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갈림길' 태영건설…윤세영 읍소, 채권단 움직일까

입력 : 2024.01.03 18:24:01
제목 : '워크아웃 갈림길' 태영건설…윤세영 읍소, 채권단 움직일까
태영그룹, 채권단 설명회 열고 에코비트·블루원 등 매각 공식화 윤세영 창업회장 나섰지만…자구안 채권단 눈높이 미달 관측↑

[톱데일리] 주사위는 던져졌다. 태영그룹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실행 여부를 가늠하는 채권단 설명회에서 에코비트와 블루원 등의 자산을 매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자구안을 발표했다. 윤세영 창업회장까지 직접 나서 채권단에 워크아웃 개시 결정을 호소하면서 채권단이 워크아웃을 계획을 최종 수용할지 여부에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당초 일각에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시되던 상황에서 채권단이 어떠한 판단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3일 오후 한국산업은행(이하 산은) 본점에서 산은 주도로 개최된 채권단설명회에선 태영그룹 측의 태영건설 회생 자구안에 대한 설명이 진행됐다. 이는 11일 열릴 1차 채권자협의회에 앞서 채권단의 태영그룹에 대한 지원 여부에 대한 분위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다.



이날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채권단에 워크아웃 개시 결정을 호소하며 "사력을 다해 태영을 살려내겠다"고 말했다. 윤 창업회장은 태영건설 리스크가 불거지자 지난해 말 약 5년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해 이번 워크아웃 관련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채권단에 태영건설의 수주잔고는 12조원 이상이고, 향후 3년간 연간 3조원 이상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가능성 있는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태영그룹 측은 채권단에 태영건설의 현황을 보고하며 태영건설의 보증채무는 총 9조5044억원, 이 가운데 실제 문제가 되는 우발채무를 2조5259억원이라고 밝혔다.

이제 시선은 채권단으로 쏠린다. 워크아웃은 부도로 파산위기에 처한 기업이 채권단의 도움으로 재기를 모색하는 것을 말한다. 채권단은 해당 기업에 자금을 빌려준 은행, 보험사 및 기타 금융회사를 일컫는다. 이들 채권단은 기업에 대한 채무를 유예하고, 채권만기기간을 연장하는 한편 신규자금을 지원하며 기업의 회생을 돕는다. 채권단은 이러한 지원의 대가로 기업에 자산 매각과 오너일가의 사재출연 등의 강도 높은 자구책을 요구할 수 있다. 결국 태영건설 워크아웃의 핵심은 태영그룹이 마련할 자구안의 양과 질이란 의미다.



태영그룹은 이날 채권단에 제시한 자구안에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약 1550억원, 에코비트 및 블루원 매각,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 등을 담았다. 에코비트는 그룹 산하에서 수처리, 폐기물, 자원순환 사업을 수행하는 종합환경기업이다. 지주사 티와이(TY)홀딩스가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골프장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블루원은 티와이홀딩스가 87.74%, 나머지는 특수관계자가 지분을 쥐고 있다. 또 다른 지분매각 대상인 평택싸이로(물류·저장업)는 티와이홀딩스가 지분 62.5%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이는 앞서 시장 안팎에서 예상했던 수준이라는 점에서 채권단이 이를 수용할지 여부는 지켜볼 대목이다. 채권단의 눈높이와 맞지 않을 경우 오너일가의 사재출연과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SBS 지분 매각 등에 대한 요구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이번 사태에 대해 태영건설의 과도한 개발사업 관련 PF연대채무로 인한 유동성 위기라고 명명하며, 태영그룹과 오너일가의 유동성 확보 노력을 요구했던 상황이다.

이날 채권단 설명회에 앞서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대한 냉기류가 형성된 점도 태영그룹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지난달 29일 만기가 도래한 상거래채권 1485억원 중 외상매출채권과 담보대출 451억원을 상환하지 않은 점, 지주사 티와이홀딩스가 태영건설에 1133억원 규모의 금전 대여에 나서기로 했지만 약 400억원만 지원만 지원된 점 등에 대해 채권단 일각에서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던 까닭이다.

태영그룹이 채권단으로부터 워크아웃 개시 결정을 이끌지 못하면 법정관리를 비롯한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법정관리로 전환하면 지분 매각을 통한 경영권 박탈은 물론, 협력업체 공사대금 등 상거래채권까지 모든 채권이 동결돼 파장이 확대할 수 있다. 법원이 태영건설의 청산가치가 높다고 평가해 파산에 이르면 협력업체 및 금융권으로의 피해 확대는 심화할 수 있다.

한편 정부 차원의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정부는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홍역을 앓았던 만큼 이번 사태가 태영건설 외적으로 확대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연초부터 '건설산업 신속 대응반' 운영을 피력하는 등 관계부처합동으로 대응방안을 마련하며 태영건설 사태의 파장을 최소화하는데 방점을 찍고 있는 데서 이를 읽을 수 있다.





톱데일리
권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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