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 많은 반도체株…챗GPT發 AI 호재 정말 올까 [이종화의 세돌아이]

이종화 기자(andrewhot12@mk.co.kr)

입력 : 2023.02.13 14:41:45


향후 반도체株 주가 결정할 변수 다양
미중 갈등·칩스법 등 지정학적 변수
국내 기업 중국공장 투자 막힐까
중국 반도체 굴기 꺾일 가능성은 호재

챗GPT로 시작된 AI 기술경쟁 시대
반도체 수요 증가 이어질까 기대 커
주가 급등으로 커진 밸류에이션 부담
14일 공개되는 CPI 결과도 주목해야


※이 기사는 매일 낮 12시에 매일경제 공식 투자 유튜브 채널 ‘자이앤트TV’에서 진행되는 세돌아이 라이브 방송을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낮 12시에 세돌아이 라이브 방송에 참여하시면 기사보다 먼저 관련 내용을 접하실 수 있습니다.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를 결정할 다양한 변수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중 갈등에 의한 지정학적 변수, 챗GPT로부터 시작된 인공지능(AI) 산업의 대두,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등 매크로 변수 등이 있습니다.

우선 미국의 칩스법(반도체와 과학법)이 있습니다. 칩스법은 표면적으로는 미국의 반도체 산업 성장을 위해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들에 보조금을 제공하는 정책입니다. 단 칩스법의 보조금을 받은 기업들의 중국 투자를 10년간 제한하고 있어 사실상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정책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문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이 중국에 중국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선 삼성전자는 텍사스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SK하이닉스는 150억달러 미국 패키징 공장을 준비하고 있어 칩스법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단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쑤저우 등에, SK하이닉스는 우시, 다렌 등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즉 보조금을 받을 경우 이들 공장에 투자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반도체는 벌어들인 돈을 꾸준하게 재투자해 최신 제품을 만들어내야 하는 산업입니다. 중국 공장에 투자가 제한되면 구형 반도체를 생산하는 애물단지로 공장들이 전락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막혀 국내 기업들에겐 좋은 기회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YMTC 등 중국 메모리 기업들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트너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분기별 평균 반도체 설비투자 규모는 100억달러대로 2022년 4분기(150억달러) 대비 약 33%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을 제한한 미국, 일본, 네덜란드의 첨단 반도체 기술 보호 협정이 반도체 굴기에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반도체 시장 내에선 공급과 수요를 결정할 요소들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우선 반도체 공급을 결정할만한 요소들을 대부분 공개가 되었습니다. SK하이닉스는 CAPEX 투자 감축과 감산에 대해 언급했고 삼성전자도 라인 재배치와 생산 효율화 등을 통한 ‘자연적 감산’에 돌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WD) 등 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도 감산을 결정했습니다. 즉 반도체 공급이 줄어들 것은 확실해보이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수요입니다. 바닥까지 떨어진 반도체 가격이 반등하기 위해선 공급 감소와 동시에 수요 반등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당장 반도체 수요는 높지 않습니다. 지난 1~10일 열흘간 기록한 우리나라의 메모리 반도체 잠정 수출액은 약 8억1500만달러입니다. 전년 대비 59% 줄었고 전월 대비로도 약 4% 감소했습니다. 즉 아직은 수요가 적은 상황이란 의미입니다.

단 반도체 업종의 주가는 올해 들어 크게 반등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약 48.55% 올랐고 삼성전자도 12% 이상 상승했습니다. 챗GPT 이후 시작된 AI 기술 경쟁에 대한 기대감 때문입니다. 오픈AI가 챗GPT를 공개한 이후 구글의 바드, 네이버의 서치GPT 등 생성형 AI 기반 챗봇들이 대거 공개됐습니다. 오픈AI의 전략적 파트너인 마이크로소프트도 검색엔진 빙(Bing)에 챗GPT를 입혔습니다. 반도체가 AI 개발에 반드시 필요한 물품인 만큼 AI 기업들의 기술 경쟁의 수요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물론 AI 시대가 바로 열리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실제로 구글의 바드는 제임스웹 망원경과 관련해 잘못된 답변을 내놓았고, 이는 알파벳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챗GPT도 간단한 숫자 계산을 틀리는 등 잘못된 답변을 내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과거 메타버스 테마가 반도체주 반등을 이끌었던 것처럼 AI 테마도 일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현재 반도체주는 급등한 상태인 만큼 밸류에이션이 높은 상태입니다. AI가 줄 것으로 보이는 미래 가치를 현재 주가에 반영했기 때문입니다. 즉 금리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입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AI 는 인류의 미래를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혁명으로 테마를 넘어 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아직은 완벽하지 않은 미래 기술”이라며 “금리 변화에 관련주는 민감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이번 주 발표될 CPI가 반도체 주가에도 매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최근 인플레이션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불안으로 돌아선 만큼 오는 14일 발표되는 1월 CPI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2월 1일 종가 기준 2.09%에 불과했던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도 지난 10일 4.50%를 기록했습니다.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가 급등했다는 점은 시장이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전보다 낮게 보기 시작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미국 노동부는 최근 12월 CPI의 전월 대비 상승률을 잠정치 -0.1%에서 최종치 0.1%로 수정했습니다. 즉 시장이 환호했던 전월 대비 물가 하락이 결국 신기루였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더해 미시간대 1년 인플레이션 2월 기대지수는 4.2%로 나왔습니다. 블룸버그에서 집계한 전망치 4.0%보다 높았습니다. 지난해 10월 기록한 5.0%에서 꾸준히 감소해 지난 1월 기록한 저점(3.9%)보다도 높았습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감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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