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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업체 '아트 파이낸스'와 협상…바이백 옵션 포함 정몽구 직접 챙겼던 거점공장…준공 13년 만에 매각

[톱데일리]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공장의 매각을 결정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장기화 여파로 가동이 중단된 채 방치된 지 약 1년9개월 만이다. 현대차는 향후 상황을 고려해 러시아 공장의 지분을 재매수할 수 있는 조건(바이백 옵션)을 골자로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19일 현대차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 임시이사회를 열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St. Petersburg)에 위치한 러시아 공장(HMMR, Hyundai Motor Manufacturing Russia) 지분 매각 안건에 승인했다.

현대차는 러시아 현지업체인 '아트 파이낸스(Art-Finance)'와 주식매매계약(SPA, Share Purchase Agreement)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매각의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9월말 기준 HMMR의 장부가격은 2873억원이고, 처분예정일은 이달 28일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트 파이낸스와 공장 지분 매각에 대한 구체적인 계약조건을 놓고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해당 공장은 지난해 3월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따른 영향이다. 현대차의 올해 누적 러시아 판매(도매 기준) 실적은 2638대로 전년 동기 대비 94% 넘게 급감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 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고정비 부담만 지속되던 상황이다. 현대차의 올해 3분기보고서에 따르면 HMMR의 분기순손실은 2675억원으로 악화했다.

해당 딜(Deal)은 현대차가 HMMR의 지분을 옵션 행사를 통해 재매수할수 있도록 규정하는 바이백 옵션(콜옵션)을 조건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는 러시아 공장이 현대차에 상징적인 의미와 함께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한 까닭이다.

러시아 공장은 현대차의 6번째 국외 생산거점이다. 지난 2010년 준공돼 2011년부터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특히 러시아 공장은 정몽구 명예회 장이 회장 시절 직접 진두지휘한 사업이다. 그는 당시 고령의 나이에 러시아 공장 준공식을 방문하는가하면, "어려워도 러시아 시장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당시 준공식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현 대통령)가 참석해 "향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 명예회장과 푸틴 총리는 함께 러시아 공장의 첫 차량이자 현지 전략차종인 '쏠라리스'를 시승하기도 했다. 이후 현대차는 2020년 GM공장을 추가로 인수하는 등 생산설비를 확충했고, 이후 시장점유율 2위에 오르며 사세를 확장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 현지 상황 등을 고려해 기존 판매된 차량에 대한 AS서비스 운영은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톱데일리
권준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