 활용해 전기차 위축의 공백을 메운다는 구상도 수립한 상태다.
주요국 현지 시설 구축 등 기존 계획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2024년 하반기 미국 전기차 공장 완공에 대한 기존의 시각을 견지한 게 일례다. 현대차 측은 "미국 공장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혜택을 받는 측면에서 의사결정을 통해 빠르게 진행하는 성격인 만큼 관련 공사를 늦출 계획은 없다"며 "2024년 하반기 양산일정 자체를 늦출 계획은 없고, 시장에서 경쟁하면서 타사가 받고 있는 보조금을 현대차도 받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국내 시설도 재편하고 있다. 현대차는 울산에 국내 최대 전기차 전용공장을 건설 중이다. 기아도 중장기 EV 가속화 전략의 일환으로 오토랜드 광명 2공장을 전기차 전용 생산시설로 전환하고, 오토랜드 화성에서도 전기차 생산 차종을 늘려 각국에 수출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톱데일리
권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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