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증시 저평가...삼전 하이닉스 수급 개선될것”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입력 : 2023.02.13 11:13:45
게리 모나한 피델리티운용 亞주식투자 총괄

“삼전, 하닉 재고 소진 긍정적”
PBR밴드 활용한 매수 고려해볼만

인플레 압박 적은 아시아, 이익 방어 용이
중국은 기술주보단 경기방어주 위주로


“한국 증시는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고려할 때 주가가 굉장히 저렴한 편입니다” 게리 모나한 피델리티자산운용 인베스트먼트 디렉터는 10일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시장이 글로벌 대비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모나한 디렉터는 피델리티 아시아 증권 투자를 총괄하는 최고책임자다.

그는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서 대거 이탈한 이유는 인플레이션, 긴축 우려 등 매크로(거시경제) 환경 때문”이라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재고가 조금씩 소진되는 상황에서 소비 심리가 개선되면 수급이 재차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모나한 디렉터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경우 주가순자산비율(PBR)을 활용한 기업가치 측정이 비교적 정확한 종목”이라고 평가했다.

사이클 산업에 속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PBR 밴드는 일정 범위 내 등락을 반복한다. 역사적 PBR 저점 부근은 삼성전자는 0.9~1배, SK하이닉스는 0.7~0.8배 수준으로 해당 위치에서 매수를 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가 저점에 위치한 것으로 판단했다.

모나한 디렉터가 관리하는 피델리티 아시아 증권 자투자신탁은 액티브 방식으로 실적 성장을 지속하면서 기업가치 매력이 풍부한 아시아 종목 25개를 선정해 집중 투자한다. 2014년 이후 수익률은 104%로 참조지수(46%) 성과를 크게 웃돌았다. 해당 펀드는 금리와 주가 간의 상관관계가 낮도록 종목들을 선정해 약세장에서 주가 방어력을 높였다.

높은 장기 수익률이 가능했던 건 잠재력이 뛰어난 아시아 시장 내 ‘황금주’를 발굴하는 분석 작업을 꾸준히 진행했기 때문이다. 모나한 디렉터는 “선진국 대비 아시아 신흥국들의 인플레이션 압박은 적었고 이는 기업 입장에선 원가·임금 인상 등 리스크에서 비교적 벗어나 있다는 의미”라며 “아시아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보면 선진국 기업 대비 이익 방어에 쉬운 모습을 보인다”고 밝혔다. 부정적 심리로 과도하게 하락한 우량주들을 발굴해 매수하기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피델리티 펀드가 가장 많은 비중을 담고 있는 국가는 중국(38%)이다. 최근 중국 리오프닝 호재로 인해 국내에서도 중국 주식을 사는 ‘중학개미’들이 늘고 있다. 다만 모나한 디렉터는 규제 리스크가 있는 기술주 보다 실적 성장이 지속되는 경기방어주 위주로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 피델리티 펀드는 소재·커뮤니케이션·금융 등 경기방어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 중이다. 모나한 디렉터는 “중국 투자 종목은 어떤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며 “정치, 규제 리스크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사업 모델이 탄탄한 종목들도 많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요즘 유행하는 ‘테마 투자’에 대해선 “사실상 도박”이라며 “기본으로 돌아가서 기업 펀더멘털에 기초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올바른 테마 내 투자 대상을 선별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재미없어 보일 수 있지만 현금흐름, 이익 성장, 산업 구조, 기업가치 등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게리 모나한 피델리티자산운용 인베스트먼트 디렉터가 10일 서울파이낸스센터에서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한주형 기자>


게리 모나한 피델리티자산운용 인베스트먼트 디렉터가 10일 서울파이낸스센터에서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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