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쌓이는 롯데온' 이커머스 경험 없는 박익진, 구원투수 될까

입력 : 2023.12.12 17:00:57
제목 : '적자 쌓이는 롯데온' 이커머스 경험 없는 박익진, 구원투수 될까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 4000억원…인지도 제고도 숙제

[톱데일리] 롯데온이 외부 영입한 박익진 신임대표를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하고 본격 재출발에 나선다. 눈에 띄는 점은 박 신임대표가 마케팅 영역에선 탄탄한 이력을 쌓아왔지만 이커머스 이력은 전무하다는 점이다. 롯데온이 박 신임대표 체제 아래 부진 탈출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그룹은 2024년 정기임원이사에서 롯데쇼핑 이커머스 부문인 롯데온 대표로 박익진 전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 총괄헤드를 선임했다. 롯데온은 출범 4년 차를 맞아 조영제 전 대표와 나영호 전 대표에 이어 박 신임대표가 3번째 수장으로 자리하게 됐다.

박 신임대표는 한국씨티은행 카드사업부 최고재무책임자를 거쳐 맥킨지 부파트너로 컨설팅 경험을 쌓았다. 이후 현대카드 캐피탈 담당 전무, ING생명 마케팅 본부장, MBK 롯데카드 마케팅 디지털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최근까지 에쿼티 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그룹 총괄헤드를 맡아온 마케팅 전문가다.

롯데그룹이 나영호 전 대표에 이어 또 다시 외부 영입 인재를 택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롯데온은 박 신임대표에 앞선 2021년 이베이코리아 출신의 나영호 대표를 수장 자리에 앉혔다. 당시 롯데온이 출범 초기부터 서비스 잡음 등으로 난항을 겪자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인재를 수혈, 이미지 개선 및 실적 부진 탈출을 시도한 것이다.

나 전 대표는 롯데온의 반등을 위해 '온앤더뷰티', '온앤더럭셔리' 등 전문관을 지속적으로 선보였으며, 수익 개선을 위해 물류센터, 배송 서비스 줄이기 등 사업 효율화를 진행하기도 했다. 백화점, 마트 등 각 사업부의 온라인 담당자를 이커머스 사업부로 이동시키는 조직 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전략이 뚜렷한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결국 나 전 대표로 부임 기간 3년을 넘기지 못하고 연임에 실패했다.

새롭게 선임된 박 신임대표는 나 전 대표와 외부 인재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반면 이커머스 경험이 전무한 이력이라는 점에서 의외의 발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롯데 측은 박 신임대표가 마케팅과 컨설팅 경험을 앞세워 롯데온의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사업 효율화를 진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롯데온은 출범 이래 매년 적자를 기록하며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롯데온은 2021년 롯데쇼핑이 진행한 거버넌스 통합 과정으로 손실 폭이 늘어나기도 했지만, 자체적으로도 매년 적자를 기록하며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 규모가 약 4000억원에 달한다.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64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320억원) 대비 손실 폭이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적자 규모가 수 백억원 대에 달하고 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5.9%가 늘어난 970억원을 기록했다.

박 신임대표에게는 롯데온의 흑자 전환과 함께 업계 점유율을 늘려야 하는 과제도 놓여있다. 현재 롯데온은 치열해지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 내 존재감이 미미하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은 쿠팡(24.5%)이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쇼핑(23.3%), SSG닷컴+G마켓(11.5%), 11번가(7%) 뒤를 이어 롯데온(4.9%)이 5번째에 자리하고 있다.

롯데온은 업계 내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최근 가수 이효리를 대표 모델로 발탁하는 등 인지도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온은 이효리 와 함께하며 시작한 '브랜드 판타지' 행사 매출이 전년 대비 40%가 증가하는 등 모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모델 발탁으로 인한 비용 증가 우려가 제기되면서 장기적인 성과에 대한 회의적 의견도 나온다.

롯데온의 본진인 롯데쇼핑은 영국 온라인 슈퍼마켓 기업 오카도와 협업 계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으로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이전까지 롯데그룹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철회하는 등 온라인 사업 투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롯데쇼핑은 온라인 주문 및 배송을 다루는 오카도 기술을 도입하는 등 2030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오카도와의 협업을 계기로 '온라인 장보기 1번지'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만큼, 자체 온라인몰인 롯데온의 반등이 더욱 절실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식품 시장은 지난해 기준 거래액이 58조4836억원으로 전년 대비 35.3%가 증가하는 등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롯데온 관계자는 "올해 버티컬(전문몰)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어가고 있는데, 신임대표 체제에서도 이 기조를 이어가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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